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기성용, 괜찮아...김민우...힘내...!
기성용이 18일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스타디움에서 진행된 2018 러시아 월드컵 스웨덴과의 경기에서 후반 페널티킥으로 실점한 뒤 파울을 범한 김민우를 위로하고 있다. 니즈니노브고로드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니즈니노브고로드=김현기·김용일기자]비디오판독(VAR)에 발목을 잡혔다. 그러나 신태용호도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한국 축구가 간절히 바라던 스웨덴전 승리는 없었다. 선수들이 몸을 던지며 투혼을 발휘했으나 북유럽의 선 굵은 축구 앞에 부족한 게 많았다. 결국 패했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18일(한국시간) 러시아 니즈니노브고로드 경기장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조별리그 F조 첫 경기 스웨덴과 맞대결에서 후반 20분 상대 수비수 안드레아스 그란키비스트에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고 이를 만회하지 못해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국은 6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이 57위다. 반면 유럽예선에서 네덜란드와 이탈리아를 물리치고 월드컵에 온 스웨덴은 FIFA 랭킹 24위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이 뒤진 것은 당연했으나 16강 진출을 위해선 그나마 독일, 멕시코보다 스웨덴이 수월하다는 생각 아래 대표팀은 지난 달 21일 소집 때부터 스웨덴전에 ‘올인’했다.

그러나 빈 손이 됐다. 같은 날 멕시코가 디펜딩 챔피언이자 FIFA 랭킹 1위 독일과의 경기에서 이르빙 로사노의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이기는 대이변을 일으켰다. 독일이 한국과 마지막 경기까지 총력전을 펼치게 되면서 신태용호의 16강 가능성은 상당히 희박해졌다. 한국이 당초 원하던 시나리오는 독일이 1~2차전에서 멕시코와 스웨덴을 잡고, 한국전에서 힘을 빼는 것이었다. 그러면 한국도 독일전에서 최소 골 차로 지거나, 운이 따를 경우 무승부 이상을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이는 한 방에 어긋났다.

‘트릭 축구’ 논란을 감수하며 스웨덴전을 위해 전술과 선수 기용을 극비에 부쳤던 신 감독은 김신욱을 가운데 세우고 손흥민과 황희찬을 좌·우에 투입하는 4-3-3 포메이션을 꺼내들었다. 스리백이 부담스러운 대표팀의 현실을 감안하면서, 좌우 측면에 윙포워드와 풀백 등 두 명을 놓아 사실상 4-5-1 포메이션을 구사한다는 생각으로 보였다. 경기 초반엔 기성용이 김영권과 장현수 사이에 포어리베로 형식으로 위치하며 변형 3-4-3도 썼다.

한국은 전반 5분 손흥민의 프리킥 때 김신욱이 앞에서 자르는 헤딩슛을 시도, 2만여 스웨덴 관중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거기까지였다. 전반 20분 마르쿠스 베리의 슛을 이날 월드컵 데뷔전을 치른 조현우가, 8분 뒤 역시 베리의 슛을 수비수 김영권이 육탄 방어하며 무실점을 지켜낸 한국은 전반 도중 레프트백 박주호가 다리 부상으로 김민우와 교체되는 악재까지 겪었다. 결국 후반 스웨덴의 측면 공격에 위태로운 장면을 몇 차례 내주다 VAR에 의한 페널티킥으로 실점했다. 후반 18분 스웨덴의 크로스 때 김민우가 상대 미드필더 빅토르 클라에손을 걸어 넘어트린 것이다. 엘살바도르 출신 요엘 아길라르 주심은 잠시 경기를 세운 뒤 비디오 영상을 보고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그 때까지 잘 막던 조현우도 그란키비스트의 방향과 정반대로 움직여 실점했다.

이 골이 이날 경기의 유일한 골이 됐다. 신 감독은 정우영과 이승우를 속속 투입하며 반전을 도모했으나 비공개 훈련을 숱하게 진행하며 다듬었을 법한 공격 패턴이나 세트피스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실점 전인 후반 14분 이재성의 코너킥 때 선수들이 일제히 수신호를 들어 기성용의 허를 찌르는 중거리슛까지 만들었으나 스웨덴 선수들의 조기 방어로 무위에 그쳤다. 신 감독의 ‘트릭 축구’는 월드컵 첫 판에서 쓴 맛을 봤다.

한국은 오는 23일 밤 12시 러시아 남부 로스토프 나도누에서 멕시코와 2차전을 치른다. 여기서 패하면 조기 탈락이 확실시된다. 4팀이 한 번씩 붙는 조별리그 방식에선 1승2패로도 조 2위가 가능하지만 마지막 경기가 독일전이라 매우 어렵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멕시코전에서 한국 대통령으론 처음 원정 월드컵을 직접 관전한다.

silva@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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