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여왕기축구, 김지윤의 슛!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가 경남 창녕 스포츠파크에서 개막했다. 개막 이틀째인 20일 초등부 경기에서 신하초와 대양초가 만났다. 신하초 김지윤이 슛을 시도하고 있다. 2018. 6. 20 창녕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창녕=스포츠서울 최민지기자] “진작 시킬 걸 그랬다.”

남들보다 시작은 늦었지만 열정이나 실력은 밀리지 않는다. 축구를 한 지 1년도 안 된 새내기들이 돋보인 경기 신하초의 이야기다.

제26회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이하 여왕기)가 경상남도 창녕군에서 성황리에 열리고 있다. 경기 신하초는 지난 19일 열린 개막전에서 전년도 우승팀 전남 광양중앙초를 2-1로 꺾고 첫승을 거뒀다. 대회 이튿날인 20일에는 상대적으로 어린 선수들이 많은 대전 대양초를 상대로 8-0 대승을 거두며 2연승을 달렸다.

흥미로운 점은 신하초에는 축구를 시작한지 1년 안팎밖에 안 되는 선수들이 많다는 점이다. 총 14명의 선수 중 수비수 이주아(12)가 4년으로 가장 오래됐고 수비수 김지윤, 박서현, 골키퍼 이선희(이상 12세) 모두 축구에 입문한지 5~6개월밖에 안 됐다. 팀의 에이스 공격수 남승은(12)도 축구를 한 지 이제 1년 반 정도 됐다. 신하초 장동진 감독은 “거의 1년에서 1년 안팎의 선수들이 많다. 합숙소 제도가 페지되면서 이천 지역에서만 선수 선발하다보니 선수 선발이 힘들어졌다. 그래도 뒤늦게 시작한 아이들이 잘 따라와 준다”고 이야기했다.

장 감독 말대로 이들은 짧은 기간임에도 금세 팀에 적응했고 이번 여왕기에서 기세도 좋다. 특히 이선희는 전날 광양중앙초와 경기에서 몇 차례 선방쇼도 선보였다. 운동을 좋아하는 어머니를 따라 킥복싱, 검도 등 다양한 운동을 경험한 효과가 축구를 하는 데도 도움이 되고 있다. 이선희의 어머니 김형순 씨는 “진작 시킬 걸 그랬다. (이)선희가 골키퍼 연습하는 걸 굉장히 좋아한다. 중학교 진학 후에도 계속 축구를 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좀 더 빨리 축구를 시키지 않아 아쉽다는 이야기는 다른 학부모들 사이에서도 오간다. 박서현의 어머니 양윤정 씨는 “일찍 축구계예 입문했더라면, 조기교육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라며 “아직 6개월밖에 안 돼서 본인은 중학교 진학 후 공부를 해야할지 축구를 계속 해야 할 지 많이 흔들리는데 엄마 입장에서는 축구 계속 했으면 한다. 남들이 안 하는 것을 했으면 좋겠다”고 솔직한 심정을 드러냈다. 이번 여왕기 역시 처음이지만 즐겁게 운동하며 자신감과 함께 많은 경험을 쌓았으면 좋겠다는 바람도 덧붙였다.

[포토]여왕기축구, 남승은
여왕기 전국여자축구대회가 경남 창녕 스포츠파크에서 개막했다. 개막 이틀째인 20일 초등부 경기에서 신하초와 대양초가 만났다. 신하초 남승은.. 2018. 6. 20 창녕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남승은의 경우 동생 남지은(10)과 함께 뛰고 있다. 팀 막내인 남지은은 “나도 축구가 좋아서 시작했다”라며 언니와 함께 뛰어서 좋은 점이 있냐는 질문에 고민하더니 “딱히 없는 것 같다”고 답하며 개구지게 웃었다. 아이들을 둘 씩이나 거친 그라운드를 누비는 모습을 지켜보는 부모님의 마음은 남다를 터, 승은, 지은 자매의 어머니 이주희 씨는 “둘 다 하고 싶다고 해서 시켰다. 승은이는 계속 시킬건데 지은이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둘이 함께 뛸 때면 특히 심장이 조마조마하다. 아무래도 지은이는 막내다 보니 더 그런 것 같다. 한 경기 한 경기 다 그렇다”라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따오기 1조에 속한 신하초는 이미 2경기 모두 승리하며 준결승 진출을 확정지은 상태다. 축구에 막 재미를 느끼기 시작한 아이들이 여왕기에서 유쾌한 시간과 함께 우승이라는 쾌거까지 이룰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julym@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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