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현

[스포츠서울 신혜연기자]또 한 명의 예능 스타가 탄생했다. 배우 강경헌이 사랑스럽고 솔직한 매력으로 이름 석자를 대중의 뇌리에 확실히 각인시켰다.

지난달 초부터 SBS 예능 ‘불타는 청춘’(이하 불청)에 새롭게 합류한 강경헌은 남다른 동안 미모와 톡톡 튀는 예능감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그야말로 ‘강경헌의 재발견’이었다. 첫 방송 후 다음날까지 그의 이름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내렸다. 강경헌의 활약에 힘입어 ‘불청’의 시청률도 소폭 상승했다.

데뷔 22년차 다작 배우인 강경헌의 얼굴은 익숙하지만 이름은 낯선 이들이 많았다. 그런 강경헌이 예능 출연으로 ‘예능 신생아’, ‘헌이허니’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그래도 강경헌은 여전히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사실 아직도 얼떨떨하다. 예능의 파급력을 예상했지만 실제로 겪어보니 더 놀랍고 신기하다. ‘불청’의 새 친구 분들이 간혹 화제가 되는 걸 봤는데 그 분들은 과거에 정점을 찍었던 분들이라 나는 저만큼 화제가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다”라고 수줍게 말했다.

예능 자체가 생소한데 처음으로 리얼리티에 도전하며 했던 고민을 전하기도 했다. “리얼리티는 처음이라서 정말로 리얼하게 해도 되는 건지 이미지도 챙겨야하는 건지 고민이 많았다. 제작진이 ‘편하게 하고 싶은 거 하세요’라고 긴장을 풀어줬다. ‘그래, 내 모습이 아닌 걸 보여주면 나중에 감당이 안 될지도 모르고, 내 계산대로 그림이 나오지 않을테니 내 모습 그대로 보여주자’고 생각했다”라는 강경헌은 너무 편하게 촬영한 탓에 멤버들과 함께 있어야 하는 장면에서 혼자 빠진 경우도 종종 있었다며 웃었다.

두 번째 촬영만에 ‘불청’ 멤버들과 흠뻑 정이 들었다는 강경헌은 시원한 여름날 멤버들에게 모히또를 만들어주기 위해 손수 재료를 챙겨왔다는 에피소드도 소개했다. 그는 “나뿐만 아니라 멤버들이 다들 하나씩 준비를 해온다. 방송에 미처 나가진 못해도 남성 멤버들도 반찬을 챙겨오곤 한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었다. 여러 활동적인 것들을 많이 하기 때문에 중간중간 간식이라도 함께 먹으려고 준비했다”라고 했다.

강경현

특히 ‘불청’ 1호 커플 김국진 강수지의 깜짝 결혼식을 준비하며 더욱 돈독해졌다. “그런 감동적인 자리에 내가 있다는 게 너무 감사했다. 촬영 당일까지 어떤 멤버들이 오는지 알려주지 않을 정도로 제작진의 보안이 철저한데, 김국진 강수지 씨도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상황이었다. 평상복을 입고 아무것도 갖춰져있지 않은 상황에서 결혼식을 올렸는데 오히려 그 순수함이 예뻤다.”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남자 멤버들을 설레게 하는 강경헌은 평소 말이 없기로 유명한 구본승까지 만면에 미소를 띠게 하며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한다. 그는 “새 친구라고 어색할까봐 분위기를 잘 띄워줘서 너무 감사했다. 초면이었던 구본승과 하하 호호 웃으며 촬영했는데 편집된 걸 보니까 알콩달콩하게 잘 나왔다. 다른 멤버들과 촬영한 것도 있지만 둘의 케미를 좋게 봐주신 거 같다”라고 배려해준 구본승에 고마움을 전했다.

사람들이 기억해줄 정도로 이름을 알리는 데 성공했지만 연기에 대한 열망은 여전하다. “남자 배우를 보면 저런 연기, 저런 역할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거칠고 와일드한 역할도 환영이다. 내 안에 여성스럽고 섬세한 면도 있지만 터프한 면도 있는 거 같다. 장르물, 액션 신도 너무 해보고 싶다. 평소 몸 쓰는 걸 좋아해서 역할만 들어온다면 기쁜 마음으로 트레이닝을 받을 생각이다.”

반짝하다 이내 지고 마는 스타로 전락하지 않고 묵묵히 한 길을 걸어오며 믿음을 주는 배우로 자리매김한 강경헌은 소처럼 느리지만 착실하게 연기하자는 뜻을 갖고 빨리 갈 수 있는 길도 천천히 걸어갔다고 했다. 그는 “여우처럼 약게 살고 싶다는 생각도 했지만 나랑 맞지 않았다. 꾀 부리지 않고 천천히 가려고 했기 때문에 오래 걸린 거 같다. 어느 순간 작품도 계산을 해봤자 결과는 다르더라. 작품을 신중히 고르다 1년 반 정도 쉰 적도 있었다. 난 배우니까 기회가 오면 좀 안맞는 거 같더라도 하나하나 해내가는 게 맞는 거 같다. 연기를 하면서 느낀 건 억지로 뭔가를 하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흐름에 맡기는 게 중요하다는 거다. 좋은 기회가 어느 순간 오지 않을까 싶다. 지금은 좋은 일이 왔지만 어느새 잊혀질 수 있다고 생각을 한다. 그것 또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싶다”라고 소신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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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강영조기자kanj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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