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조현우골키퍼,스웨덴전슈퍼세이브~!
조현우가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스웨덴 베리의 슛을 막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니즈니노브고로드=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결과는 아쉬웠으나 조현우의 선방은 빛났다. 한국 축구의 골키퍼 지형도를 바꿔놓은 90분이었다.

스웨덴전 선발 라인업이 발표됐을 때 가장 화제가 된 선수는 바로 골키퍼 조현우였다. 신태용 감독이 이날 선발에서 제외한 ‘월드컵 유경험자’ 8명 중 유일하게 김승규만 벤치로 앉히고 조현우를 집어넣었기 때문이다. 사실 조현우의 선발 가능성은 어느 정도 점쳐졌다. 지난 11일 오스트리아 그로딕에서 열린 세네갈과 비공개 A매치에서 그가 90분 풀타임을 소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월드컵 본선이라는 큰 무대 앞에서 조현우의 존재감은 작았던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신 감독과 김해운 골키퍼 코치의 선택은 조현우였고 그는 기대에 부응하듯 월드컵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

전반부터 그는 스웨덴의 장신 숲을 헤집으며 선방 퍼레이드를 펼쳤다. 특히 전반 20분 문전 혼전 속에서 스웨덴 킬러 마르쿠스와 일대일 위기를 맞았으나 그의 왼발 슛을 다리로 막아낸 것은 한국의 실점을 하나 막은 것이나 다름 없었다. 스웨덴은 이날 주도권을 쥔 전반 20분 이후부터 공중볼을 쉼 없이 날리며 한국 문전을 공략했다. 조현우는 펀칭할 때와 잡을 때를 적절하게 판단해 필드플레이어들에게 신뢰감 높은 방어력을 펼쳐보였다. 그야말로 꿈 같은 월드컵 첫 경기를 보냈다. 그가 뒷문을 단단하게 잠글 때마다 ‘일당백’으로 싸운 한국 응원단은 기세를 높였다. 스웨덴 선수들은 고개를 흔들었고, 상대 응원단은 침묵했다. 그는 후반 10분 세트피스 위기에서도 올라 토이보넨의 문전 헤딩슛을 감각적으로 걷어내는 등 새로운 거미손 면모를 펼쳤다. 다만 후반 20분 안드레아스 그란키비스트의 페널티킥은 그도 어쩔 수 없었다. 그래도 그가 있어 한 골 차로 졌다.

2013년 대구에 입단한 조현우는 사실 K리그2(2부)가 만들어낸 걸작품이다. 신 감독 이전에 대표팀을 맡았던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틈 나는 대로 2부리그 현장도 찾았는데 이정협과 함께 그가 ‘콕’ 찍어 대표팀까지 발탁한 선수가 바로 조현우였다. 하지만 김승규와 김진현, 권순태의 그늘에 가려 좀처럼 A매치 데뷔 기회를 잡지 못하다가 지난해 11월14일 유럽의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상대의 강력한 직접 프리킥을 몸을 날리며 쳐내는 등 1실점으로 무난하게 치르고 태극마크의 자격을 입증했다. 이어 김승규가 부상으로 빠진 12월 동아시안컵에서 신태용호의 우승에 공헌하고 최우수 골키퍼상까지 챙겼다. 세네갈전을 거쳐 스웨덴과의 숙명의 월드컵 1차전까지 단숨에 내달려 골문 앞에 섰다. 패배는 안타깝지만 조현우는 제 몫을 다 했다. 스웨덴전에서 한국 축구가 발견한 유일한 보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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