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손흥민, 오라! 비달...!
축구대표팀의 손흥민이 11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진행된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공을 요청하고있다. 2018.09.11.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벤투호 1기’에서도 주장 완장을 차고 성공적으로 팀을 이끈 손흥민(26·토트넘)이 한 달 여 만에 소속팀에 복귀한다.

축구 인생에 가장 중요한 한 달을 보냈다. 독일 분데스리가를 넘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매 시즌 아시아 선수 새 역사를 쓰고 있는 손흥민에게는 병역 문제가 늘 걸림돌이었다. 그러나 지난달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막을 내린 아시안게임 남자 축구에 와일드카드로 참가해 주장 완장까지 차고 경기장 안팎에서 희생하며 금메달을 견인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에 주어지는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은 그는 유럽 리그에서 롱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어 A대표팀 ‘벤투호 1기’에 합류한 손흥민은 차기 주장으로 낙점돼 코스타리카, 칠레와의 평가전에서 팀의 중심 구실을 했다. 한국 축구의 ‘캡틴 손(Son)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었다. 한 달 사이 아시안게임과 A매치까지 9경기나 소화한 그를 두고 혹사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으나 결과적으로는 축구 인생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은 가운데 소속팀에 복귀하게 됐다. 육체적으로 지쳐 있을지 몰라도 심리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안정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금메달리스트’ 손흥민의 가치는 금메달과 함께 또 한 번 거듭났다. 11일(한국시간) 국제스포츠연구센터(CIES) 축구연구소는 손흥민의 가치를 1억230만(1338억원) 유로로 매겼다. 이 기관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스위스 뇌샤텔대와 공동으로 설립한 독립연구센터다. 선수와 소속팀의 성적, 나이, 포지션, 활약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주요 선수들의 이적가치를 산출한다. 지난 12월 손흥민의 이적 가치를 6680만 유로로 매긴 CIES는 올 4월엔 유럽 5대 리그 선수 가치 평가를 내놓으면서 손흥민의 가치를 9040만 유로(1194억 원)으로 평가했다. 사상 처음으로 1000억 원을 돌파했다. 5개월 여만에 손흥민의 몸값이 140억 원이 더 늘어난 것이다. 손흥민은 2016~2017시즌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모든 대회에서 21골을 넣은 데 이어 지난 시즌에도 18골 11도움을 기록하며 한 시즌 30개에 가까운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순위 톱10에 포함됐다. 유럽 커리어를 쌓는 데 족쇄로 작용한 병역문제를 깔끔하게 해결한 그가 올 시즌에도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펼치면 이적 가치 1500억 원 돌파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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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시즌 당시 손흥민. 캡처 | 토트넘 트위터

한 달 여 꿈같은 시간을 보낸 손흥민은 그사이 경쟁자의 오름세를 지켜봤다. 토트넘에서 다시 치열한 생존 경쟁을 해야 한다. 가장 눈에 띄는 경쟁자는 ‘동갑내기’인 브라질 출신 루카스 모우라다. 프랑스 리그1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다가 지난 시즌 겨울 이적 시장에서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모우라는 처음부터 손흥민의 포지션 경쟁자로 주목받았지만 후반기 6경기 무득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그러나 올 시즌은 다르다. 프리시즌서부터 착실하게 동료들과 호흡을 맞췄다. 인터내셔널 챔피언스컵 AS로마전에서 멀티골, 지로나와 평가전에서도 골 맛을 본 그는 리그 초반 4경기에서 3골을 터뜨렸다. 풀럼과 2라운드에서 마수걸이 포를 기록한데 이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3라운드에선 홀로 두 골을 터뜨리며 3-0 완승을 이끌었다. 돋보이는 활약은 EPL ‘8월의 선수’ 선정으로 이어졌다. 영국 ‘풋볼 런던’ 등은 ‘모우라는 오랜 기간 자신의 컨디션을 지킬 것이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토트넘 감독의 계획에서 (2선의) 크리스티안 에릭센과 델레 알리는 핵심 선수다. 나머지 한자리를 두고 손흥민과 모우라, 에릭 라멜라가 경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럼에도 손흥민이 조급할 이유는 없다. 이미 토트넘에서 주력 공격수로서 입지를 지키고 있고 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몸과 마음이 새털처럼 가볍다. 토트넘은 9월 남은 2주간 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등 주중, 주말 5경기 일정으로 빡빡하다. 2선 역시 로테이션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당장 손흥민은 육체적 피로가 쌓였고 모우라의 컨디션이 좋은만큼 포체티노 감독이 굳이 그를 무리하게 투입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손흥민은 최상의 컨디션을 회복한 뒤 기회가 주어졌을 때 제 기량을 발휘하면 된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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