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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육상 200m 한국 기록 보유자인 박태건이 진천선수촌에서 스타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진천 | 도영인기자

[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한국 육상 최대 기대주 박태건(27·강원도청)과 단거리 간판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이 나란히 아시안게임 남자 200m 결승에 안착했다.

박태건은 지난 6월 열린 제72회 전국육상경기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승에서 33년 묵은 한국 기록을 깨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그는 20초40으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1985년 장재근 화성시청 감독이 세운 한국 기록(20초41)을 0.01초 앞당겼다. 박태건의 이번 아시안게임 목표는 2가지다. 첫 번째는 금메달을 목에 거는 것이고, 두 번째는 자신이 2개월전에 세운 한국 기록을 다시 한번 경신하는 것이다. 20초2대 기록을 작성하는 것을 최종 목표로 삼고 있다.

박태건은 고등학교 2학년부터 지난 2015년까지 줄곧 400m를 주 종목으로 삼아왔다. 20대 중반 강원도청 이적 후 주 종목을 200m로 바꾸는 결단을 내렸고 이후 꾸준한 기록 단축 끝에 한국 기록 보유자로 발돋움했다. 그는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을 넘어 아시아의 최강자 자리를 노리고 있다.

출발은 아주 좋았다. 박태건은 28일 오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남자 200m 예선 4조에서 20초77로 여유있게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준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20초77의 기록은 예선 전체 2위에 해당하는 기록이다. 특히 예선 같은조에서는 100m 결승에서 10초00으로 은메달을 목에 건 나이지리아 출신의 귀화 스프린터 토신 오구노데(카타르)를 0.01초차로 따돌린 것은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태건은 같은날 오후에 열린 준결승 1조에서 20초69의 기록으로 3위를 차지해 결승행을 확정했다. 그는 출발 반응속도에서 0.109초로 압도적인 스타트를 끊으면서 좋은 기록을 예상케 했다. 하지만 예선 기록을 0.07초 앞당기는데 그쳤다. 자신이 보유한 한국 기록과는 다소 격차가 있지만 레이스를 더해갈수록 기록을 단축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남자 100m 결승에 진출했던 김국영(27·광주광역시청)도 200m 준결승에서 2조 3위(20초66)를 기록해 결승에 올랐다. 김국영과 박태건은 준결승 전체 5~6위를 기록해 결승에서 선의의 경쟁을 통한 시너지효과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김국영과 박태건이 출전하는 아시안게임 남자 200m 결승은 29일 오후 9시5분에 열린다.

박태건은 개명으로 인해 유명세를 타기도 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이전까지 썼던 박봉고라는 이름을 대신해 클 태(太), 세울 건(建)으로 이름을 바꿨다. 그리고 개명한 지 7개월 만에 한국 육상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큰 기록을 세워 화제가 됐다. 고교시절 한국 육상을 책임질 유망주로 주목받았던 박태건은 스무살이 되던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개막을 1개월여 앞두고 허벅지 뒷근육 파열로 대회 출전이 불발됐다. 4년 뒤 인천아시안게임에서는 남자 1600m 계주 대표로 발탁돼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선수 생활에 터닝포인트를 만들기도 했다. 박태건에게는 인천대회에서 시상대에 섰던 추억이 이번 대회를 준비하는데 좋은 동기부여가 됐다.

dokun@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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