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우와 정우영이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앞두고 인터뷰에 응하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선수들끼리 무너지지 말자고 했다.”

월드컵 데뷔의 기쁨보다는 팀을 구해내야 한다는 절박함이 더 켰다. 정우영과 이승우는 지난 18일 스웨덴전을 통해 성인 월드컵 첫 출전을 이뤘다. 둘 다 후반 교체투입을 통해 ‘꿈의 무대’ 그라운드를 밟았다. 교체로 들어간 뒤 경기력도 나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월드컵 데뷔에 만족할 수 없다. 스웨덴전이 어긋나면서 신태용호가 위태롭게 됐다. 둘 역시 위기의식을 느끼고 멕시코전에서 온 몸을 바쳐 뛰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둘은 20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을 앞두고 기자회견장에 올랐다. 정우영은 무너지지 않는 대표팀을 약속했다. 그는 “스웨덴전 결과는 선수들도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많은 준비를 했기 때문에 힘들어 했다”면서도 “여기서 무너지면 안 될 것 같다. 선수들끼리는 ‘여기서 절대 무너지지 말자’고 했다. 공은 둥글다. 우리가 어떤 마음가짐을 갖는가가 중요하다”며 선수단의 각오를 털어놓았다. 그는 “축구가 객관적으로 두 팀의 전력을 비교할 수 있겠으나, 우린 항상 객관적 평가 뒤집는 결과를 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상대 강점을 어떻게 막아야 할 지 생각해야 할 것 같다”며 멕시코의 상승세 차단에 집중할 생각을 전했다.

스웨덴전을 통해 이동국, 고종수, 김주성에 이어 한국 선수로는 4번째(실제론 두 번째) 최연소 월드컵 출전을 기록한 이승우는 “멕시코 선수들이 투지도 많고 힘이 있는 것 같다”면서도 “누가 뛰더라도 뛰는 남미 선수들에게 투지에서 지면 안 된다. 기싸움에서 지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공격진에서 세밀하게 플레이를 진행하면 멕시코를 이길 것으로 생각한다”고 다짐했다.

스웨덴은 4-4-2 한 가지 전술을 갖고 월드컵에 참가한 팀이다. 멕시코는 좀 더 어렵다. 전술도 많고, 선수들도 멀티플레이어가 많다. 정우영은 “그래서 우리에게 초점을 둬야 한다”고 했다. 정우영은 “멕시코는 3-4-3도 하고, 독일전에선 4-2-3-1도 했다. 어떻게 나올지 모른다. 멕시코를 연구하기 보단 스웨덴전에서 우리가 잘 했던 것과 안 됐던 것을 생각하고, 우리 방식대로 준비를 잘 해야할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멕시코전에 나서면 궂은 일, 팀이 원하는 플레이를 하고 싶다. 공격포인트 욕심은 없다”고 했다. 공격수 이승우도 마찬가지였다. 이승우는 “어려서부터 지금까지 월드컵을 봤지만 한국이 3승을 거둔 적이 있었나”라고 반문하며 “이제 1패밖에 하지 않았고 2경기가 남았다. 우리 사기는 전혀 떨어지지 않았다. 나 역시 멕시코전에 출전하면 득점이나 어시스트보다는 팀 승리를 우선에 두고 뛰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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