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타격 순서 기다리는 오지환과 박해민
‘오지환과 박해민’ 잠실구장에서 21일 오후 야구 국가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됐다.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이젠 야구로 정면돌파하는 수 밖에 없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한국야구대표팀은 지난 18일 첫 소집된 이후 잠실 구장에서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선동열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들은 모든 선수들이 시즌을 소화하고 대표팀에 온 만큼 고된 훈련보다는 체력 관리와 컨디션 조절에 초점을 맞추고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금메달을 따야한다는 부담이 있지만 대표팀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밝다는 것이 선 감독의 설명이다.

하지만 대표팀을 바라보는 여론의 분위기는 싸늘하다. 대표팀 관련 기사들이 연일 쏟아지고 있지만 ‘대표팀의 은메달을 기원합니다’, ‘은(銀)의환향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등 부정적인 댓글이 많은 공감을 받는 것이 현실이다. 이미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반드시 따야한다는 부담을 안고 있는 대표팀에게 부정적인 여론은 더 큰 고충으로 다가온다. 겉으로 내색은 않지만 사람인 이상 속앓이를 할 수 밖에 없다.

[포토]김재환, 타격전 장갑부터 끼고~
‘김재환’ 잠실구장에서 21일 오후 야구 국가대표팀의 훈련이 진행됐다.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부정적 여론의 중심에는 김재환(30), 오지환, 박해민(이상 28)이 있다. 엔트리 발탁 때부터 논란을 불러일으킨 선수들이다. 김재환은 과거 한 순간의 실수로 금지 약물 복용자라는 꼬리표를 달게 됐다. 김재환의 기사에는 내용과 관련 없이 항상 약물 관련 댓글이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닌다. 김현수(30)가 메이저리그 도전을 위해 태평양을 건넌 뒤 백업에서 두산의 중심 타자로 성장하며 두산의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웠지만 그것마저도 평가절하되고 있다. 이미 오래전의 일이고 KBO리그에서 손꼽히는 강타자로 태극마크를 달기에 손색이 없는 자격을 갖췄음에도 불필요한 논란에 휘말린 배경이다. 스스로 감내해야할 부분이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리가 없다. 더구나 소속팀보다 책임감과 부담감이 훨씬 큰 대표팀에서 김현수, 박병호(32)와 함께 중심타선을 이끌어야 한다. 첫 태극마크를 달고 아시안게임에 참가하는 그의 어깨에 놓인 짐이 결코 가볍지 않다.

오지환과 박해민은 입대를 미루고 아시안게임 대표팀에 승선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이 아니면 현역으로 군복무를 이행해야 한다. 선수 경력에 치명타가 될 수 있음에도 상무나 경찰야구단에 입단하지 않은 두 선수가 병역 혜택 논란을 피해갈 순 없었다. 최종 엔트리 승선은 논란에 불을 지폈고 급기야 일부 팬 사이에서는 대표팀의 금메달을 원치 않는다고 비아냥거리는 목소리까지 흘러나왔다. 두 선수를 품고 가는 선 감독도 이를 잘 알고 있다. 선 감독은 대표팀 소집 후 “오지환과 박해민은 백업으로 뽑았다. (선발 당시) 성적이 좋았다. 지금 논란이 있어 본인들도 굉장히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역경을 딛고 이번에 금메달을 따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지환과 박해민을 향한 선 감독의 ‘부담 덜어주기’는 계속됐다. 21일 훈련에 앞서 선 감독은 “선수들에게 ‘모두가 최고 선수고 우리는 한 팀이다. 안 좋은 소리 나오는 것 신경쓰지 마라. 하던대로 해라. 좋은 성적으로 증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얘기했다. 지금 선수단 분위기는 모두 의욕적이고 그 어느 때보다 좋다”라며 “두 선수를 따로 불러서 개인적으로 이야기했다. 평상시처럼 하던 대로 하고 부담 갖지 말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비난에 가까운 여론을 의식하지 말고 대표팀에 승선한 이유를 실력으로 증명해 보이라는 의미다.

세 선수를 향한 비판 여론은 대회 도중에도 끊임없이 대표팀을 괴롭힐 가능성이 높다. 활약이 미미하거나 실수라도 한다면 비판의 수위는 훨씬 높아질 것이 자명하다. 죽기 살기로 매달려 실력으로 떳떳하게 논란을 돌파해야 한다. 그나마 김재환은 주전으로 뛰게될 가능성이 높지만 오지환과 박해민은 백업요원이라 잠시라도 그라운드에 나가있는 동안에 자신의 능력을 100% 발휘해야 한다. 대표팀 성적 이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세 선수가 자카르타를 명예회복의 땅으로 만들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superpow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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