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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이제는 해줄 때가 됐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 중인 한국야구대표팀은 우여곡절 끝에 슈퍼라운드에 진출했다.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대만에 충격패를 당한 여파로 대표팀엔 여유가 없다. 무조건 전승을 해야 목표인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다. 금메달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마침 한일전이 성사됐다. 사실상 이번 대회 대표팀의 메달 색깔을 결정지을 경기다. 한일전이라는 특수성과 현재 대표팀이 처한 상황을 고려할 때 이날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런 중요한 시기에 앞장서서 대표팀을 이끌어야 할 베테랑들의 활약이 필수적이다. 3번의 경기에서 대표팀의 문제는 마운드가 아닌 타선이었다. 낯선 투수의 공을 좀처럼 공략하지 못하며 고전했다. 특히 KBO리그를 대표하는 수위 타자인 김현수, 양의지, 손아섭의 타격감이 살아나지 않으면서 전체적인 공격에 애를 먹었다. 리그 타율 3위이자 대표팀 주장 김현수는 중심타선에 배치됐지만 3경기에서 8타수 1안타 1타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홍콩전에선 6번 타순으로 밀려나기도 했다. 2008 베이징올림픽부터 많은 국제대회에 태극마크를 달고 참여해 좋은 활약을 펼쳤던 김현수지만 이번 대회 성적은 아쉽기만 하다. 대표팀 안방마님 양의지도 불방망이를 뽐냈던 리그와 달리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3경기 6타수 무안타다. 21점을 낸 홍콩전에서도 양의지는 볼넷을 2개 얻어내긴 했지만 4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리그 안타 2위 손아섭도 마찬가지다. 3경기에서 안타를 신고하지 못했다. 9타수 무안타다. 선동열 감독은 “대만전에서 잘맞은 타구가 상대 수비에 걸린 뒤부터 페이스가 더 떨어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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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의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베이징 올림픽 당시 한국은 한일전에서 이승엽의 결정적인 역전 2점 홈런으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전 경기까지 이어진 긴 침묵을 깨고 터진 천금같은 홈런이었다. 이처럼 아무리 부진해도 필요할 때 해주는 것이 베테랑의 덕목이다. 이제 김현수, 양의지, 손아섭이 ‘구관이 명관’이라는 격언을 증명해야 할 시점이다. 자카르타의 이승엽이 나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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