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출처 | 사간도스 SNS

[도쿄 = 스포츠서울 칼럼니스트] 드디어 프랑스와 크로아티아의 결승 대진표가 완성돼 클라이맥스만을 남겨두고 있는 러시아 월드컵. 그런데 일본에서는 아직도 ‘니시노 재팬’이 보여준 쾌거의 여운이 진하게 남아있는 모습이다. TV에서는 니시노 재팬의 경기장 밖 모습을 소개하는 특별방송이 나오고 서점에는 축구및 스포츠잡지사가 발간한 ‘긴급 발매 일본대표 격투록’ 같은 잡지가 다수 진열돼 있다. 아사히신문사가 발행하는 주간지도 ‘사무라이 블루의 기적’이라는 임시 증간호를 발매했을 정도다.

일본의 생명보험사에서 자문역을 역임하는 경제 분석가에 따르면 이번 러시아 월드컵이 일본에 미친 경제적 파급효과는 약 5000억엔에 이른다고 한다. 니시노 재팬 덕분에 기분이 좋아진 사람들의 소비가 증가했다고 하는데 일본의 월드컵 특수는 러시아 대회가 끝난 뒤에도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다름 아닌 일본 축구의 최고봉 J리그가 그 어느 때보다도 고조될 전망이다. 니시노 재팬의 선수들이 귀환하기 때문은 아니다. 러시아에서 싸웠던 주력 선수 중 J리그에서 뛰는 건 가시마 앤틀러스의 DF 쇼지 겐 정도다. 그 외에는 대부분 해외파이기 때문에 각자 유럽 리그의 새로운 시즌을 준비중인데 이번에 두 명의 빅스타가 유럽에서 J리그로 강림한다는 빅뉴스가 날아들었다.

이니에스타
출처 | 빗셀 고베 SNS

한 명은 명문 FC바르셀로나에서 활약한 천재 MF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또 한 명은 첼시 FC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활약한 ‘신의 아들’ 페르난도 토레스다. 2010년 월드컵에서 우승을 경험했던 스페인 선수들이 각각 빗셀 고베와 사간 도스의 유니폼을 입고 J리그에서 활약하게 됐다.

두 사람의 연봉이 상당하다는 것은 한국 축구팬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추정컨대 토레스는 5억 2000만엔에서 7억 5000만엔 사이라는 소문이고 이니에스타의 경우 같은 빗셀 고베에서 뛰는 FW 포돌스키가 지난 시즌에 세운 약 10억엔을 크게 웃돌아 J리그 사상 최고액인 약 2500만 유로로 알려졌다. 이런 고액 연봉이 실현 가능한 것은 J리그와 다존(DAZN)이 맺은 추정 2100억엔의 대형 방송권료 스폰서 계약의 간접적인 영향(중계권료 수익은 각 팀에 분배된다)이거나 고베의 메인 스폰서가 세계 진출을 노리고 있는 일본 IT기업 라쿠텐이라는 점이 틀림없이 작용했다. 그러한 투자에 걸맞은 효과 또한 톡톡히 나타나는 것 같다.

이미 두 선수의 경기를 보기 위한 티켓 전쟁이 한창이다. 빗셀 고베의 8월 홈경기 티켓 판매량은 예년보다 7배나 빠른 속도로 팔리고 있고 사간 도스는 평소에 축구를 보지 않던 사람들의 티켓 구입률이 늘었다고 한다. 특히 비셀 고베와 사간 도스가 맞붙는 11월 10일 경기에 관해서는 벌써부터 티켓 쟁탈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고베와 도스에게 있어 비용 효과는 그럭저럭 괜찮다고 할 수 있겠다.

고베나 도스와 대전하는 팀도 영향을 받는다. ‘이니에스타의 고베 입단에 따른 경제효과는 연간 99억엔에 이른다’라는 자료를 발표한 간사이대 미야모토 가츠히로 명예교수에 따르면 상대팀 또한 관객 증가가 기대될 뿐 아니라 새로운 팬의 발굴 효과까지 따를 것이라고 한다. 참고로 지난 시즌의 전 J1리그 연간 관객 수는 577만 8178명, 한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 8883명이었다. 올시즌엔 5월 20일까지의 총 관객 수는 236만 2945명, 경기당 평균관중 1만 7634명으로 작년보다는 다소 떨어진 상태지만 월드컵으로 일시 중단됐다가 7월 18일부터 재개되는 J1리그는 다를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의 여운이 남은 가운데 월드스타까지 직접 볼 수 있으니 관심이 쏠리지 않을 수가 없다.

러시아에서 세계를 놀라게 하고 토레스와 이니에스타의 영입으로 세계로부터 주목받고 있는 일본 축구. 명실상부 ‘아시아의 맹주’가 된 일본과 한국의 차이가 점점 멀어지는 것만 같아 복잡한 심정이다.

피치커뮤니케이션 대표(번역:이하나)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