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조현우, 승부는 원점이다!
대구FC의 조현우가 8일 오후 대구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FC서울과의 경기에서 1-2로 뒤진 전반 팀의 동점골이 터지자 환호하고있다. 2018.07.08. 대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서귀포=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오랜만에 제주월드컵경기장이 떠들썩해졌다. 15일 제주와 대구의 2018 K리그1 16라운드 17라운드 맞대결이 열린 제주월드컵경기장에는 8354명의 관중이 입장했다. 2017시즌부터 최근 2년간 제주 홈경기 가운데 두번째 최다 관중 기록이다. 최다 관중 1위는 지난해 10월 열린 전북전에서 기록한 8526명이다. 이 날 경기에서는 대구가 전반에 선제실점을 당했지만 후반에 정우재, 홍정운의 연속골로 2-1 역전승을 거뒀다.

제주는 도 전체의 인구가 70만명도 채 되지 않는데다 서귀포시에 위치한 월드컵경기장의 접근성이 좋은 편이 아니다. 그로 인해 제주는 항상 관중 몰이에 애를 먹고 있다. 제주는 지난시즌 리그 2위를 차지했지만 최다관중 순위에서는 8위에 머물렀다. 올시즌에도 상위권 경쟁을 이어가고 있지만 관중 순위는 하위권이다.

하지만 제주에 변화가 감지되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열린 경남과의 후반기 첫 홈경기에서는 평일 경기였지만 이전보다 많은 3000여명의 관중들이 경기장을 찾았다. 대구전이 열린 오후 7~9시에는 기온은 27~28도를 유지할 정도로 후덥지근한 날씨가 이어졌지만 관중들은 경기가 끝날때까지 자리를 지키며 K리그의 재미에 푹 빠져들었다. 제주는 지난해 입도 12주년을 맞아 ‘리얼 오렌지’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모든 무료 티켓을 정책으로 없앴다. 그로 인해 캠페인 시행 초반에는 관중 기록이 줄어들기도 했지만 유료 입장 정책이 2년째 이어지면서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이 날에서는 ‘조현우 효과’도 관중 몰이에 상당한 기여를 했다. 경기장을 찾은 팬들은 상대팀이지만 조현우가 선방을 펼칠때마다 아낌 없는 박수를 보냈다. 특히 후반전을 앞두고 조현우가 제주 서포터스석을 바라보며 인사를 전하자 관중들은 함성을 내지르며 반색했다. 조현우는 제주전에서도 선방쇼를 이어갔다. 비록 전반 17분 제주 김현욱에게 프리킥 선제골을 내줬지만 이후 제주의 날카로운 공격을 봉쇄하면서 팀의 승점추가에 힘을 보탰다. 특히 1-1로 팽팽하던 후반 30분 마그노의 슛을 몸을 던져 막아낸 것은 이 날 경기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으로도 손색이 없었다.

제주는 경기장을 찾는 30인 이상 단체 관중들을 위한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제주 구단에서 여러가지 이벤트를 준비한 것도 관중 증가에 플러스 요인이 됐다. 이 날 경기 전에는 일종의 창고 방출 형식으로 지난시즌 선수 실착 유니폼과 장비, 구단 상품들을 팬들에게 저렴하게 판매하는 ‘만원의 행복’ 이벤트가 펼쳐졌다. 또한 오반석 이창민 등 주요 선수들의 축구화와 정강이 보호대 등은 경매를 부쳐 수익금은 불우이웃을 돕는데 활용될 예정이다. 제주 관계자는 “대구전에서는 ‘조현우 효과’가 없진 않았다. 우리 구단의 꾸준한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통해 팬들에게 더 다가가겠다”고 말했다.

dokun@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