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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글·사진 이주상기자]

한의사 최인서에게 허리통증은 직업병이었다. 하루에 짧게는 500번에서 많게는 1000번까지 환자들에게 침을 놓느라 젊디젊은 그녀의 허리는 금세 휘어졌고 일으켜 질 줄 몰랐다. 선망의 직업인 의사라는 직함을 포기하고 요양원에 갈 처지가 됐다. 그런 그에게 구세주처럼 찾아온 것은 피트니스였다. 피트니스 대회에 참가한 많은 미녀들의 숨겨진 이야기가 그의 귀를 쫑긋하게 했다. 모두 쭉쭉 빵빵 8등신의 몸매를 자랑했지만 유방암, 디스크, 교통사고 등 많은 곤란 속에서 건강을 되찾은 대회 참가자들의 사연이 최인서를 체육관으로 인도했다. 현재의 남편이 된 남자친구의 조언도 한몫했다. 최인서는 다부진 각오로 운동에 임했고 거기에 자신의 전공인 의학과 한의학을 접목시켜 자신만의 노하우를 완성시켰다. 휘어진 허리를 꼿꼿하게 펴며 당당히 올해 머슬마니아 스포츠모델 4위를 차지한 최인서가 그녀만의 비법(?)을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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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한의원을 운영하면서, 대회를 준비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았을 것 이다. 하루 평균 2~3시간 운동, 혹은 운동하지 못한 날도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럼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대회를 준비하는 모든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한다. 잠을 줄여가며 하루 종일 운동하고, 식단을 관리한다. 실제로 함께 대회를 준비하는 다른 선수들이 대회를 한달 정도 앞두고 헬스장에 살다시피 하는 것을 보면 솔직히 부러웠다. 처음엔 마음이 너무 조급해지기도 했다. 내가 8시간 이상씩 운동하는 다른 선수들을 이길 수 있을까, 일끝나고 지친 상태로 운동하는데 과연 근육이 붙을 수 있을까, 배고파서 잠이 안 오는데, 난 내일 진료를 잘 볼 수 있을까 등등, 온갖 잡념과 걱정들이 올라왔다. 그럴 때 남편이 나한테 이렇게 격려했다. “남들보다 부족한 것만 바라보면, 이룰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어. 너만의 장점을 찾아봐. 그리고 끝까지 포기하지말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의미는 충분하니까” 그말을 듣고 정신이 차려지더라고요.(웃음) 그때부터 난 주변 선수들과 비교하지 않고, 나만의 방식으로 끝까지 해내야겠다고 생각했고, 대회가 끝난 지금 제 자신을 더욱 사랑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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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나만의 방식이라면

내가 이론으로 배운 한방다이어트에 관한 모든 지식을 동원했다. 단계별로 설명을 하면, 총 3단계다.

1단계는 체지방 제거다.

난는 체질적으로 잘 붓고, 스트레스에 예민한 편이다. 그래서 나에게 맞는 다이어트 한약을 지어 하루 3번씩 먹었다. 나에게 맞는 보약과 함께 대사량을 올려주고, 식욕을 억제시키는 약재를 넣어 먹었다. 식욕이 저하되면서, 보약이 함께 들어가니까 몸에 무리가 되지 않으면서 쉽게 지방을 제거할 수 있었다. 이 기간엔 오직 유산소 운동만 했다. 빨리 걸어도, 느리게 걸어도 지방의 분해정도는 비슷하기 때문에 하루 30분정도 가볍게 산책했다. 대신, 식단조절은 철저하게 했다.

2단계는 기초대사량을 높이는 것이다.

적정 몸무게에 도달하면, 그땐 반드시 기초대사량을 올려주는 작업이 들어가야 한다. 난 52kg으로 다이어트를 종료했기 때문에, 공식대로 (52kg x 2.2 x 12) 1372kcal 까지 최종 기초대사량을 올려주는 기간을 가졌다. 내가 운영하는 청담부부한의원에서는 이 기간을 요요방지 프로그램이라고 해서 진행하고 있는데, 일반인들도 쉽게 할 수 있다. 주별로 100~200kcal 씩 칼로리를 증가시키며, 최종 대사량까지 도달하게 하는 작업이다. 이때 주의할 것은 단백질, 탄수화물, 지방의 비율이 4:4:2가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것은 식이성 발열효과를 최대한 이용하는 것으로 내가 먹은 음식이 알아서 칼로리를 소모시켜주는 개념이다. 단백질의 경우 약 20~30%, 탄수화물은 5~10%, 지방은 0~5%이다. 같은 칼로리를 섭취해도 소모되는 칼로리를 높여서 대사량을 올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는 거의 한약을 먹지 않았다.

3단계는 근육량 늘리기다.

이 단계는 나도 미지의 영역이었다. 떠도는 소문에 스테로이드를 맞아야 한다느니, 탄수화물은 일체 안 먹고, 닭 가슴살만 먹어야 한다느니 등등 어마어마한 이야기만 들었다. 그래서 선수들만 전문적으로 트레이닝하는 이성현 트레이너를 찾아갔다. 의외로 식단이 사람이 먹을 만한(?) 식단이어서 깜짝 놀랐다.(웃음) 고구마 500g, 닭가슴살 500g, 그리고 방울토마토를 마음껏 먹었다. 트레이너에게 ‘하루 2~3시간만 운동할 시간밖에 없다’고 하니, 딱 이렇게 말씀하셨다. “남들 3개 내는 효과를 인서 씨는 한 번에 내면 됩니다” 막히는게 뚫리는 기분이었다. 그래서 매 순간, 최선을 다해 집중을 하게 되었다. 점차 거울 속 내 모습이 달라지는 것을 보게 되니 신이 나서 더 집중하게 됐다. 이것을 ‘motor unit’ (운동 단위(運動單位)) 라고 부른다. 근육량을 늘리는 단계에서 내가 먹었던 한약은 공진단이다. 공진단은 동의보감에 따르면 ‘기혈보충과 원기회복, 보혈작용 등의 효능이 있으며, 타고난 원기를 든든히 하여 腎水와 心火가 잘 오르내리게 하면서 오장이 조화되고 병이 생기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고 기록되었을 정도로 명약 중의 명약이다. 사향의 개규(開竅)작용으로 막힌 기운을 뚫어주고, 몸의 찬 기운은 올라가게 하고 더운 기운은 내려주어(水昇火降) 체내 흐름을 원활하게 해준다. 또 면역력이 강화되어 노화방지, 면역력 향상에 탁월하다. 내가 직접 만든 공진단을 복용하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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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motor unit의 개념은

일반적으로 운동선수들은 뇌와 근육의 연결통로가 일반인들보다 3배정도 발달이 되어있다. 이것을 전문용어로 motor unit이라고 하는데, 해당 근육을 운동해야겠다고 인지를 하면 보디빌더들은 그 근육에만 집중을 해서 발달시킬 수가 있다. 그런데 처음 PT(Personal Training)를 배우는 사람은 동작을 잘 배워도 어느 근육이 발달되는지를 알 수가 없다. motor unit이 적기 때문에 그렇다. 그래서 꾸준히 운동을 해서 근육에서 ‘나 여기 근육있어요’라는 신호를 뇌에 끊임없이 보내면, 그때서야 뇌가 ‘아 여기 근육이 있구나’해서 발달을 시켜준다. 꾸준히 운동을 해야 하는 이유다. 근육의 수축 이완이 전기적 신호에 의해서 운동하기 때문에 직접 내 몸에 전기적 자극을 시술해보았는데, 뇌와 근육의 연결통로가 빠르게 형성됨을 운동하면서 느낄 수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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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전기 자극으로 몸짱 만들기가 가능한 것인가

확실히 도움이 된다. 몸에 약침과 전기 자극이 들어가면, 뇌와 근육을 연결해주는 신호인 motor unit이 활성화가 되기 때문이다. 처음 PT를 받으면, 내가 어디 운동하고 있는지 알기가 어렵ek. 꾸준히 운동해야 ‘아.. 이 근육을 지금 움직이고 있구나’라는 감이 생기는데, 그 시기를 앞당겨준다. 난는 전신의 근육이 찢어지는 고통을 다 느끼면서 대회를 준비했다. 그랬기 때문에, 덜 고통스럽게 다른 사람들은 근육을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특히, 힙은 올라가는 만큼, 자신감도 올라간다. 내가 개발한 힙업 프로그램은 일반 회사원, 주부, 그리고 중년여성도 자신 있게 청바지를 입을 수 있을 정도까지 됐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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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 다른 근육의 발달보다 엉덩이 근육을 강조하는 이유는

애플힙이란 단순히 미적으로만 우수한 것이 아니다. 상하좌우로 균형이 맞춰져있고, 근육량이 적정수준에 있을 때 완성되는 것이다. 엉덩이 근육은 대둔근, 중둔근, 소둔근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세 근육은 상반신과 하반신을 연결하고 좌우 균형을 잡아준다. 만약 잘못된 자세로 인해 한쪽 엉덩이가 약하거나 긴장이 되어있으면 좌골신경에 영향을 주어 허리통증, 무릎통증이 유발된다. 이러한 경우 약한 쪽의 힙 근육을 강화하면 통증이 경감하게 된다. 허리 및 허벅지근육과 마찬가지로 엉덩이 근육은 큰 근육에 속한다. 근육이 크면 기초대사량이 늘어나 에너지 소비가 많아지게 되기 때문에 같은 양을 섭취해도 축적되는 칼로리가 상대적으로 적어져 살이 잘 안찌는 체질로 바뀌게 된다. 만약, 근육이 탱탱하게 살아있지 않고, 푹 꺼져있으면 체내 혈당을 소모하는 곳이 없어져 혈당이 올라가고, 잉여 영양분은 복부에 쌓여 복부비만을 유발하게 된다. 그러므로 애플힙은 건강한 육체의 척도라고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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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인서.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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