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VAR 비디오 판독 요청하는 주심!
한국과 스웨덴의 축구대표팀이 18일 오후(현지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예선을 치른 가운데, 0-0으로 맞선 후반 주심이 비디오판독을 수용하고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러시아)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개선의 여지는 없는 것일까.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처음 도입된 비디오 판독(VAR) 관련 논란이 조별 리그 시작부터 끊임없이 흘러나오고 있다. VAR 판정으로 승부가 갈리는 경기가 속출하는 가운데 경기가 끝난 뒤 감독과 선수들이 VAR을 성토하는 상황이 빈번하게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분명 어떤 방식으로든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정작 대회를 주관하는 국제축구연맹(FIFA)은 요지부동이다.

VAR은 경기 중 나올 수 있는 오심을 바로잡고 더욱 공정한 판정을 내리기 위해 도입한 제도다. 하지만 지금까지는 VAR 도입으로 인한 긍정적 효과 보다는 오히려 부정적인 측면이 더 부각되고 있다. VAR 판정과 관련해 가장 많이 나오는 말은 “일관성이 없다”는 것이다. VAR 판정은 오로지 주심의 판단으로 적용될 수 있는데 명확한 적용 기준없이 판단을 내리다보니 양 팀을 모두 납득시키지 못하는 애매모호한 판정이 이어지고 있다. 적용 권한이 주심에게만 있다는 점도 애매한 판정이 나오는 요인으로 지적받고 있다. VAR 판정이 나온 경기 이후 많은 뒷 얘기가 나오는 것도 이러한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외신과 축구계 유명 인사들도 하나같이 VAR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며 연일 비판의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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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대한축구협회

16강 상대를 결정짓는 중요한 경기에서도 VAR은 논란의 중심에 섰다. 26일(한국시간) 새벽 열린 B조 3차전 2경기는 VAR 판정으로 인해 조 1, 2위가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잇따르고 있다. 모로코에게 1-2로 뒤지고 있던 스페인은 후반 45분 이아고 아스파스의 골이 VAR을 통해 득점으로 인정되면서 극적인 2-2 극적인 무승부를 거뒀다.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지만 VAR을 통해 오프사이드 판정이 번복됐다. 모로코 입장에서는 스페인에게는 이득이 되는 VAR을 자신들이 유리한 상황에 활용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만이 컸다. 스페인의 수비수 헤라드르 피케는 전반과 후반 1차례씩 핸들링 파울을 범했지만 휘슬이 울리지 않았다. 모로코 입장에서는 득점으로 연결할 수 있는 좋은 찬스였지만 심판은 반칙은 물론 VAR조차 선언하지 않았다.

모로코 노르딘 암라바트는 경기 종료 직후 방송 카메라에 대고 ‘헛소리’라고 소리치면서, VAR을 상징하는 손가락으로 사각형을 그리는 행동을 취했다. 모로코 주장 음바크 부수파는 경기 직후 인터뷰를 통해 작심한 듯 심판의 VAR 활용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그는 “심판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를 해야하나”라고 입을 연 뒤 “내 생각에는 정말 최악의 판정을 내렸다. 스페인의 피케는 명백하게 핸드볼 반칙을 범했지만 심판은 VAR을 선언하지 않았다. 누구든지 그 상황을 볼 수 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미드필더 나빌 디라르도 “정말 실망스럽다. 이아고 아스파스의 득점은 정당했다. 하지만 피케의 핸드볼 파울을 선언하지 않은 것은 잘못됐다. 피케는 경고를 받아어야했다”고 VAR에 대한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포르투갈-이란전도 1-0으로 리드하고 있던 포르투갈이 후반 막판 VAR 판정으로 이란에 페널티 킥을 내주면서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하지만 이 판정을 두고도 선수와 감독의 불만이 나왔고 VAR 판정의 공정성 논란은 더욱 심화됐다. 만약 16강전부터 시작되는 단판 토너먼트에서도 VAR 판정 논란과 불신이 이어진다면 월드컵 자체의 위상에도 금이 갈 수 있다.

진짜 문제는 계속된 논란에도 꿈쩍 않고 지켜만 보고 있는 FIFA의 태도다. FIFA가 VAR 관련 공식 입장을 내놓은 것은 지금까지 딱 한 번이다. FIFA는 최근 “VAR 평가 기준과 이행에 만족한다. VAR이 전반적으로 축구계에서 긍정적으로 인정 받고 있다”고 자화자찬했다. 계속되는 논란을 외면한 무책임한 발언이다. 승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판정에 대한 불만이 지속된다는 것은 가벼운 문제가 아니다. 손을 놓고 있는 FIFA의 관망 속에 월드컵의 권위도 추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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