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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의 음바페가 벨기에 스로인 기회에서 볼을 빼앗아 드리블하는 추태를 펼치고 있다. 중계화면 캡처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지구촌 축구팬들의 눈을 의심하게 하는 일이 벌어졌다.

2018 러시아 월드컵 준결승 프랑스-벨기에전이 막바지로 치닫던 후반 추가시간 나온 프랑스 공격수 킬리앙 음바페의 드리블은 축구란 종목에 먹칠을 하는 행동이었다. 프랑스가 1-0으로 앞서면서 결승행을 눈 앞에 둔 순간 음바페가 소유하던 볼이 터치라인 밖으로 나갔고 벨기에에 스로인 기회가 주어졌다. 공을 잡은 이는 음바페였다. 상대편에 공을 주려는 행동 같았다. 여기까지는 의례적인 시간끌기로 봐줄 만했다. 이후부터가 문제였다. 음바페는 공을 그라운드에 내려놓더니 벨기에 페널티지역 쪽으로 10여m 가량 드리블을 하기 시작했다. 1분 1초가 급한 상황에 음바페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을 본 벨기에 선수들은 몸이 굳을 수밖에 없었다. 몇 초를 관찰하다가 참지 못한 벨기에 선수들이 그를 넘어뜨리며 행동이 잘못됐음을 지적했다. 주심이 음바페에게 할 수 있는 것은 옐로카드 한 장을 제시하는 것 뿐이었다.

음바페는 1998년 12월에 태어났다. 아직 19살이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와 16강전에서 폭발적인 스피드로 두 골을 넣어 리오넬 메시와 에이스 대결에서 완승하더니 이후 우루과이와 8강전, 벨기에와 준결승에서도 적진을 휘젓고 다니는 플레이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새 축구 황제의 등극을 보는 듯 했다.

그러나 벨기에전에서 드러난 수 차례의 몰상식한 시간 끌기는 음바페의 재능과 기술을 떠나 인성과 기본이 덜 갖춰졌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었다. 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선수는 결코 박수를 받을 수 없다. 음바페는 공교롭게 브라질의 간판 골잡이 네이마르와 같은 프랑스 파리생제르맹(PSG) 소속이다. 네이마르가 이번 대회에서 과도한 액션 등 시간 끌기로 거센 비난을 받은 것을 모를 리가 없다. 음바페의 철 없는 행동은 절정을 향해 치닫던 러시아 월드컵의 뜨거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세계 곳곳에서 그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 프랑스 전 국가대표로 이번 대회 해설자를 하고 있는 파트리스 에브라는 “음바페가 네이마르에게 영향을 받은 것 같다. 조심해야 한다. 데샹 감독은 그런 걸 좋아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SNS엔 “음바페의 플레이는 축구가 아니다”, “네이마르가 한 명 더 있다”는 식의 조롱이 쏟아졌다. 상대팀인 벨기에의 에이스 에당 아자르는 “프랑스처럼 이기는 것보다 벨기에처럼 지는 것이 낫다”고 비꼬았다.

음바페는 이번 대회 각종 개인상 후보에 올라 있다. MVP 1~3위에 주는 골든볼, 실버볼, 브론즈볼 가운데 하나와 어린 선수에게 주는 영플레이어상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축구란 위대한 스포츠에 먹칠을 하는 선수가 상을 받을 자격이 있을까. 음바페가 개인상을 받는 날, 축구는 지구촌 팬들에게 큰 실례를 범하게 될 것이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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