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김응용 회장.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투구수 제한과 동계 해외 전지훈련 금지 조항을 완화해달라는 ‘고교야구 학부모 대표 연대’(학부모 연대)의 요구에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도 “일정부분 공감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일부 학생 선수가 아닌 아마추어 전체의 시스템 개선이 더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KBSA 핵심 관계자는 16일 “학부모 연대와 두 차례 면담도 했고 탄원서와 연명부 등 공문도 접수했다. 자체 판단할 사안이 아니라서 이사회에 회부해 손질할 부분이 있으면 손질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수 년간 공청회 등을 통해 도입한 제도를 시행 첫 해에 폐기하겠다는 의미는 아니다. 현실성을 따져보고 개선할 내용이 있으면 개선하겠다는 의미다. 청룡기 대회를 치르면서 참가한 학생 선수들에게 설문조사도 실시해 16일 마감했다. 여러 곳의 목소리를 듣고 의견을 모아 이사회에서 논의할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나름대로 면밀한 검토 끝에 학생선수들의 부상 방지에 초점을 맞춘 제도를 도입했는데 취업과 진학이라는 이해관계가 얽히다보니 잡음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조다. 실제로 제도 개선을 위한 공청회 때는 중3 혹은 고교 1학년 학생선수를 둔 학부모들이 큰 관심을 보이지 않다가 자녀가 입시를 준비해야 하는 고 2가 되면서 소위 발등에 불이 떨어진 격이 됐다. KBSA 관계자는 “학부모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게 아니다. 학생 선수들 대다수는 대학진학이 아닌 프로 진출을 꿈꾼다. 프로에 지명되지 못한 선수들이 한 번 더 도전하기 위해 대학에 진학하는데 입시기준과 리그 제도에 차이가 있으면 불안할 수밖에 없다. 동계 전지훈련도 마찬가지다. 훈련이라도 해야 ‘낙오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을 조금이라도 떨칠 수 있다. 문제는 일부 지도자와 학부모가 그 때 그 때 자신의 이익에만 집착해 제도를 흔들려는 움직임이 해마다 나온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제1회 실업야구대회 2009 서울생주조-광명전기
2009실업리그 서울생주조와 광명전기의 경기. 신월동야구공원. 전날 비로 인해 미처 내걸지 못한 실업야구개막 플래카드가 경기 이틀째 걸리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KBSA에서는 제도 도입을 앞두고 바뀐 제도를 대학 입시에 반영해달라는 공문도 한국 대학스포츠 총장협의회에 두 차례 발송했다. 총장협의회에서도 각 대학에 KBSA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무보 연대는 “일부 대학은 입시 기준(투수의 경우 이닝 수)이 강화된 곳도 있다. 대부분 투수구 제한으로 일어나는 영향을 입시 요강에 반영하지 않았다. KBSA이 제대로 된 피드백을 받지 않는 등 행정처리가 미숙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입시요강은 대학 자율이라 KBSA나 총장협의회에서 개입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교육과학부와 문화체육관광부 등이 체육특기생 선발 기준을 설정할 때 최소한의 가이드라인을 설정해줘야 하는데 이 역시 KBSA가 독단적으로 요청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려면 프로와 대학이 아니더라도 학생선수가 진출할 수 있는 무대가 만들어져야 한다. KBSA는 “실업팀 창단을 위해 최선을 다해 움직이고 있다. KBSA뿐만 아니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프로-아마 발전위원회 개최 등으로 아마추어 야구의 뿌리 깊은 폐단을 바꿀 근본적인 시스템을 마련하기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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