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네딘 지단
현역 시절 지네딘 지단의 모습. 최승섭기자

[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 이어 지네딘 지단 감독도 유벤투스에 합류할 것인가. 같은 날 스페인과 이탈리아 양국에서 지단의 유벤투스행을 두고 견해가 엇갈렸다.

스페인 일간지 ‘아스’는 18일(한국시간) ‘유벤투스가 지단 전 감독에게 기술고문 직을 제안했다’고 보도했다. 스페인 라디오 ‘엘 프리메르 말로’도 같은 날 ‘지단이 유벤투스로 돌아간다’며 한층 더 구체화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유벤투스는 지단 전 감독을 베페 마로타 총괄이사, 파비오 파라티치 기술이사와 더불어 선수단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역할을 맡기겠다는 것이다. 선수단 운영 고문과 같은 구실이다.

유벤투스는 유럽 정상 탈환 꿈을 품으며 야심 차게 1억 유로를 투자해 호날두를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단순히 스타 선수 영입을 통해 전력을 강화하는 것 뿐 아니라 내부 경제 악순환으로 빅리그 경쟁력에서 밀려난 세리에A를 재건하는데 앞장서려는 모습이다. 지단의 영입도 궤를 같이 한다. 지단이라는 상징성 뿐만 아니라 1996~2001년 팀의 간판 선수로 뛰었다는 점까지 고려했다. 구단의 철학을 잘 알고 있는 지단은 유벤투스의 새로운 미래를 그리는 촉매제 같은 존재가 될 수 있다. 호날두와 지단이 레알 마드리드에 이어 유벤투스에서 재회하는 모양새도 커다란 관심이 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스페인 다수 언론의 보도에도 이탈리아 현지에선 모호한 반응이다. 영국 ‘미러’지는 ‘유벤투스가 스페인에서 흘러나온 지단의 복귀설에 찬물을 끼얹었다’며 ‘유벤투스는 이미 파벨 네드베드(부회장)가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현역 시절 ‘두 개의 심장’으로 불리며 2001~2009년까지 유벤투스의 기둥 구실을 한 네드베드는 아직도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 2012년 행정가로 돌아선 뒤 2015년부터 구단 부회장직을 수행하면서 기술적 조언 뿐 아니라 구단 행정 전반을 책임지고 있다. 그러나 이탈리아 일부 언론은 이를 지단 감독과의 협상 과정을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기 위한 유벤투스의 교란작전으로 해석하고 있다.

지단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를 떠난 뒤에도 차기 월드컵 개최지인 카타르 국가대표팀을 비롯해 파리 생제르맹 등 유럽 주요 빅클럽의 러브콜 소문이 끊이지 않았다. 호날두의 유벤투스행이 확정된데 이어 당분간 유럽 축구계에서는 지단의 선택이 초미의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kyi0486@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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