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고은 (1)

[스포츠서울 조성경기자] 배우 김고은이 ‘도깨비’ 이후 오랜만에 충무로 블루칩다운 에너지를 발산했다.

영화 ‘변산’(이준익 감독)에서 평범하지만 차근차근 자신의 꿈과 사랑을 이룬 선미 역으로 ‘도깨비’의 지은탁과는 또 다른 사랑스러움으로 관객들을 찾아왔다. 영화에서 선미는 중심을 잡지 못하고 헤매는 학수(박정민 분)를 혼내기도 하고 메시지는 주는 역할을 했다.

또, 극중 어린 시절 친구였던 사이가 잘 표현된 건 박정민과의 호흡이었기 때문이었다. 박정민과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선후배로, 이번 영화 전부터도 절친했던 사이여서 김고은에게 의미가 더욱 남달랐을 수 있다. 김고은은 “같은 수업을 들은 적은 없지만, 한 학번 차이라 교류가 많아 친했고, 서로 고민하는 지점이나 생각하는게 비슷했던 것도 많아서 친했다”고 박정민을 이야기하면서 “이번에 같이 영화를 하고 나니 뭐라도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졌다”며 활짝 웃었다.

친한만큼 오글거리는 멜로는 어렵지 않을까 싶지만 “엄청 친한 사람하고 작품을 같이 해본적이 한번도 없어서 그런 걱정도 있었다. 그런데 이번에 해보니 작품을 함께 하기 위해 친해지는 과정을 생략해도 되는 편함이 있더라. 그게 너무 도움이 되더라. 서로 굳이 어떤 표현을 하지 않아도 저사람이 어떤 상태일 것 같다는 걸 알겠고, 서로 주고받는 호흡도 너무 좋았다. 한마디로 시너지가 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번에 정민 선배가 짊어져야하는게 굉장히 컸다. 정민 선배는 모든 (촬영)회차에 나와야했다면 저는 절반정도였다. 게다가 랩 가사도 써야하고 여러가지로 소화해야하는 게 많았던 상태라 제가 정민선배에게 먼저 무슨 이야기를 꺼내진 않았다. 선배가 뭔가 나에게 얘기를 꺼내기 전까진 내가 파트너랍시고 ‘이거 어때’ 하는건 없엇다. 그러지 않는게 부담을 덜어주는거라 생각했다”고 박정민과의 호흡을 이야기했다.

김고은은 이준익 감독에 대한 감탄도 빼놓지 않았다. “너무 멋진 어른인것 같다. 선배들이 이준익 감독님이랑 일하고 나면 너무 행복했다고, 거의 모든 순간이 행복했다고들 말씀하신다. 그래서 그게 참 궁금했다. 나도 매작품 즐겁고 행복하게 촬영하지만, 예민한 순간들도 있다. 그래서 어떻게 매순간 행복할수 있지 궁금했다. 그런데 그게 무슨말인지 알게 됐다. 그게 감독님이 가지고 있는 힘인것 같다. ‘변산’에서도 분명히 예민할 수 있는 상황은 있었다. 그럴때 난 감독님을 안 겪어봤으니까 ‘감독님이 화나시면 어떡하지’ 했는데 그런 찰나 감독님이 ‘우하하하’ 웃는다. ‘다 내잘못이야, 내잘못이야’ 하며 넘어갔다. 누가 실수 했는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웃음으로 승화한다. 현장에서 가장 큰 어른이 그렇게 해주시니까 웃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

그래서 그렇게 절친한 동료배우, 그리고 멋진 감독과 찍은 ‘변산’은 김고은에게 그자체로 힐링이 될 수 있었다. 개운하다는 말을 극중 전라도 사투리로 “개완하다”고 말하기도 김고은은 “‘변산’을 한 것 자체가 나를 개완하게 했다. 진짜 말한 것 이상으로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앞으로 배우생활을 하는데 있어서 아주 큰 에너지와 원동력을 받은 것 같은 느낌”이라고 밝혔다.

조성경기자 ch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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