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민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배우 황정민이 다작(多作)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황정민을 표현하는 수식어는 굉장히 많다. ‘천만배우’, ‘믿고 보는 배우’, ‘국민배우’ 등 배우라면 누구든 한번은 꿈꿔보는 기분 좋은 수식어가 바로 그의 것이다.

현실에 만족할 법도 한데 그런 황정민은 멈추지 않는다. 황정민의 계속 된 전진 중 하나는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공작’(윤종빈 감독)을 들 수 있다. ‘공작’은 1990년대 중반 ‘흑금성’이란 암호명으로 북핵의 정체를 파헤치던 안기부의 스파이가 남북 고위층 사이의 은밀한 거래를 감지하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극중 황정민은 ‘흑금성’ 박석영 역을 맡아 섬세한 감정 연기를 그려냈다.

‘공작’을 통해 자신의 모자란 모습을 많이 느꼈다고 말한 황정민은 자신을 향한 “한국영화에는 황정민 밖에 없나”라는 이야기에 초반에는 속상했다고. 그는 “‘공작’ 촬영이 끝나고 쉬었다. 그러면서 그 점을 고민해보니 맨날 황정민만 나온다고 해주시는 분들이 제 영화만 보신 것이라 생각할 수 있더라. 제가 나온 영화를 자주 보셔서 지겨워질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한국의 많은 배우 중 연기에 대해 논할 수 있는 한 배우가 된다는 것에 기분이 좋아지더라. 나쁜 쪽으로 생각한다면 한없이 기분이 나빠지겠지만 많은 배우들 중 몇 안 되는 사람 중 하나라면 괜찮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다작 배우로 다시 마음을 돌렸다”고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이처럼 국민배우 황정민이지만 유독 호흡을 맞춘 배우들이 부럽다고 말하거나 칭찬을 잇는 배우기도 하다. ‘공작’을 함께한 이성민 역시 “제일 부럽다”고 칭찬한 바 있다. 이에 황정민은 “기분이 좋고 고맙다. 그런데 분명한 것은 제가 잘할 수 있었던 것은 상대 배우들이 있었던 덕분이었다. 그래서 잘 해 보이는 것이다. 서로 ‘핑퐁’이 돼야 한다. 함께 연기를 잘 하는 그 틈바구니 속에 있으면 저도 연기를 잘 하는 것처럼 느껴진다. 서로 연기를 잘 하는 안에서 유지하는 것이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황정민

연기 뿐 아니라 황정민은 인간적이면서 친근한 일상의 모습으로 10대, 20대에게도 유쾌하게 다가오는 배우다. 비결에 대해 묻자 그는 “일할 때와 아닐 때를 철저하게 구분한다. 배우가 아닐 때는 백수다. 슬리퍼를 신고 돌아다니거나 편하게 아이 학원을 데려다 준다. 더운데 연예인이라고 차려 입고 서있을 수는 없다.(웃음) 구석에 있으면 ‘황정민이다!’는 이야기도 들려서 ‘애 학원이 있어서요’라 답한다. 편하게 생각해주시는 것 같아 감사하다”고 말했다.

일상 사진 뿐 아니라 최근 황정민 표 신조어 재해석도 큰 화제가 됐다. 황정민은 ‘갑분싸’(갑자기 분위기가 싸해진다의 줄임말)의 특별한 재해석 ‘갑자기 분뇨를 싸지른다’로 웃음을 선사한 바 있다. 황정민은 “제 실수다. 아이에게 말 가지고 장난하지 말라고 혼났다. SNS를 안하니 몰랐다”고 괴로워했다. 이어 “낄낄대고 놀림 받기도 했다. 밖에 나가면 어린 친구들이 이제는 ‘어! 갑분싸다!’고 말한다. 정말 귀엽다”고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공작’을 통해 올 여름 스크린을 가득히 채워줄 황정민은 다작의 의욕을 밝힌 만큼 차기작 계획도 전했다. 배우 김혜수와 함께 윤제균 감독의 신작이자 SF영화 ‘귀환’에 출연 예정이다. 황정민은 “기대된다. ‘공작’에서 느꼈던 좋은 감정을 새로운 작품에 해보려 한다. 중압감과 신비로움도 있을 것 같다. 우주복을 입고 연기하는 것이 처음인데 무중력 상태의 연기가 궁금하다”고 소년처럼 설렘을 드러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