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축구대표팀 독일전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6월27일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러시아 월드컵 독일전 후반전을 준비하고 있다. 카잔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 사상 첫 스페인 출신 지도자가 태극전사들을 지휘할 수 있을 것인가.

축구대표팀 새 감독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팬들이 강하게 원했던 스페인 출신 키케 플로레스 감독이 후보로 급부상하면서 분위기가 한층 달아오르고 있다. 새 사령탑 발표를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상황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탈 인물이 누구인지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지난 주말 한국 대표팀 감독직을 둘러싸고 또 한 번의 파란이 일어났다. 지난 5일 이란축구협회 측의 공개로 인해 한국 감독 후보로 떠오른 포르투갈 출신 베테랑 카를로스 케이로스의 부임 확률이 줄어든 대신 53세의 스페인 명장 키케 플로레스가 새 후보로 급부상했기 때문이다. 우선 케이로스와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콜롬비아) 등 두 감독은 한국 외에 남미 지역 대표팀과 강하게 연결되는 분위기다. 케이로스는 이란 잔류, 한국 이동 등이 기존 선택지였는데 최근엔 러시아 월드컵 16강에 올랐던 콜롬비아 감독직 후보로 떠올랐다. 반면 멕시코 지휘봉을 내려놓고 조국 콜롬비아로 돌아갈 것이 유력해보였던 오소리오는 남미의 중위권 국가 파라과이 이동이 점쳐지고 있다. 오소리오는 이미 파라과이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지난 달 국내 포털 검색어 1위에 오를 만큼 ‘팬심’의 지지를 받고 있는 플로레스가 한국과 협상 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스페인 유력지 ‘아스’는 지난 10일 플로레스가 한국 협상단과 스페인 수도 마드리드에서 테이블을 차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역시절 스페인 국가대표 출신으로 스페인과 포르투갈, 잉글랜드 클럽들을 지휘했던 플로레스는 스페인 출신임에도 탄탄한 방어선 구축과 공·수 밸런스, 빠른 역습 등으로 중위권 팀들의 실력을 끌어올린 적이 있어 한국 대표팀과도 잘 맞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스’의 보도 뒤 국내 축구팬들의 기대감이 치솟고 있다.

이런 가운데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이 지난 8일 출국해 여전히 유럽에 머무르고 있다. 김 위원장은 지난 달 초 유럽 출장을 다녀와 몇몇 외국인 감독 후보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협회 측은 이후 김 위원장과 감독선임위원회가 우선순위를 추렸으며 김 위원장이 협상을 위해 다시 출국할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렇다면 계약 마무리를 위해 출국한 것으로 볼 수 있는데 이와 거의 동시에 플로레스와의 협상 보도가 터져나왔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아직도 유럽에 있는 것으로 전해져 또 다른 협상을 위해 나간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적지 않다. 계약 종결을 위해 출국한 것치고는 체류 기간이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외신 보도와 감독 시장에 나온 해외 지도자들의 면면을 봤을 때 스페인이나 포르투갈 등 이베리아 반도에서 나름대로 이름이 알려진 감독이 한국으로 올 가능성이 높다. 협상이 보도된 플로레스, 케이로스를 비롯해 해외 언론에서 한국행을 거론했던 알베르트 셀라데스(레알 마드리드 수석코치 부임), 또 여러 국가대표팀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안드레 빌라스-보아스(포르투갈), 후안데 라모스(스페인) 등의 거취와도 연결돼 있다. 지금까지는 스페인 출신 지도자가 한국 대표팀을 맡은 적은 한 번도 없다. 포르투갈 출신으론 지난 2003~2004년 움베르투 코엘루 감독이 한 차례 지휘한 적이 있다.

협회는 이르면 13일, 늦어도 20일 안엔 새 감독을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휴일이나 미디어의 집중도가 떨어지는 날 발표를 꺼리는 관례를 봤을 땐 협상이 순조롭게 이뤄졌다면 13일에도 공개될 수 있다. 이번 주엔 새 사령탑과 계약을 마쳐야 일주일간 대표팀 구성과 코칭스태프 인선 등을 논의하고 27일 태극전사 명단을 추려 내달 7일과 10일 코스타리카전(고양), 칠레전(부산) 등 두 차례 A매치를 순조롭게 치를 수 있다. 협회는 9월 2연전을 감독대행 등의 임시 방편이 아닌 새 감독 체제로 치르겠다고 수 차례 공표했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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