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호 김명수 박형식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연기돌’이란 수식어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담은 양날의 검일 수 있다. 하지만 우려와 편견을 깨고 배우로서 제대로 자리매김한 이들이 있다.

그룹 2PM 이준호는 이제 배우라는 수식어가 낯설지 않다. 지난 2013년 영화 ‘감시자들’을 통해 첫 연기 도전이었음에도 자연스러운 감초 역할을 했던 이준호는 ‘스물’, ‘협녀, 칼의 기억’, tvN ‘기억’ 등에 출연하며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오가는 활약을 펼쳤다. 특히 지난해 KBS2 ‘김과장’을 통해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연기를 통해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으며 주연으로 발돋움한 이준호는 현재 SBS 월화극 ‘기름진 멜로’에서 호텔 셰프에서 다 망해가는 동네 중국집 주방으로 추락한 요리사 서풍 역을 맡아 활약하고 있다. 예민하면서도 까칠하지만 미워할 수 없는 캐릭터 표현은 물론 정려원과의 로맨스로 설렘을 선사하고 있다. 특히 이준호 측에 따르면 역할을 위해 촬영 전 한달 동안 요리 특훈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며 노력형 성장 스타라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

JTBC 월화극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재발견’이란 평가를 얻고 있는 인피니트 김명수(엘)도 있다. 김명수는 지난해 MBC ‘군주: 가면의 주인’ 출연 당시 연기력에 대한 논란도 있었지만 ‘미스 함무라비’를 통해 꼬리표를 지울 수 있었다. 그는 원리원칙이 최우선인 판사 임바른 역을 맡아 맞춤형 캐릭터를 선보이고 있다.

한 관계자는 “캐스팅 전 아이돌 그룹 멤버기 때문에 판사 역과는 조금 거리가 있지 않을까 하는 의견도 있었다. 하지만 김명수가 직접 원작을 읽고 문유석 작가와도 계속해 상의를 하는 등 열정적으로 임바른 캐릭터를 완성할 수 있었다. 지금은 우려를 씻고 최적의 캐스팅으로 평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준호 박형식 김명수
가수 겸 배우 이준호(시계방향으로), 박형식, 김명수. 사진 | SM C&C, 몬스터유니온, 엔터미디어픽처스, 스튜디오앤뉴

제국의아이들 박형식도 이제는 가수보다 배우라는 수식어가 더 어울리게 됐다. 최근 종영한 KBS2 수목극 ‘슈츠’에서 박형식은 천재적인 기억력과 공감 능력을 가진 가짜 변호사 고연우 역을 맡았다. 천재 역할인 만큼 압도적인 대사량이었지만 박형식은 자신만의 색으로 소화해내며 주연 배우로서 입지를 확고히 했다.

특유의 해맑음과 진지함을 오가는 매력을 통해 선배 배우 장동건과도 세대를 넘은 호흡을 보이며 박형식의 진가를 증명해냈다. 이들 외에도 제국의아이들 김동준, 엑소 김준면(수호), 우주소녀 보나 등이 정통 배우들 못지 않은 기량을 보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 출신 배우인 ‘연기돌’의 정극 출연에 대한 거부감과 논란도 있었지만 이들처럼 연기력이 입증된 ‘연기돌’ 출신 배우들의 활약이 계속되며 어느 정도 편견이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한 방송 관계자는 “해외 수출, 부가적인 상품에 대한 수익은 물론 화제성도 커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을 캐스팅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연기력 논란이나 작품에 대한 반감까지 주는 경우도 많았기에 신중하다. 그럼에도 연기력이 출중한 아이돌 출신 배우들이 분명 있기에 오디션이나 검증 과정을 거쳐 캐스팅하는 추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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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배우근·김도훈기자 thunde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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