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게은기자] 최근 패션계에는 폴리염화비닐 소재인 PVC가 가미된 제품이 핫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재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비닐로 이뤄져 속이 훤히 보인다는 것이 큰 특징. 그동안 시스루가 의류에만 몸을 담았다면 이젠 잡화에도 그 영역을 넓힌 셈이다.


여러 명품 브랜드에서도 PVC로 만든 의류, 잡화가 속속 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더욱 사로잡고 있다. 주요 2018 S/S 컬렉션 런웨이에서도 PVC 아이템들이 종종 등장해 패션 리더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다. 실제로 최근 한 명품 브랜드의 PVC 백은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완판되며 품귀 현상을 빚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아무리 명품이지만, 고가의 재질이 아닌 PVC를 너무 높은 가격으로 책정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내고 있다. 신선함과 논란 사이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PVC다.


PVC의 인기 요인은 실용성이 우수하고 가볍다는 것과 내용물이 비침으로써 자신만의 핫 아이템을 노출시켜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점, 그리고 포인트 아이템으로도 빛을 발하고 물에 강하다는 것이다. 이처럼 '잇템'으로 급부상한 PVC이지만 과거에는 그러지 못했다.



우리나라에서 PVC 의상을 대중에게 처음 작정하고 선보인 셀럽은 가수 박진영이다. 그는 지난 1994년 1집 '블루 시티(Blue City)' 타이틀곡 '날 떠나지 마' 무대 의상으로 비닐 옷을 입고 등장했다. 이 모습은 파격적이라는 인상을 심었고 20년도 더 훌쩍 지난 최근까지도 개그 소재로 쓰였다. 박진영의 흑역사라고 칭하는 이들도 있었다.


그는 여러 차례 방송을 통해 "당시 비닐 무대 의상을 입은 후, 방송 정지를 당해 한동안 TV에 출연하지 못했다"는 후일담을 들려주기도 했다. 이처럼 찬밥 취급 당했던 PVC가 2018년 현재는 트렌드를 견인하고 있으니 박진영은 엄청난 선구안을 지닌 스타였다. 옷부터 모자, 가방, 구두까지 점령하며 180도 다른 대접을 받기 시작한 PVC의 다채로운 면모를 알아봤다.



◇ PVC 가방·모자, 포인트 아이템으로 화룡점정


연예인들의 공항 패션은 언젠가부터 패션 트렌드를 파악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최근 가수 겸 배우 설리와 서현이 PVC 아이템을 들고 공항에 등장해 이목을 끌었다. PVC가 대세라는 점이 드러나는 대목.


설리는 전체가 투명한 가방으로, 서현은 일부가 투명한 가방으로 포인트를 살렸다. 모델 아이린은 형형색색의 가방을 선택해 스타일리시한 느낌을 줬다. 투명하기만 한 PVC 가방이 부담스럽다면 아이린처럼 색이 담긴 PVC 가방을 고르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또 한 가지. 소지품을 바꾸는 것으로 분위기 반전을 안길 수 있다는 것도 유용한 코디 팁이다.


PVC모자는 곧 다가오는 바캉스 아이템으로 급부상 중이다. 투명한 만큼 시원하고 가벼운 무드를 뽐낼 수 있고, 어떤 스타일과 코디해도 조화를 이룬다.


◇ '유리구두'의 현대판, PVC 구두


PVC 구두는 할리우드 스타 리한나, 카일리 제너 등이 공식 석상에 신고 나오면서 더욱 주목받았다. 발이 훤히 노출되기에 다소 파격적인 느낌을 안기면서도 신비한 매력을 선사한다. 생김새가 유리구두와 비슷해 유리구두의 21세기 버전이라고 불리기도 한다.


한 가지 단점은 전체가 PVC로 둘러싸인 구두는 통풍이 힘들 수 있다는 것. 일부만 PVC로 구성되거나 다른 소재가 더해진 구두를 고르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발이 보이는 것이 부담스럽다면 데코레이션이 들어간 구두로 눈을 돌려보는 것도 좋다. 디자인은 천차만별이니 과하지 않는 선으로 신고 다닌다면 데일리 슈즈로 손색없다.


◇ PVC 옷, '파격'과 '뜻밖의 조화' 사이


PVC 옷은 언뜻 보면 우비의 아류 같기도 하고 난해해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아우터, 청바지, 스커트, 케이프(소매가 없는 망토식의 겉옷) 등 종류를 가리지 않고 활용되고 있는 PVC는 어느 곳에서 얼마큼의 지분을 차지하고 있어도 뜻밖의 조화를 이뤄낸다.


어떤 패턴이 들어갔는지, 또한 투명도와 장식의 여부 등에 따라 천차만별 분위기를 자아낼 수 있다. 적절하게 빛을 내는 광택은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코디에 신선한 무드도 선사한다. 설령 길이가 길어도 투명하기 때문에 시원해 보일 수 있으니 경쾌함도 살릴 수 있다.


eun5468@sportsseoul.com


사진ㅣ샤넬-발망 공식 SNS, 마리끌레르-탑샵-시슬리-에스티로더 제공, JYP엔터테인먼트 제공, 카일리 제너-킴 카다시안-아이린 SNS, 온라인 커뮤니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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