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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타르 월드컵 경기장 중 하나인 알 투마마 경기장 조감도. 출처 | 카타르 월드컵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논란의 월드컵’이 축구팬을 기다린다.

2018 러시아 월드컵이 지구촌을 축구 열기로 사로잡고 16일 막을 내렸다. 대회 개막 전만 해도 동유럽에서 열리는 최초의 월드컵, 약물 등 각종 스캔들에 휩싸인 러시아가 개최지란 점 때문에 우려가 많았으나 역대 어느 월드컵보다 훌륭하게 끝났다. 특히 매 경기 구름처럼 몰려든 세계 각국의 팬들은 월드컵이 단순한 스포츠 대회 이상의 메가이벤트로 자리매김했음을 알렸다. 이제 러시아 월드컵은 끝났다. 4년 뒤 2022년에 치러지는 카타르 월드컵은 2002년 한·일 월드컵 이후 20년 만에 아시아에서 벌어지는 대회다. 그러나 유럽에 훨씬 더 가까운 중동에서 열리기 때문에 한국 축구 입장에서 큰 이점은 없다. 오히려 사상 처음으로 겨울철에 열리고 48개국으로 확대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준비해야할 사항들이 더 많다. 국제축구계 내에서도 카타르 월드컵을 둘러싼 논란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 4월 조추첨+겨울철 월드컵

이번 러시아 대회까지 총 21차례 개최된 월드컵은 모두 북반구의 여름에 해당하는 5~7월 사이에 열렸다. 남반구에서 개최된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의 경우 겨울철이라 눈이 내리는 가운데 벌어진 경기도 있었으나 유럽축구의 오프 시즌인 6~7월에 진행됐다. 카타르 월드컵은 이와 달리 11월에 벌어진다. 국제축구연맹(FIFA)과 카타르 월드컵 조직위는 지난 13일 브리핑을 통해 대회가 2022년 11월21일 개막돼 12월18일 끝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개최 직전년의 12월에 열렸던 조추첨도 늦춰져 2022년 4월에 참가팀의 조별리그 상대국이 결정된다. 카타르 측은 지난 2010년 12월 유치 때만 해도 50도까지 치솟는 6~7월의 뜨거운 날씨에 대비해 경기장과 훈련장에 모두 냉방 시설을 가동하겠다는 획기적인 제안을 내놓았다. 그러나 월드컵 기간 카타르를 찾는 수백만 팬들 위한 배려는 없었고 결국 FIFA는 겨울이어서 기온이 떨어지는 11월 개최로 바꿨다.

이는 각국 리그 대혼란을 부를 것으로 예상된다. 11~12월은 유럽의 경우 각국 리그는 물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이 한창 벌어지는 시기다. 한국과 일본 등 동아시아 리그는 우승팀 결정을 위한 클라이맥스에 돌입하는 기간이다. FIFA는 월드컵 직전 21일 짜리 소집 기간을 참가국에 강제하고 있기 때문에 유럽 리그는 8월 중순인 개막일을 7월까지 당기고 5월 중순인 폐막일 역시 한 달 가량 늦춰야 할 것으로 보인다. K리그는 3~8월에 주중 경기를 최대한 편성한 뒤 10월 초에 시즌을 끝내야 한다.

◇ 경기장 고작 8개, 수도 도하에만 4개

카타르는 역대 월드컵 개최국 중 가장 작은 나라다. 면적이 경기도와 비슷한데 지난 1954년 개최지였던 스위스의 3분의1 정도다. 특히 경작 가능한 면적이 국토의 6%에 불과할 만큼 사막 비율이 크다. 그래서 경기장 수가 8개에 불과하다. 월드컵 출전국이 32개로 늘어난 1998년 이래 가장 적다. 한국과 일본이 공동개최했던 2002년엔 경기장이 무려 20개였다. 특히 카타르 월드컵에선 수도 도하에 절반인 4개 경기장이 몰려있다. 나머지 4개 경기장도 사람이 살 수 있는 동부에 몰려 있다. 대회 기간도 짧다. 28일 내에 개막전부터 결승전까지 64경기를 전부 소화한다. 1998년 프랑스 대회부터 모든 월드컵은 30~33일간 열렸다. 이례적으로 11월에 개최되면서 FIFA가 대회 기간을 최대한 줄인 것으로 보인다. 조별리그 1~2라운드부터 하루에 4경기를 열거나 토너먼트 기간을 줄이는 방식 등이 논의되고 있다.

◇ 48개국 확대될까…아시아는 최소 7.5장

가장 큰 이슈는 1998년부터 20년간 유지되던 32개국 체제가 48개국 체제로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FIFA는 미국과 캐나다, 멕시코에서 공동 개최하는 2026년 월드컵부터 본선 진출국을 48개국으로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지난 4월 남미축구연맹이 FIFA에 카타르 대회부터 48개국 확대를 제안했고 FIFA와 카타르 측에서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중이다. 48개국 확대는 월드컵을 둘러싼 다양한 이해관계를 해결하는 열쇠는 될 수 있다. 특히 FIFA의 최상위 스폰서인 FIFA 파트너에 한 개, FIFA 월드컵 스폰서에 3개나 들어 있는 중국 기업의 니즈를 만족시킬 수 있다. FIFA는 최근 중국과 중동, 러시아 기업을 주요 후원사로 끌어들이고 있다. 본선 진출국이 48개국으로 확대될 경우 쿼터 배분은 유럽 16, 남미 6, 북중미 6, 아시아 8, 아프리카 9, 오세아니아 1, 대륙간 플레이오프 2가 된다. 카타르가 개최국 자동출전권을 얻기 때문에 한국이 속한 아시아는 종전 4.5장에서 7.5~8장으로 본선 티켓이 크게 늘어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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