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나인사진1

[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 랩으로는 누구와 붙어도 안 밀릴 거 같다. 즐기는 모습을 보이겠다.”

지난해 엠넷 ‘쇼미더머니6’(쇼미6)에서 두각을 나타낸 래퍼 블랙나인이 오는 9월 방영 예정인 시즌7(쇼미더머니트리플세븐, 이하 쇼미7) 출전을 선언했다. 지난해 3차예선에서 강력한 우승후보인 보이비를 떨어뜨리는 등 파란을 일으켰던 그는 1년 만에 성장한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블랙나인은 지난달 3곡이 담긴 싱글 앨범 ‘브레이크 잇 다운(Break it Down)’을 발표하고 활동 중이다. 타이거JK가 이끄는 필굿뮤직에 합류한 후 처음으로 발표하는 앨범으로, 그가 삶과 음악을 대하는 자세를 진심으로 풀어낸 음악이다.

다음은 인터뷰 전문.

-지난해 ‘쇼미6’를 통해 인지도를 높였다. 1년이 지나 돌아보면 어떤 시간이었나.

재밌는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다. 쇼미6에 출연할 때는 ‘너무 말도 안되는 일정이다. 힘들다’고 생각했는데 끝난 뒤 1주일이 지날 무렵에 ‘계속 하고 싶다’ 싶더라. 성장을 많이 했다. 내가 사교성도 없고 누군가에게 다가가지도 못하는데 참가자들과 촬영 기간 내내 붙어있으니 친해질 수 밖에 없더라. 그 과정이 재밌었고, 정말 배운 것도 많다.

-‘쇼미6’ 출연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회사(필굿뮤직)가 생긴 것이다. 이전엔 크루에 속해있지도 않았다. 혼자 했었다.

-소위 말하는 ‘쇼미 출연 효과’는 얼마나 가던가.

개코 형이 어떤 랩에서 길어야 3개월이라고 했는데, 맞는 말이었다. 쇼미 이전 시즌 때는 왜 래퍼들이 쇼미 출연 인지도가 있을 때 빨리 활동을 안하는지 궁금했었다. 그런데 내가 해보니 앨범을 내고 싶다고 낼 수 있는 게 아니었다. 그걸 배우는 과정을 거쳤다. 쇼미6 이후 내 행보가 아쉽다. 그래서 힘들었다.

-소속사 대표인 타이거JK에게 1년 동안 배운 점은.

이전에 혼자 음악을 할 땐 음악에 담기는 날것의 느낌과 거친 가사를 굳이 거르지 않았다. 타이거 JK 형이 그걸 콘트롤해줬다. 음악을 발표하는 것은 혼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걸 깨우치는 과정이었다. 타이거JK 형이 없었다면 분명 내가 발표하는 노래의 거친 가사가 어떤 문제나 논란을 일으켰을 것이다.

타이거JK는 한국에서 절대 성공할 수 없는 음악으로 성공한 사람이다. 여전히 타이거JK가 하는 음악은 비주류이지만 사람들이 좋게 들을 수 있게, 열광할 수 있게. 받아들이게, 전율을 느끼게 만든다. 어찌 보면 내가 갈 길은 형이 걸어온 길과 닮았다.

형이 최근 만든 노래들을 봐도, 분명 대중적이지 않을 수 있지만 어떻게든 사람들에게 다가가게 만드는 포인트를 찾는 관록이 돋보인다.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멋있다. 한 곡을 만들 때 녹음을 100번 넘게 한다. 많이 배우고 있다.

-옆에서 본 윤미래는 어떤가.

한마디로 ‘사기’다. 하드웨어가 일단 말도 안된다. 똑같은 랩을 해도 누나의 발성을 거치면 다르게 들린다. 표현이 안되는 사람이다. 회사에서 매일 보니 편한 누나처럼 느껴지는데 녹음실에 들어가면 달라진다. 누나가 랩메이킹 하는 걸 봤는데 그냥 그 자리에서 후다닥 쓴 가사가 내가 며칠 고민한 것보다 훨씬 좋더라. 누나 노래를 듣다가 소름이 돋은 적도 있다.

-곧 방영될 ‘쇼미7’ 출연을 선언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것 같다.

아직 보여줄게 많다. 그리고 나는 음원을 들려주기 보다는 무대를 보여줘야 어필할 수 있는 사람이다. 지난해 무대를 제대로 못 보여준 게 아쉬웠다. 더 보여줄 게 남았는데 떨어졌었다. 지난해 ‘쇼미6’에서 느낀 건 랩으로는 누구와 붙어도 안 밀릴 거 같다는 점이었다.

그러나 랩만 잘한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니 다른 요소도 고민을 해야 한다. ‘쇼미6’ 때, 나는 겁이 많아서 랩만 했다. 랩은 랩이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이고 싶다.

-‘쇼미7’ 출연 이후 계획은.

달라지는 게 있을까. 쇼미6 이후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내겐 꼭 필요했던 시간이었다. 내 음악 인생을 되돌아봤을 때 중요한 시간으로 남을 것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시행착오도 겪었고, 생각의 정리도 끝났다. 쇼미7 이후엔 제발 그만 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많은 곡을 발표할 것이다. 내 다작 경쟁자는 박재범과 슈퍼비다.

내 핵심을 지키면서도 잘 팔리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 이게 시행착오를 겪으며 정리한 생각을 한 문장으로 옮긴 것이다.

monami153@sportsseoul.com

사진 | 필굿뮤직 제공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