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박준범 인턴기자]데뷔 30주년. 활동이 뜸할 법도 하지만 배우 김성령(51)은 더욱 왕성한 활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욱이 데뷔 30주년을 맞은 올해 방송, 영화, 드라마 할 것 없이 다방면에서 대중과 마주하며 그 의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 출신인 김성령은 올해 미스코리아 선발 30주년을 맞아 지난 4일 열린 2018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심사위원장을 맡는 영예를 안았다. 미스코리아 출신이 본선대회 심사위원장을 맡은 건 역사상 최초다. 그는 '2018년 미스코리아 후보자들이 뽑은 역대 가장 닮고 싶은 미스코리아 선배' 1위에 뽑히는 겹경사도 누렸다.


30년 만에 심사위원장 자격으로 대회장를 찾은 김성령은 "미스코리아는 제 인생에 있어서 제2의 탄생이라고 말할 수 있는 뿌리 같은 존재라고 생각한다"면서 "지금은 배우로서 활동하고 있지만 여전히 제 뿌리는 미스코리아라고 생각하고 미스코리아는 모든 여성들의 도전이자 로망이자 꿈"라며 품격 넘치는 소감을 전했다.


이어 "앞으로 미스코리아 대회가 영원히 계속되어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이 시간 이후에 어느 자리에서도 아름답고 선한 영향력으로 여성의 파워를 멋지고 자유롭게 펼쳐나가길 당부드린다"고 후배들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1988년 미스코리아 진으로 혜성 같이 등장한 김성령은 그 해 KBS2 연예정보 프로그램 '연예가중계' MC를 맡으며 연예계에 발을 들였다. 이어 1991년에는 강우석 감독에 눈에 띄어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에 출연하며 본격적인 연기활동을 시작했다. 이 작품을 통해 대종상 신인여우상과 백상예술대상 영화부문 신인연기상을 수상하며, 연기력을 인정받는 동시에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공백기도 있었다. 1996년 사업가 이기수 씨와 결혼하며 2년간 작품활동을 쉬었다. 그는 1998년 KBS1 드라마 '왕과 비'에서 폐비 윤씨 역으로 다시 안방극장을 찾았다. 채시라, 정태우 등 당시 내로라하는 배우들과 호흡을 맞췄고, 이 작품은 최고 시청률 44.3%를 기록하며 인기를 구가했다.


결혼과 출산. 쉬어갈 만도 했지만 그는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주·조연을 가리지 않는 연기 열정을 불태웠고, 91년 이후 55건의 필모그래피를 남길 정도로 꾸준히 연기 활동을 이어왔다. 드라마 '대왕 세종', '무인시대' 등 시대극은 물론이고 '추적자', '야왕', '상속자들' 등 현대극에서도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며 연기 스펙트럼을 넓혔다.


특히, 2016년 방송된 SBS '미세스 캅2'에서는 워킹맘이자 흉악 범죄 사건 등을 해결해 가는 강인한 형사 고윤정 역을 맡아 대책없는 아줌마와 사명감 넘치는 경찰의 모습을 넘나들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 작품을 통해 김성령은 'SAF 연기대상' 10대 스타상을 수상하며 세대를 뛰어넘는 인기와 사랑을 실감케했다.


또 지난 5월 개봉한 영화 '독전'에서 마약조직의 후견인인 오연옥으로 분해 극 초반 짧은 등장에도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신스틸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독전'은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중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한 데 이어 500만 관객을 돌파하며 범죄 장르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여기에 현재 방영 중인 KBS2 월화드라마 '너도 인간이니'에서 천재 과학자 오로라 역으로 분해 안방극장도 사로잡고 있다.


50대인데도 여전한 미모와 몸매를 유지하며 자기관리의 표본인 동시에 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아이콘으로도 등극했다. 지난달 26일 공개된 패션 매거진 '보그'와 함께한 데뷔 30주년 기념 화보에서는 20대 같은 몸매와 몽환적인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타이틀에도 김성령은 안주하지 않았다. 그가 30년이라는 세월 속에서도 많은 사람들에게 많은 사랑받을 수 있었던 건 꾸준함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덕분에 그의 필모그래피는 켜켜이 쌓였고, 풍부함에 깊이까지 더해졌다. 50대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광폭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김성령. 앞으로 그의 필모그래피 빈칸에는 또 어떤 내용이 채워질지 기대된다.


beom2@sportsseoul.com


사진 l 스포츠서울 DB, MBC every1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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