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한용덕 감독과 장종훈 코치의 그라운드 토크
한화 한용덕 감독이 6일 잠실 LG전에 앞서 장종훈 타격코치와 이야기 나누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2018 KBO리그가 12일 경기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KBO리그로 돌아온 굵직한 유턴파를 포함해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유니폼을 바꿔 입은 이적생들의 희비도 엇갈렸다.

◇ 가장 극적인 변화는 사령탑

제 아무리 뛰어난 기량을 가졌더라도 팀 성적이 저조하면 빛을 잃는 법이다. 야구는 개인전이면서 팀 스포츠라 독야청청으로는 높은 평가를 받기 힘들다. 이런 의미에서 가장 큰 ‘이적생 효과’를 누린 팀은 한화와 LG다. 한화는 지난해까지 두산 수석코치로 ‘왕조’의 기틀을 다진 한용덕 감독을 신임 사령탑에 앉혔다. 롯데에서 남모를 설움을 받은 장종훈 코치도 수석코치로 영입했고 해설위원으로 잠시 외도를 떠났던 송진우 코치까지 데려와 이른바 ‘레전드 코칭스태프’를 완성했다. 한 감독과 함께 두산에서 화수분 야구를 이끈 이글스 출신 코칭스태프도 대거 합류해 전혀 다른 팀으로 탈바꿈했다. 떨어질 듯 버텨내기를 반복하면서 대전발 ‘마리한화 열풍’을 넘어 2008년 이후 11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정조준하고 있다.

[포토]홈런타자 김현수 반기는 박용택
LG 김현수가 27일 잠실 KT전 1-0으로 앞선 5회 타석에서 투런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사령탑 변화가 몰고온 새바람은 LG도 톡톡히 맛보고 있다. 삼성을 사상 최초로 4연속시즌 통합챔피언으로 이끈 류중일 감독을 영입해 뼈대부터 다시 쌓는 작업을 하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연승 연패를 반복하며 안정감을 잃은 듯 했지만 승률 5할을 훌쩍 웃도는 성적으로 가을잔치 기대감을 높이는 중이다. 류 감독이 팀 전체를 지휘한다면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핀 스트라이프를 입은 김현수(30)는 그라운드 안에서 새로운 LG를 보여주고 있다. 명불허전으로 불리는 남다른 타격능력에 외야와 1루를 오가면서도 4번타자로 중심을 지키는 리더십까지 발휘해 LG 팬의 사랑을 독차지 하고 있다.

[포토]박병호, 1타점 적시타!
넥센 박병호가 10일 대전 한화전 0-0으로 맞선 3회 2사 1,3루 타석에서 1타점 적시타를 때려내고 있다.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강호에 날개를 달아주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리그 최강팀으로 군림하고 있는 두산도 이적생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까지 롯데에서 뛰던 조쉬 린드블럼을 영입해 KT로 떠난 더스틴 니퍼트의 빈자리를 확실히 채우고 있다. 장원준과 유희관 등 기존 선발진이 주춤하지만 린드블럼이 이끄는 외국인 선발진은 오히려 더 견고한 성을 쌓았다. 메이저리그 도전을 중단하고 친정으로 돌아온 박병호도 신흥 강호 넥센을 제 궤도로 올려 놓았다. 지난 11일 현재 19홈런으로 이름값에 비해 다소 아쉬운 홈런 페이스를 보이고 있지만 김하성, 김민성, 마이클 초이스 등 ‘4번타자 뒤에 4번타자 뒤에 4번타자’ 같은 타선을 완성한 공로는 부정할 수 없다. 박병호가 라커룸 리더로 든든히 자리를 잡아주니 상대적으로 약해보이던 마운드도 야수들을 믿고 씩씩하게 자기 공을 던질 수 있다. 신흥 강호로 떠오른 두산과 넥센은 이적생들이 날개를 단 셈이다.

[포토]강민호
롯데 강민호.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 요란했지만 아쉬운 결과

지난 스토브리그 최대 뉴스는 대형 FA 최대어로 꼽힌 강민호와 민병헌의 이적이었다. 강민호가 롯데를 떠나 삼성에 둥지를 틀자 민병헌이 잠실에서 사직으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재도약을 선언한 삼성이나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서 아쉬움을 만회하기 위한 롯데의 행보에 눈길이 모이는게 당연했다. 특히 롯데는 채태인을 사인 앤드 트레이드에 웃돈까지 주고 영입했고 2차 드래프트에서 이병규와 고효준 등을 데려와 알차게 전력 보강을 했다. 하지만 두 팀 모두 기대를 밑도는 성적으로 중하위권에서 외로운 싸움을 펼치고 있다. 강민호와 민병헌도 3할을 밑도는 타격으로 이적 첫 해 전반기에는 그다지 강인한 인상을 심어주지 못했다. 탈꼴찌를 선언하며 유턴파 황재균과 두산에서 방출된 니퍼트를 데려온 KT도 이렇다 할 효과를 보지 못한채 전반기를 마감했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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