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신태용 감독, 스웨덴의 언플에 흔들리지 않는다!
축구대표팀 신태용 감독이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로모노소프 지역에 위치한 스파르타크 스타디움에서 훈련을 진행하기 위해 들어서고 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상트페테르부르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우리 경기 보는 거 캡처해서 올려놓고는….”

신태용 감독은 신경전에서 질 생각이 없다. 스웨덴 측이 지속적으로 제기하는 심리전을 계속 반박하고 있다. 그는 14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파르타크 경기장에서 열린 대표팀 러시아 입성 뒤 두 번째 훈련을 앞두고 수많은 취재진 앞을 지나가면서 한 마디 했다. 이날 스웨덴 취재진은 김민우에게 “신 감독이 아시아의 무리뉴로 불리고 있다던데 어떻게 생각하는가”라고 질문했다. 김민우는 “힘든 질문이라 당황스럽다. 신태용 감독과 무리뉴를 비교할 수는 없다”면서도 “선수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최대한 잘 이해시키려고 하는 감독이다. 공격적이고 최근에는 수비도 세밀하게 준비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이어진 훈련에서 신 감독은 취재진 앞을 지나가다가 “아시아의 무리뉴라는 얘기가 나왔다”는 얘기를 듣자 “뭐라고? 누가 그랬다고?”라고 관심을 보이더니 슬쩍 주제를 스웨덴과의 신경전으로 돌렸다. 스웨덴의 야네 안데르손 감독과 주요 선수들은 얼마 전 “한국 대표팀을 분석하지 않았다, 이제부터 할 것이다”며 여유를 부리고 신태용호를 자극했다. 그러더니 이날은 스웨덴 언론을 통해 라르스 야콥손 분석원이 지난 3~12일 오스트리아 레오강에서 펼쳐진 신태용호 비공개 전지훈련 장면을 인근 건물에 올라가서 모두 봤다는 얘기까지 전했다. 물론 대한축구협회는 “안 그래도 지난 7일 스웨덴 언론에서 그런 보도를 한 번 하길래 전훈 기간 중 주위 건물을 살펴보고 그랬다. 전훈 시작 전에도 비슷한 조사를 했다”며 “훈련장이 나무에 가려져 있어 비공개 연습을 누구라도 세밀하게 보긴 어려웠을 것”이라며 스웨덴 측의 발언을 ‘언론 플레이’로 평가절하했다.

훈련 전 만난 신 감독은 작정한 듯 큰 소리 쳤다. “자기네들(스웨덴)은 코칭스태프가 우리 경기 영상 보는 사진을 (SNS에)올려놓고는 안 봤다고 하네. 영상을 캡처해서 올려놓고는…”이라며 안데르손 감독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스웨덴축구협회는 지난 달 28일 대구에서 벌어진 한국-온두라스전 때 코칭스태프가 실시간으로 동영상 시청하는 것을 찍어 SNS에 게재한 적이 있다. 신 감독은 전날 공식 기자회견에서도 “스웨덴이 우리 팀 연구를 하지 않았다는 것은 100% 거짓말이다”며 ‘입축구’에서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단단히 나타냈다. 주장 기성용 역시 “우리 경기 분석 안 했다면 자기들이 손해다”고 했다. 설전이 정보전을 넘어 이젠 심리전까지 뒤섞인 상태다. 마치 포커를 치는 듯 결전을 앞두고 ‘말의 향연’이 비행기로 몇 시간 떨어진 상트페테르부르크와 겔렌지크(스웨덴 캠프지)에서 벌어지고 있다. 누구의 말이 맞는 지는 18일 오후 11시 한국-스웨덴전 90분이 끝나고 판가름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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