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주문하면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 입점한 면세점들.  서울신문DB

[스포츠서울 김자영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입국장 면세점’ 도입 검토를 주문하면서 입국장 면세점 설치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서면 여행객 편의 증대와 외화 유출 방지, 국내 소비 진작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 하지만 대기업 면세점들은 진행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도 ‘흥행 여부’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 ‘입국장 면세점’ 도입 지시에 급물살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해외여행 30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데도 입국장 면세점이 없어 해외여행을 하는 국민들이 시내나 공항 면세점에서 산 상품을 여행 기간 내내 휴대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면서 “입국장의 혼잡 등 부작용 대응 방안까지 포함해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방안을 검토해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공항이나 항만 입국장에 면세점이 설치되면 국내 여행객들의 불편을 덜고, 해외 소비 일부를 국내 소비로 전환할 수 있다. 또한 공항 경쟁력 강화 및 외국인들의 국내 신규소비를 창출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입국장 면세점 도입 물꼬를 트자, 국회는 관련 관세법 개정안을 제출하며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자유한국당 강효상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을 비롯한 국내 공항과 항만 등에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관세법 일부 개정안을 14일 대표 발의했다. 강 의원은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하면 외화 유출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면세점 운영과 국내 소비 진작으로 인한 일자리 창출 효과가 있다”고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특히 그는 “입국장 면세점을 운영하는 국제공항은 2013년 63개국 117개 공항에서 계속 증가해 2018년 6월 기준으로 73개국 138개 공항으로 늘었다”며 “입국장에 면세점을 설치해 자국 공항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입국장 면세점 6차례 무산, 이번엔?…‘풀어야 할 숙제도’

이처럼 입국장 면세점 도입 가능성에 파란불이 켜졌지만, 우려의 시선도 적지 않다.

사실 입국장 면세점 도입 문제는 해묵은 과제다. 국회는 지난 2003년부터 입국장 면세점 설치를 위해 6차례 관세법 개정안을 발의했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당시 관세청, 항공업계 등은 조세 포탈, 밀수·보안 문제, 공항 혼잡 및 입출국 지연 등의 이유로 입국장 면세점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왔다. 입국장 면세점을 설치할 경우 이같은 문제점들을 어떻게 보완, 개선할 수 있을지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입국장 면세점의 성공 여부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입국장 면세점의 경우 중소·중견기업만 진입할 가능성이 높아 바잉 파워(구매력)를 바탕으로 한 가격 경쟁력 등이 대기업에 비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한 대기업 면세점 관계자는 “입국장 면세점에서는 주로 술, 담배, 화장품 위주의 면세품들이 판매될 것 같다. 하지만 중소·중견기업의 경우 대기업 대비 소싱 능력이 떨어진다”면서 “가격 경쟁력이 없다면 여행객들은 다소 불편하더라도 종전처럼 기존 면세점에서 제품을 구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선 입국장 면세점보다 입국장 인도장(구매한 면세물품을 찾아가는 곳)을 만들거나, 현재 600달러인 1인당 구매 한도를 늘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입국장 면세점이 들어서면 출국장 면세점 수요 일부가 입국장 면세점으로 이전될 수 있어 기존 출국장 면세점의 임대료 조정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입국장 면세점 도입 취지는 좋지만 시급하게 진행하기보단 관련 부처,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해 보인다”라고 말했다.

soul@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