문상열

[LA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미국은 땅 덩어리가 커서 구장별 특징이 뚜렷하다. 비대칭 구장에 타자 및 투수 친화 구장 등으로 특정된다. ‘투수들의 무덤’으로 통하는 쿠어스필드는 전형적인 타자 친화 구장이다. 쿠어스필드가 위치한 콜로라도주 덴버는 해발 1600m로 타자에게 절대 유리하다. 1993년에 창단돼 무려 10명의 타격왕을 배출했다. 다저스타디움은 투수 친화 구장이다. 다저스에서는 55년 전인 1963년 토미 데이비스가 마지막 타격왕이다. 하지만 마운드는 막강하다. 다저스타디움에서만 11명의 사이영상 수상자가 배출됐다. 메이저리그 최다 기록이다.

신시내티 레즈의 홈인 그레이트 아메리칸 볼파크도 타자 친화 구장 가운데 하나다. 홈런을 결정하는 좌우중간이 116m, 113m로 짧은 편이다. LA 다저스 선발 류현진은 앞선 58.1이닝 동안 6개의 홈런을 허용했다. 그러나 12일(한국 시간) 시즌 12번째 등판 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홈런 2개를 내주며 패전 투수가 됐다. 2회 말 류현진의 시속 139㎞(87마일)짜리 컷패스트볼을 통타한 브랜든 딕슨의 타구는 좌중간 외야 2층에 떨어지는 대형 홈런이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다. 전 다저스 소속이었던 선두타자 스콧 셰블러는 3회 144㎞(90마일)의 몸쪽 직구를 걷어올려 우월 홈런(16호)을 뽑았다.

류현진으로서는 5회 추가 실점이 아쉬웠다. 1, 2루서 스쿠터 제넷에게 적시타를 얻어 맞아 3점째를 내줬다. 내셔널리그 타격 선두(0.321)인 좌타자 제넷은 볼카운트 0-2에서 좌전 안타를 뽑았다. 다저스 전담방송 KLAC의 해설자 릭 먼데이 “유리한 볼카운트에서 바깥으로 더 뺐어야 했는데 스트라이크 존으로 들어왔고 타격 1위인 제넷이 이를 놓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제넷에게 안타를 내준 뒤 클린업히터 유지니오 수아레스를 유격수 병살타로 처리했다. 야시엘 푸이그는 계속된 수비 2사 3루서 필립 어빈의 홈런성 타구를 점프해서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쳤다. 85개(스트라이크 59)의 투구를 하는 동안 볼넷 1 삼진 6개를 빼앗았다. 류현진은 4승2패 방어율 2.42가 됐다.

류현진은 이날 경기를 제외하고 신시내티와의 통산 전적에서 5경기에 선발등판해 3승1패 방어율 4.30을 기록했다. 그러나 원정에서는 1승1패 방어율 4.91로 나빴다. 타자 친화 구장에서 고전했음을 기록으로 알 수 있다. 다저스타디움에서는 샌디에이고전에서 11개, 뉴욕 메츠전에서 10개 안타를 허용했어도 타구는 강하지 않았다. 하지만 매이닝 안타를 내준 신시내티전에서는 강한 타구가 많았다. 아울러 올 시즌 홈과 원정에서의 투구내용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홈에서는 3승2패, 1.51을 유지하고 있고 원정에서는 1승1패 방어율 4.15로 껑충 뛰었다.

신시내티는 시즌 초반 18경기에서 3승15패로 부진한 브라이언 프라이스 감독을 해고하고 짐 리글먼 대행 체제로 시즌을 꾸려가고 있다. 그러나 다저스에는 6전 전승으로 휘파람을 불고 있다. 지난해 신시내티는 다저스에 6전 전패를 당했다. 신시내티는 투수력과 공격의 전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득실점 차에서 -85로 내셔널리그 하위 3위에 랭크돼 있다. 득실점의 플러스가 클수록 투수력과 공격력이 뛰어난 팀이다. 다저스는 +126으로 NL 1위다. 작 피더슨의 홈런으로 1점을 만회한 다저스는 19경기연속 홈런으로 팀 기록을 연장하고 있으나 삼진 10개를 빼앗기며 무기력했다. 다저스로서는 일찌감치 플레이오프 탈락이 확정된 신시내티와의 13일 시즌 피날레전에서 1승이라도 건질 수 있을지가 남은 관건이다.

다저스는 신시내티와의 6차례 경기에서 5명의 선발투수가 패전을 맛봤다. 에이스 클레이튼 커쇼를 빼고 선발 투수들이 모두 1패씩을 당했다. 구원 투수는 단 1패다. 선발 투수의 초반 실점을 극복하지 못하고 타선이 침묵한 탓이다. 신시내티 선발 루이스 카스티요(9승12패 4.66)는 6.1이닝 동안 삼진 9개를 빼앗으며 4안타 1실점으로 다저스 타선을 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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