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조윤형 인턴기자]'안녕하세요' 스크린 골프에 중독된 남편부터 태조 왕건만 보는 아빠, 오지랖이 심한 선배까지 문제의 남자들이 대거 등장했다.


30일 오후 방송된 KBS2 예능 프로그램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이하 '안녕하세요')에는 개그맨 김지선, 가정의학과 의사 허양임, 가수 신지, 이홍기, 로운이 게스트로 참여했다.


이날 첫 사연으로 '만삭 아내보다 스크린 골프에 빠진 남편'이 소개됐다. 임신 9개월차인 25세의 어린 새댁은 깨가 쏟아져야 할 신혼임에도 남편이 자꾸 밖으로 나간다고 밝혔다. 아내는 "남편이 스크린 골프를 치러 나가서 새벽 3시에 귀가한다. 몸도 불편하고 우울한데 남편이 곁에 없다"고 토로했다.


자신의 잘못을 모르는 남편의 태도에 방청객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남편을 스크린 골프에 빠지게 한 장본인은 아내의 아버지였다. 아내는 "아빠가 적"이라며 "아빠가 각종 운동을 취미로 가지셨다. 아빠 같은 남자 만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똑같은 사람을 만났다"고 한숨을 쉬었다.


고가의 골프 장비도 문제였다. 남편은 "한 달에 20만 원 정도 사용한다. 다른 건 아무 것도 안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내는 지금의 형편에서 20만 원도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또한 남편이 한 번도 생활비를 준 적이 없다고 밝혀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장 큰 문제는 임신의 고충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남편이었다. 그는 "왜 아내랑 같이 있어줘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해 출연진들의 공분을 샀다. 이에 '4남매 엄마' 김지선은 "겪어보셨냐. 임신은 생수통을 배에 달고 사는 것과 같다"라고 표현하며 울분을 토했다.


허양임은 "남편들 중 간혹 아내의 '엄마 되는 과정'을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 같다. 하지만 임신 때 느끼는 우울은 암환자가 느끼는 우울함 수준이다. 그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남편은 아내에게 "아이가 태어나면 지금까지 못해줬던 것까지 더 잘해주겠다"고 약속했다. 이 부부는 145표를 받았다.


다음에 소개된 '이런 고민도 되나요?'는 지난 2002년에 종영한 드라마 '태조 왕건'을 좋아하는 아버지가 고민이라는 딸의 사연이었다. 딸은 "아버지가 10년간 '태조 왕건'만 보신다. '왕건이만한 드라마가 없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해 웃음을 안겼다.


딸은 자신이 겪은 상황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출연진들의 쏟아지는 질문에 "악의는 없지만 최수종 씨가 싫어질 것 같다"라고 답해 폭소를 안겼다. '태조 왕건'의 자료 화면을 보던 딸은 "머리 감을 때마다 맨날 들었다"고 호소했다.


이어 아버지의 시청 패턴도 설명했다. 그는 "'태조 왕건'을 아침부터 밤까지 시청하신다. 주무실 때는 자장가 삼아 주무신다"며 "볼륨도 가장 높게 틀어 두신다. 저는 수면 장애와 만성 피로를 얻었다. 이명까지 듣는다"고 털어놨다. 아버지는 특유의 충청도 말투로 해명했으나 공감을 얻지 못했다.


시청자 모드로 드라마를 보던 출연진들은 반복되는 자료화면에 괴로워했다. 김태균은 "안 돼"라고 고개를 숙였고, 신동엽 또한 손사래를 치며 "진짜 그만 하시라"고 소리쳤다. 딸의 힘듦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었다. 이 부녀는 86표를 득표했다.



이후 '누구를 위한 삶인가?' 사연이 소개됐다. 자영업자들을 돕지 못해서 안달이 난 20년지기 고향 선배의 지나친 오지랖으로 힘들다는 한 경상도 남자의 이야기였다. 주인공은 매번 남을 돕는 현장에 불려나가 자신의 장사도 제대로 돌보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매운 찜닭을 먹여서 응급실에 실려 갔다"며 "모서리 공포증이 있어서 주사 맞는 것을 싫어한다. 그런데 한의원에 데려 가시더라"고 전했다. 주인공은 고향 선배로 인해 머리카락을 탈색하는가 하면, 갈비뼈 9번과 11번이 골절되는 부상까지 입었다.


고향 선배는 "백짓장도 맞들면 낫다"며 "내 장사를 하는 것보다 남의 장사를 돕는 게 나한테 더 이익"이라고 주장했다. 아내와 아들의 고충까지 들었음에도 전혀 나아지는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신지는 "사장님의 역대급 고집"이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선후배의 사연은 161표를 획득해 최종 우승했다.


한편, '안녕하세요'는 매주 월요일 오후 11시 10분에 방송된다.


yoonz@sportsseoul.com


사진ㅣKBS2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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