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권준영기자] '드라마 퀸'의 화려한 귀환이다. 배우 채시라가 MBC 주말 드라마 '이별이 떠났다'를 통해 한층 농익은 연기력을 선보이며 대중에게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지난 9일 방송된 '이별이 떠났다'에서 채시라는 잔뼈 굵은 연기를 통해 시청자들의 깊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이날 방송에서는 서영희(채시라 분)가 집으로 계속 찾아오는 이들을 피해 정효(조보아 분)를 데리고 급히 제주도로 떠나는 모습이 그려졌다.


정수철(정웅인 분)이 제주도까지 쫓아와 미행하는 사실을 눈치챈 서영희는 정효가 커피를 사러 간 사이, 정수철에게 정효가 인생에서 중요한 결정을 내려야 하니 기다려 달라며 대신 부탁했다.


이후 서영희는 정효에게 "너 아까워. 네 인생을 포기하기에는. 조금만 더 너의 시간을 가져. 엄마가 되면 너만의 행복한 기억과 추억은 사라져버려"라고 충고했다. 이어 "네 인생 따위는 누구도 신경 쓰지 않아. 모두가 한목소리로 엄마의 역할만 이야기할 뿐이지"라고 말했다.


서영희는 여자 대 여자로 정효가 겪고 있는 상황에 대해 진심어린 조언을 전하며 본격적인 워맨스의 서막을 알렸다. 무엇보다도 담담하면서도 섬세한 연기력을 선보여 안방극장에 깊은 울림을 전했다.


채시라는 시청률 견인 역할에도 한몫했다. 그의 섬세한 감정이 스며든 연기 덕택에 시청률 역시 첫방송 이후로 쭉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


지난 1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이별이 떠났다'의 10회, 11회, 12회 시청률은 전국 기준 각각 10.0%, 9.8%, 10.3%를 기록했다. 12회 시청률 10.3%는 '이별이 떠났다'의 자체 최고 시청률이기에 그 의미가 깊다.


채시라는 1984년 롯데 가나 초콜릿 광고 모델로 발탁되면서 연예계에 첫발을 내디뎠다. 1980년대 중·후반 모델과 배우를 넘나들며 하희라·김혜수·이상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하이틴 스타'로 활발한 활동을 펼쳤다.


1991년 MBC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를 통해 '드라마 퀸'이라는 수식어를 쟁취했다. '아들과 딸', '서울의 달' 등에서 현실감 넘치는 연기를 선보이며 대중에게 확실한 눈도장을 찍었다. 1998년 KBS 대하드라마 '왕과 비'에서는 야망을 가지고 아들을 왕으로 만든 정치가 소혜왕후(인수대비) 역할로 인지도를 높였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연기의 끈을 놓지 않았다. 2009년 KBS 대하드라마 '천추태후'에서는 아들을 군왕에 올려 왕태후 자리에 앉아 국방과 정치에 전력을 다한 헌애왕후 역을 현실감 넘치게 그려내 극찬받았다.


2012년 SBS 드라마 '다섯 손가락' 이후 약 2년 만인 2015년, KBS 수목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에서 김현숙 역을 맛깔나게 표현, 많은 사랑을 받았다.


모든 작품에서 주연 자리를 꿰차며 큰 인기를 누린 것은 아니지만, 단아한 미모와 안정적인 연기력으로 작품에 활력을 불어넣은 채시라는 대중의 사랑을 받음과 동시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그는 배우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사회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졌다. 배우자 김태욱과 함께 수년간 '행복한 가족', '사랑의 열매' 등의 단체에서 홍보대사 활동 등을 통해 사회 공헌에 앞장섰다.


또 채시라는 한 이미지에만 머물지 않고 끊임없는 연기 변신을 시도했다. 데뷔 이후 무려 3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현대극과 사극을 넘나들며 수많은 연기 변신에 도전하며 다양한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내 내실있는 연기력을 갖춘 '믿고 보는 배우'로 자리매김했다.


탁월한 연기력은 물론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는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매 작품 시청자 및 관객을 사로잡는 채시라는 명실상부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국민 배우'로 손꼽히고 있다.


채시라가 34년 동안 꾸준히 사랑받는 결정적인 이유는 남다른 성실함과 철저한 자기관리는 물론, 연기에 대한 끊임없는 갈망과 도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안방극장에 컴백한 채시라가 '이별이 떠났다'로 또 한 번 인생 캐릭터를 경신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kjy@sportsseoul.com


사진ㅣ스포츠서울 DB, MBC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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