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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곽승영 PD가 12일 100회를 맞은 ‘미운 우리 새끼’를 이끌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꼽았다.

SBS 대표 예능프로그램 ‘미운 우리 새끼’(이하 미우새)는 연예인 관찰 프로그램에 가족이라는 요소를 더해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 가족 중에서도 어머니를 스튜디오에 불러 이들의 시선으로 본 아들들의 이야기를 담는다.

각각 독특한 캐릭터로 똘똘 뭉친 아들만큼이나 개성 있는 어머니들은 화려한 입담과 친근한 매력으로 ‘모벤저스’라는 별명까지 만들어냈다. 결혼 안 한 아들들의 기행과 이를 바라보는 엄마들의 측은함은 공감대를 형성한다.

곽승영 PD는 어머니들과 첫 만남을 떠올리며 “공통점이 있는 어머니들을 모아놓으니 속을 터놓고 이야기를 하시더라. 장가 보낸 아들이 있는 친구를 만나면 항상 마음이 편하지 않았는데 결혼 안 한 아들을 둔 어머니들과 뭉치니 너무 공감이 되더라고 말씀하셨다. 일반인들이어서 초반에 걱정도 됐지만 아들만큼이나 재밌는 분들이어서 촬영이 수월하다. ‘미우새’는 어머니들이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이다. 어머니들의 시선에서 한 번 더 걸러지니까 제작진이 못본 시각도 볼 수 있더라. 그게 바로 우리 프로그램의 차별성”이라고 말했다.

‘미우새’는 점진적으로 변화도 추구했다. 최근에는 가수 김종국이 새 고정 멤버로 합류했다. 김종국 모자의 합류는 가수 김건모와 토니 안, 방송인 박수홍으로 굳어진 ‘미우새’에 활력을 더했다. 여기에 ‘미운 남의 새끼’ 김종민과 임원희, 양세형-양세찬 형제 등을 내세워 익숙하면서도 색다른 일상을 공개해 재미를 끌어올렸다.

곽승영 PD는 “100회까지 이어져 오는 동안 큰 변화는 주지 않고 시청자들이 못 느끼시도록 조금씩 변화했다. 기존의 틀을 유지하고 작은 변화만 주고 싶었다. 어머니들 구성 변화, ‘미운 우리 새끼’ 등을 통해 확장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미운 남의 새끼’는 어머니들과 시청자들이 궁금해하셔서 기획하게 됐다. ‘저 아들도 결혼을 안 했는데 어떻게 살고 있나’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했다. 어머니들이 특히 많이 공감하시더라. 형제만 키워보신 어머니들이라 양세형-양세찬 형제를 보면서 ‘형제는 원래 저래’ 하시면서 공감하고 측은해하셨다”고 전했다.

승리, 임원희, 양세형-양세찬 형제의 활약이 두드러졌던 점에 대해서는 “승리는 이렇게까지 이어질지 몰랐는데 스페셜 MC였을 때도 어머니들이 젊은 친구가 어쩜 저렇게 말을 잘하냐며 좋아하셨다. 박수홍, 이상민 곁에서 자연스럽게 주변 인물로 등장하면서 재밌게 봐주시는 것 같다. 앨범 준비도 오래전부터 하고 있었고 다행히 시기가 맞아서 앨범 준비하는 과정도 담았다. 임원희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안 했는데 그 자체만으로 재밌더라. 그다음부터는 시청자들이 캐릭터를 만들어주시는 것 같다. 짠해 보이니까 어떤 행동을 해도 짠해 보이고 ‘임짠희’ 등의 별명도 생겨난 것 같다. 양세형-양세찬은 형제의 일상이라 색다르고 자주 보여드리고 싶지만 두 분 다 너무 바빠서 계절마다 한 번씩만이라도 찍자고 제안했다”고 설명했다.

미우새

곽승영 PD는 가장 기억나는 에피소드로 이상민과 채권자의 만남을 꼽았다. 그는 “가장 기억에 남고 강렬하다. 이상민이 먼저 채권자 형을 만나기로 했는데 촬영해보는 게 어떠냐고 제안을 해줬다. 촬영 전까지 정말 이게 방송이 될 수 있을까. 채권자는 어떤 모습일까 궁금하고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채권자가 이상민이 정말 좋은 사람이란 걸 알려주고 싶었다면서 흔쾌히 출연을 허락했다. 긴장됐던 그날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이처럼 ‘미우새’ 에피소드는 자연스러운 상황에서 촬영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곽승영 PD는 “절대 짜고 계획해서는 이런 리얼한 에피소드를 담지 못한다. 리얼함 때문에 스태프들이 거의 일주일 내내 촬영 대기를 하지만 그래도 이런 원칙을 유지할 생각이다. 요즘도 일주일 내내 촬영을 하고 있는데 재밌는 그림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고 아시다시피 ‘미우새’ 아들들이 누가 시킨다고 하는 타입도 아니다. 각자 캐릭터가 뚜렷하고 그들의 사생활을 조심스럽게 담기 때문에 아들들의 일상에 따라 움직인다”고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장수 예능프로그램으로 자리 잡을 수 있던 건 MC들과 시청자들의 공으로 돌렸다. “신동엽은 방송인 역할을 톡톡히 해내면서 수위 조절을 잘 해주고 있다. 서장훈은 방송인 신동엽, 비방송인 어머니들 사이의 중간자 역할을 하며 다리 역할을 해준다. 어머니들과 케미도 좋아 만족스럽다. 또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시청자들 덕이 크다. 시청자들이 애정을 갖고 아들들의 캐릭터를 만들어주고 사랑해줬기 때문에 이만큼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heilie@sportsseoul.com

사진 | S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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