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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홍승한기자]시대별로 미(美)를 대표하는 여배우 트로이카가 존재했다.

1970년대 장미희-정윤희-유지인, 1980년대는 이미숙-이보희-원미경의 시대였고. 1990년대에는 지금도 맹활약 중인 김희선과 고소영, 그리고 이제는 활동을 접은 심은하를 트로이카로 꼽았다. 2000년대는 속칭 ‘태혜지(태희혜교지현이)’로 불리는 김태희, 송혜교, 전지현이 그 계보를 이었다. 과거 ‘여배우 트로이카’는 결혼을 기점으로 자연스럽게 다음세대로 자리를 넘겨줬다면 이제는 다르다.

아직 새로운 ‘여배우 트로이카’로 꼽을 만한 확실한 구도가 없는 가운데 태혜지는 결혼과 출산 후에도 배우로서 각기 다른 2막을 펼쳐내고 있다. 연예계 관계자들은 이들에 대해 “20대에는 외모로 ‘태희혜교지현’의 확실한 경쟁구도가 있었지만, 본업인 연기에 가장 충실하고 인정을 받았던 송혜교와 전지현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히 높다”면서 “최근의 연예계는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두각을 나타낸 까닭에 이들같은 스타성이 있는 배우들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태희-불확실한 과대평가, 본업인 연기에 집중 할 때

태혜지 중 가장 오랜기간 공백기를 가진 김태희도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김태희는 2010년부터 가족경영으로 이루어지던 루아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한채영, 서인국, 이시언 등이 소속된 비에스컴퍼니와 최근 전속 계약을 체결했다. 사실상 결혼과 출산 후 1인 기획사의 한계를 느끼고 새로운 매니지먼트 회사와 배우로서 도약을 꾀하는 것으로 보인다.

데뷔와 동시에 인형같은 외모와 서울대학교 출신으로 대표적인 ‘엄친딸’로 큰 사랑을 받은 김태희지만 2010년 이후 후 드라마 ‘마이 프린세스’, ‘장옥정, 사랑에 살다’, ‘나와 스타의 99일’ 등 주연작일 뿐 기대 이하의 성적표를 받았고 항상 연기력 논란도 따라다녔다. 다만 2015년 SBS ‘용팔이’를 통해 이름값을 입증했지만 후속작을 찾지 못한 채 공백기를 가지며 성장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아직도 김태희라는 브랜드는 여전히 매력적일 수 있지만 여전히 과거에 남아있는 것도 사실이다. 특히 김태희는 여배우 트로이카의 한 명으로 살아 남기 위해서는 연기로서 이제는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송혜교와 전지현이 ‘톱스타’ 자리를 유지하는데는 연기력이 함께 했기 때문. 반면, 김태희의 경우 이 부분이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더군다나 왕성했던 CF활동 역시 앞선 두 여배우와는 확연히 다른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 단순히 CF스타로만 남길 원하지 않는다면 김태희는 자신의 이미지와 배우로서 간극을 채울 수 있는 차기작을 찾아야 하고 또 성공적으로 복귀해야 하는 숙제를 가지고 있다.

◆(송)혜교-명불허전 우량주, 멜로로 돌아오다

데뷔 초 통통 튀는 매력으로 사랑받은 송혜교는 점차 멜로는 물론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연기로 여배우 트로이카를 이끌었다. KBS ‘태양의 후예’에서 호흡을 맞췄던 송중기와 실제 연인으로 발전, 결혼까지 이어지며 2017년 연예계를 뜨겁게 달궜다.

송혜교는 ‘태양의 후예’ 이후 2년만이자 결혼 후 복귀작으로 tvN ‘남자친구’를 선택했다. 그는 정치인의 딸이자 재벌가의 전 며느리인 차수현을 맡아 순수한 청년 김진혁(박보검)와 애절한 멜로를 예고하고 있다. 송혜교의 상대역은 현재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남자배우 중 한 명인 박보검이다. 지난 2016년 방송된 KBS2 ‘구르미 그린 달빛’ 이후 복귀하는 박보검과 송혜교가 펼칠 로맨스에 벌써부터 많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물론 남편인 송중기와 같은 소속사 친구로 평소에도 남다른 친분을 과시한 박보검은 12살 나이차까지 있기에 일각에선 둘의 멜로에 몰입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하지만 이미 송혜교는 다양한 작품에서 폭 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보여줬기에 우려보다는 기대감이 더 큰 것이 사실이다. 또 송혜교는 결혼 후에도 여전히 국내는 물론 중국 및 아시아권에서 높은 인기를 구사하고 있다.

◆(전)지현-명실상부 여배우 대장주로 우뚝

전지현은 결혼과 출산 후에도 여배우로서 존재감을 가장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다. 2012년 한복 디자이너 이영희의 외손자 최준혁 씨와 결혼하며 가장 먼저 유부녀 대열에 오른 전지현은 2016년 2월 첫째 아들에 이어 지난 1월 둘째를 득남했다. 전지현은 결혼 후에도 변함없는 여신 비주얼은 물론 배우로서도 자신의 커리어를 꾸준히 쌓아왔다. 오히려 결혼 전 스크린과 안방극장에서 슬럼프를 보이며 주춤했다면 결혼 후 보다 안정된 모습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결혼 후 첫 작품인 영화 ‘도둑들’과 ‘베를린’을 통해 다양한 캐릭터 소화를 통한 연기력을 인정받았고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는 국내는 물론 중화권과 아시아의 흥행 보증수표로서 매력을 아낌없이 표출했다. 무엇보다 영화 ‘암살’에서는 여자 주인공으로서 한층 더 성장한 모습을 뽐내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여배우로서 자리매김했다. 첫째 출산 후 SBS ‘푸른 바다의 전설’로 성공적으로 복귀했던 그는 최근 여러 외부 일정 및 화보 촬영 소식을 알리며 차기작에 대한 기대감을 끌어올리고 있다.

최근들어 활동이 뜸한 전지현이지만, 여전히 CF퀸 자리를 유지하고 있고 앞서 보인 활동이 ‘배우 전지현’에 대한 믿음을 준 만큼 대장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hongsfil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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