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범
해태 타이거즈 이종범. (스포츠서울 DB)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베테랑들이 가장 힘들지만 솔선수범해야 한다.”

‘바람의 아들’ 이종범 MBC스포츠+ 해설위원이 팀 결속력을 단시간에 응축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으로 베테랑들의 분전을 꼽았다. 10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릴 예정인 KIA-롯데전 중계를 위해 광주구장을 찾은 이 위원은 “팀이 연패에 빠지거나 성적이 저조하면 베테랑들이 가장 힘들기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테랑들이 먼저 움직이며 솔선수범하면 팀이 결속될 수 있다. 후배들은 선배들의 행동을 그대로 흡수하기 때문에 베테랑들이 움직여야 팀이 산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디펜딩챔피언’인 KIA는 지난 9일 롯데전 패패로 777일 만에 8위로 내려 앉았다. 반등요건이 딱히 눈에 띄지 않아 팀 분위기도 침체됐다. 타격감이 바닥으로 떨어진 최형우는 “견뎌내는 수밖에 없다”며 슬럼프 탈출을 위해 롱 티(토스한 공을 외야로 멀리 치는 훈련)도 하고 번트 훈련까지 소화하느라 굵은 땀방울을 흘렸다. 목에 담 증세로 선발출장이 힘든 ‘캡틴’ 김주찬도 러닝 등 기본 훈련을 소화하며 경기 출장에 대비했다.

[포토]김주찬, 말 못할 고통!
KIA 김주찬이 17일 잠실 LG전 7회 자신의 파울타구에 발가락을 맞은 뒤 다시 타석에 서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평소와 다름없이 밝은 분위기로 훈련에 임했지만 최근 KIA의 경기력은 조직력이 붕괴된 민낯을 그대로 드러낸다. 치고 올라가야 하는 중요한 시기에 베테랑들은 크고 작은 통증을 호소하며 벤치로 물러났고 대신 경기에 출장한 젊은 선수들은 실책을 연발했다. 응집력이 사라진 터라 고군분투하는 이명기 안치홍 김선빈 등 중진들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가 많다. 어느 팀보다 결속을 다져야 할 시기라는 의미다.

이 위원은 “실제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도 팀이 잘 안풀리면 힘이 든다. 내색은 못해도 마음이 무거울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한 발 더 움직이고 가장 먼저 나가서 훈련하는 열정이 필요하다. 베테랑들이 움직여야 후배들이 따라오고, 이 순환이 이뤄져야 팀 결속력이 강화된다”고 강조했다. 코칭스태프가 갖은 수를 짜내봐도 정작 그라운드에서 움직이는 것은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한 마음이 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전력을 가진 팀도 나락으로 떨어질 수밖에 없다. 올해 KIA가 그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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