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이제는 어엿한 데뷔 20년 차 배우가 된 이나영(39). 결혼과 출산 이후 6년의 공백기를 깨고 영화 '뷰티풀 데이즈'로 돌아왔다. 아내에서 엄마로 그리고 다시 배우로. 그의 연기 인생 제2막이 다시 출항할 준비를 앞두고 있다.


이나영은 지난 4일 열린 부산국제영화제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그가 출연한 '뷰티풀 데이즈'가 오는 10월 4일 개막하는 제23회 부산국제영화제의의 개막작으로 선정됐기 때문. 이나영이 배우로서 대중과 만나는 건 지난 2012년 개봉한 영화 '하울링' 이후 6년 만이어서 많은 이들의 관심이 집중됐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부산국제영화제는 배우로서 가장 기다리고 기대되는 영화제다. 영화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오는 자리에 '뷰티풀 데이즈'가 첫 번째 영화가 될 수 있어 영광이다. 관객들이 영화를 어떻게 봐주실지 궁금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뷰티풀 데이즈'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마음이 움직였다. 제가 맡은 역할은 비극적인 사건을 겪었음에도 삶에 지지 않고 살아가는 캐릭터"라고 설명했다.


탈북 여성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뷰티풀 데이즈'는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와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이 16년 만에 재회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이나영은 온갖 고난을 겪은 탈북 여성이자 엄마 역을 맡으며 또 한 번의 연기 변신에 도전한다.


어느덧 이나영은 데뷔 20년 차에 접어들었다. 1998년 청바지 브랜드 '잠뱅이' CF 로 연예계에 발을 들인 그는 MBC '베스트 극장'과 시트콤 '남자 셋, 여자 셋'에도 단역으로 출연하며 보폭을 넓혔다. 이어 1999년 MBC 드라마 '우리는 정말 사랑했을까'로 정식 데뷔했고, 같은해 SBS '퀸'으로 본격적인 연기 활동의 시작을 알렸다.


그리고 2002년 MBC '네 멋대로 해라'에서 자기 돈을 훔쳐간 소매치기와 사랑에 빠지는 키보디스트 전경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상대 배우인 양동근과 의외의 '케미'를 선보였고, '네 멋대로 해라'는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네멋폐인'이라는 단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마니아 층을 형성하기도 했다. 이나영은 이 작품을 통해 MBC 미니시리즈 부문 여자 우수상을 받으며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04년 MBC '아일랜드'에서는 히피 기질을 띤 이중아 역을 맡아 이국적인 외모와 독특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그해 네티즌이 선정한 여자 인기상을 받는 등 많은 사랑을 받았다. 2009년 MBC 시트콤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특별출연으로 잠시 얼굴을 보였지만 2010년 KBS2 '도망자 플랜 B' 이후 안방극장으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


이나영은 비단 드라마뿐 아니라 스크린에서도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2002년 영화 '후아유'에서는 서인주 역을 맡아 배우 조승우와 함께 당시 청춘들의 모습을 잘 그려냈다. 또 2003년 '영어 완전 정복'에서는 기존 이미지와는 다른 유쾌한 캐릭터를 완벽히 소화해내며 연기 도전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그는 인상적인 연기로 호평을 받았지만 안주하지 않고 한 발짝 더 나아갔다. 2004년 '아는 여자'에서는 엉뚱함과 유쾌함이 가득한 한이영 캐릭터를 이질감 없이 표현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나영은 이 작품을 통해 제25회 청룡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는 영예를 얻었다. '얼굴 없는 미녀'의 김혜수, '인어공주'의 전도연을 제친 수상이어서 의미가 더욱 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에서 세상에 냉소적인 문유정으로 분해 치유와 사랑 그리고 눈물 연기까지 폭넓은 감정 연기를 통해 보는 이들에게 진한 여운을 남겼다. 또 2010년엔 '아빠가 여자를 좋아해'를 통해 남장 연기도 거뜬히 소화해내며 다양성을 더했다.


활발한 연기 활동을 펼치던 이나영은 2013년 배우 원빈과의 열애설로 많은 관심을 받았다. 두 사람은 이나영이 지난 2011년 원빈이 소속돼 있던 이든나인으로 이적하면서 가까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열애 사실을 인정한 후에는 해외여행을 다니는 등 교제하는 모습 공개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3년여 동안 교제한 원빈-이나영 커플은 지난해 5월 강원도 정선의 한 밀밭에서 가족 친지 50여 명만 초대해 조용한 결혼식을 올렸다. 또 이후 공개된 결혼식 사진은 '스몰 웨딩'이라는 트렌드로 이어질 정도로 세간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이어 같은해 12월에는 아들까지 출산하는 겹경사까지 누렸다.


이나영은 결혼과 출산으로 생긴 6년의 공백을 깨고 대중 앞에 모습을 보이며 활동 기지개를 켰다. 복귀작 '뷰티풀 데이즈'에서 맡은 역할도 '엄마'였다. 그가 줄곧 연기 도전에 힘썼기에 그를 향한 기대감이 큰 상황. 아내와 엄마가 된 이나영의 앞으로 이어질 '뷰티풀 데이즈'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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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l 스포츠서울 DB, 이든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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