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남북단일팀 \'후반전을 기대하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농구 남북 단일팀과 대만의 경기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농구장에서 열렸다. 단일팀 선수들이 전반전 종료 후 코트를 빠져나가고 있다. 2018. 8. 17.자카르타(인도네시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자카르타=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훈련기간이 짧았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인 전략부터 문제가 있었다. 컨디션이 저조할 수밖에 없는 아침 경기임을 고려하지 못했고 우려했던 선수들의 호흡 문제도 고스란히 노출됐다. 선수들의 장단점 파악도 부족해보였다. 한국 여자 농구 단일팀이 무거운 과제와 마주했다.

단일팀은 17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붕 카르노 농구장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여자 농구 A조 대만과 경기에서 연장 끝에 85-87로 패했다. 3점슛 27개를 시도해 2개만 넣는 극심한 외곽슛 가뭄을 겪었고 야심차게 들고 나온 지역방어도 결정적인 순간 구멍이 났다. 외곽 돌파를 저지하는 것은 순조로웠지만 상대가 코너를 공략하자 빈공간을 내주며 외곽슛을 얻어 맞았다.

준비 과정부터 돌아볼 필요가 있다. 3점슛 난조는 예상할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밤경기에 신체리듬이 맞춰있는 만큼 아침경기는 낯설고 외곽슛 정확도는 떨어질 확률이 높다. 이날 단일팀 뿐이 아닌 대만의 3점슛 성공률도 37%로 높지 않았다. 문제는 이에 대한 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공격력이 뛰어난 박하나, 강이슬을 활용할 수 있었으나 둘의 출장시간은 총합 24분이 되지 않았다. 선발 출장한 장미경, 박혜진, 임영희, 김한별, 로숙영을 꾸준히 기용했고 로숙영과 김한별의 개인기에 의존한 공격을 했다.

수비도 지나치게 지역방어에 의존했다. 3쿼터와 4쿼터에 지역방어가 통하고 점수차를 좁히기도 했으나 대만이 이에 대응해 움직일 때는 수비를 맨투맨으로 바꿔 상대에 혼란을 줄 필요도 있었다. 대만이 196㎝ 장신 센터 히실 바오에 마냥 의존하지 않고 높이와 스피드의 균형을 적절히 조절한 것과 달리 단일팀의 전략은 너무 단순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훈련 기간이 짧다보니 서로 커뮤니케이션이 안 맞았다. 수비가 붕괴되는 경우가 많았다. 다시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수비 조직력이 미흡한 면을 지적하기에 앞서 21점을 몰아넣으며 대만의 승리를 이끈 펑 슈첸에 대한 대응이 없었다. 대만이 로숙영과 김한별에게 적극적으로 더블팀을 붙은 것과 다르게 단일팀은 지역방어만 강조했다.

포인트가드 장미경의 기용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장미경은 기대한대로 뛰어난 스피드와 돌파력을 지녔지만 외곽슛 정확도는 떨어진다. 빠른 농구를 펼치는 데에는 반드시 필요한 선수지만 상대가 뒤로 물러나 수비하면 공격이 막힐 수밖에 없다. 일단 이 감독은 “장미경은 앞으로도 계속 출장시킬 것이다. 스피드를 활용하는 농구를 할 것”이라고 기존 노선을 고수할 뜻을 드러냈다.

단일팀 구성으로 높이와 스피드, 그리고 득점력이 향상된 것은 분명하다. 특히 로숙영은 이날도 32점 8리바운드로 펄펄 날았다. 로숙영과 김한별 덕분에 단일팀은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갈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 단일팀은 로숙영과 장미경을 확실히 살릴 수 있는 방법을 찾지 못했다. 호흡을 맞추고 장단점을 확실히 파악해야 아시아 4강으로 꼽히는 중국, 일본, 대만과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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