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인터뷰]'사자' 스태프들이 전하는 촬영 중단의 전말
    • 입력2018-07-10 17:00
    • 수정2018-07-10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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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드라마 ‘사자’가 무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스태프들이 촬영 중단 사태에 대해 밝혔다.

‘사자’는 어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던 한 남자가 자신과 똑같은 얼굴의 이들을 만나면서 더 큰 음모에 휘말리는 판타지 로맨스 추리 드라마로 배우 박해진을 비롯해 나나, 곽시양, 이기우 등이 출연을 결정했다. 특히 박해진의 1인 4역 연기와 ‘별에서 온 그대’ 장태유 PD의 국내 복귀작으로 제작 단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하지만 하반기 방송을 목표로 사전제작되는 작품으로 알려졌던 ‘사자’는 지난 5월 10일 이후 촬영이 중단되며 위기에 처했다.

익명을 요청한 ‘사자’의 스태프들은 촬영 중단 사태의 이유로 제작사 빅토리콘텐츠의 임금 미지급, 무리한 요구, 불합리한 처우 등을 꼽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한 팀에 국한된 것인 아닌 다양한 파트의 스태프들이 ‘사자’ 촬영 현장에 대해 설명했다.

한 스태프는 ‘사자’의 촬영 상황에 대해 “현재 4회 정도까지 촬영했다. 제작사가 변경되며 지난 5월 10일 촬영이 중단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촬영 중단의 배경으로 충분한 설명 없이 스태프들의 임금 미지급이 이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또 다른 스태프는 “파트마다 다르지만 한 예를 들자면 1월 임금이 2월 말일에 입금되는 것인데 1, 2월 임금이 4월 2일에 입금되고 3월 임금이 5월 2일에 입금되는 경우도 있었다. 4, 5월 임금은 현재까지 받지 못했다. 미지급이 계속되니 일부 스태프들이 떠나기도 했다. 촬영팀이 떠나자 장태유 감독이 자신의 법인 회사를 통해 먼저 임금을 지급한 뒤 제작사에서 받겠다는 계약을 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스태프들의 근무 특성 상 월급 혹은 촬영 횟수에 따라 임금을 받는 경우로 나눠진다. 이들은 가장 큰 문제로 불합리한 임금 지급을 꼽기도 했다. 촬영 파트의 한 스태프는 “월급으로 계약을 했는데 원치 않게 촬영 일수가 적을 때는 그 만큼만 급여를 주더라. 계약과 다른 사항에 물었더니 ‘무노동 무임금’의 논리라더라”고 답답함을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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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주연배우 박해진(왼쪽), 나나. 사진 | 빅토리콘텐츠 제공
스태프 뿐 아니라 보조 출연자들 역시 임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했다. 한 스태프는 “보조 출연자들도 1월부터 5월까지 출연료를 받지 못했고 5월 10일에야 1~3월 출연료를 받았다. 가장 촬영을 많이 했던 4월 출연료는 받지도 못했다”며 “촬영이 없다면 미리 공지를 주고 이에 따라서 다른 일을 계획하거나 할텐데 제작사는 거의 임박해서 공지를 하니 다른 일을 하지 못하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고 전했다.

스태프들은 “하나를 선택하면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지만 사람이라면 장기적인 지출 계획이 있지 않나. 하지만 지급이 되지 않으니 생활이 힘들었다. 자세한 설명도 없으니 후속 작품에 들어가지도 못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가족의 가장인 한 스태프는 이로 인해 공황장애를 앓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스태프들에게는 생계와 이어지는 ‘사자’였지만 계약서 작성도 제대로 되지 못했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스태프는 “계약서를 제대로 써주지 않았다. 임금이 밀리고 있던 상태에서 계속 해야 하나 팀끼리 상의하기도 했다. 제작 측에서 조금만 기다려 달라 요청했고 계약서를 완성해 회사 직인까지 찍어 달라고 요구했다. 나중에야 제작사 임원들이 온다며 급하게 계약서를 작성했다. 결국 미지급과 약속 불이행으로 보조 스태프들이 떠나기도 했다”고 말했다.

스태프들은 다른 드라마에서도 이와 같은 상황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전혀 없다”고 입을 모았다. 20년 이상의 베테랑 경력 스태프들도 “기가 막힌다”고 덧붙였다. 현장 분위기에 대해서도 “좋은 편이었다. 장태유 감독 역시 국내 복귀작인데 배우들과 스태프들에게 미안해한다”며 “제작사와 스태프 간의 의견 차가 있을 수 있지만 어느 정도의 조율이라는 것이 있지 않나. 하지만 ‘사자’의 경우는 제작사의 일방적인 통보로 인해 촬영이 진행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임금 미지급 외 예산 문제도 있었다. 장태유 감독을 비롯한 스태프들이 예산을 줄이기 위해 회의를 했지만 제작사 측에서는 더욱 낮은 예산을 불러 드라마에 퀄리티를 낮췄다고 전했다. 촬영 관련 스태프는 “비가 오는 신에서 살수차가 필요한데 부르지 말라고 했다. 결국 감독님의 사비로 해결했다. 다른 장비의 렌탈료 역시 턱없이 적은 예산을 넘는다면 사비를 보태라 하더라. 제작사가 제작비를 아끼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 정도를 넘는, 처음 보는 케이스다”고 전했다.

한류스타와 스타 PD의 작품으로 기대작으로 꼽힌 ‘사자’에서 왜 이런 자금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것일까. 스태프들은 “편성 문제가 큰 것 같다”며 “편성 이후 투자도 받아야 하는데 그게 쉽게 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스태프들에게 상황 설명이나 이에 대한 사과를 했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답했다.

제작사에 대한 불만과 속상함을 토로했지만 스태프들은 ‘사자’에 대한 애정을 전하며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작품을 지키고 싶었다. 힘들게 촬영했는데 아쉽고 아까웠다. 장태유 감독은 국내 복귀작인데 배우들과 스태프에게 미안해했다”고 전했다.

스태프들은 제작사에 대한 일침을 전하기도 했다. 이들은 “이런 사태가 있다면 왜 스태프들이 나갈까 생각해보고 미안해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돈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제작사와의 골이 너무 깊다. 스태프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돈을 넘어 생업을 걸고 촬영에 임했는데 시간도 경력도 모두 날아갔다”고 말했다.


true@sportsseoul.com

사진 | 마운틴무브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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