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승영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미운 우리 새끼’의 연출을 맡고 있는 곽승영 PD가 100회를 맞은 소회와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일요일 밤을 책임지는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가 12일 100회를 맞는다. 지난 2016년 8월 첫 방송을 시작한 ‘미우새’는 지난해 5월 처음으로 시청률 20%의 벽을 넘었고 1년 4개월여 동안 평균 20%대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현존 한국 예능 중 최고 시청률을 자랑하는 ‘미우새’는 상승세가 굳건히 유지되는 데다 2049 시청률마저 높아 화제성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요즘 드라마도 아닌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전국 기준 평균 20%(닐슨코리아)가 넘는 건 상상하기 어려운 일. 특히 많은 프로그램들이 생겨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가운데 2년여의 시간 동안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는 건 의미 있고 큰 성과라 할 수 있다.

‘미우새’를 ‘국민 예능’ 반열에 올려놓은 곽승영 PD는 100회를 맞은 소감을 묻자 “처음에는 자신이 없었다. 시작할 때 주위에서 이건 시즌제로 해야 한다. 사람들 일상을 보여줄 게 얼마나 있다고 10회까지 하면 많이 한 거라고 반응이 좋지 않았다. 오죽하면 정규 편성을 받았을 때 10회까지 이렇게 만들어보겠다고 미리 기획서를 만들어 보여드리고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을 만들다 보니 점점 자신감이 생겼고 이렇게 100회까지 올 수 있었다”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시청률 20%의 벽을 넘어 꾸준히 높은 시청률을 유지하고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시청자분께 정말 늘 고마운 마음이다. 높은 시청률로 꾸준히 간다는 게 쉽지 않은 일인데 교만해질 수도 있지만 그때마다 ‘모벤저스’ 어머니들이 곁에서 잘 잡아주신다. 이럴 때일수록 잘 하자고 항상 상기시켜주시고 그럴 때마다 영광에 취해 있지 말고 열심히 해야겠다고 다잡는다”고 시청자와 어머니들께 감사해했다.

미우새

프로그램의 탄생 비화도 밝혔다. 곽승영 PD는 운이 좋았다고 스스로 평가하며 “묘하게 다 맞아떨어졌다. 김건모, 박수홍 씨와 평소 친분이 있었는데 사적인 자리에서 보면 사는 모습들이 너무 신기하고 재밌더라. 우스갯소리로 ‘형들이 사는 모습 방송에 내보내면 대박 날텐데’라고 말했는데 형들이 ‘우리 어머니는 더 재밌는 분이셔’라고 하더라. 자식은 나이 들수록 어머니와 대화가 줄어드는데 어머니는 자식한테 하고 싶은 말이 많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미 여러 관찰 예능이 있었지만 어머니들의 시선에서 한 번 더 걸러진 시각을 보여드리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다. 의도한 게 아니라 정말 즐겁고 재밌어서 기획하게 됐다”고 시작을 설명했다.

‘미우새’는 100회 특집도 평소와 똑같이 준비했다. “별다른 특집 없이 조용히 100회를 맞으려 한다. 거창하고 떠들썩하게 하고 싶진 않았다. 어머니들과 제작진이 함께 식사하는 자리만 가졌다. 서로 고생 많았다고 격려하고 열심히 하자고 다독이는 자리였다”고 말했다. 특별한 행사 없이 100회를 맞았지만 스페셜 MC로 나선 배우 신혜선의 활약을 높이 샀다. 곽승영 PD는 “드라마 속 이미지와 정반대여서 깜짝 놀랐다”며 “밝고 쾌활한 성격이어서 어머니들이 많이 좋아하셨다. 말 솜씨도 좋으셔서 MC들을 들었다 놨다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예능인으로 탐나더라”고 만족해했다.

2년 가까운 시간 동안 ‘미우새’를 연출하면서 느낀 점은 뭘까. 곽승영 PD는 “방송 관계자분들이 ‘미우새’는 공중파에 가장 최적화된 콘텐츠라고 평가해주시더라. 내가 생각하기에 가족만큼 힘이 되고 공감이 되는 소재는 없다고 생각한다. ‘가족’과 ‘공감’이라는 키워드로 지금까지 온 것 같다. 결혼을 안한 미혼 총각을 묶어놓으니 시너지와 웃음이 발휘되더라.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생기는 공감의 힘이 크다. 나중에 다른 프로그램을 기획하더라도 공통점이 있는 사람들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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