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렁울렁' 설레는 가슴 안고 떠난 울릉도
    • 입력2018-06-07 07:13
    • 수정2018-06-07 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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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행남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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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 도동항 야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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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항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울릉도=글·사진 스포츠서울 황철훈기자] “울렁울렁 울렁대는 가슴 안고~”. ‘울릉도 트위스트’ 노랫말처럼 마냥 설렜다.
울릉도는 쉽게 갈 수 있는 여행지가 아니다. 제주도야 비행기 한 번이면 되지만 울릉도는 장시간 육로이동을 거쳐 또다시 배를 타고 멀리 가야한다. 족히 10시간이 넘는 이동시간은 울릉도 여행의 최대 난제였다. 다행히 육로이동 시간을 획기적으로 줄인 여행상품이 출시됐다. 이동 부담을 줄였다. 이른바 ‘비행기 타고 가는 울릉도 여행’이다.

이른 아침 김포공항에서 대구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주스 한잔을 마셨더니 벌써 착륙등이 켜졌다. 미리 대기한 버스를 타고 다음 목적지 ‘포항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울릉도로 우리를 안내할 배는 ‘썬플라워’호. 선체길이만 80m에 최대 수용인원이 920명에 달하는 대형 괘속선이다. 예상 항해시간은 3시간 반. 우려와 달리 바다는 잠잠했다. 배가 커서 굼떠 보이지만 현재 시속 70㎞(약 38노트)로 순항하고 있다는 선내 안내방송이 흘러나왔다. 지루해질 때 쯤 선창 밖으로 거대한 산(?)이 위용을 드러낸다. 울릉도다. 뽀얀 해무를 두른 섬은 신비로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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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항 선착장에 도착한 썬플라워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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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선 도착과 함께 금새 북새통을 이룬 도동항.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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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항 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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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동항 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울릉도의 명동 ‘도동항’과 울릉도 여행의 백미 ‘해안산책로’
도동항. 울릉도 최고 번화가이자 중심지다. 군청을 비롯해 식당과 숙박시설이 밀집해있다. 조용했던 항구는 순식간에 도떼기시장이 된다. 한꺼번에 쏟아져나온 900여 명의 여행객과 상인들이 한데 뒤엉킨다. 울릉도는 삼무오다(三無五多)의 섬. 도둑과 거지, 뱀이 없고, 바람과 향나무, 미인, 물, 돌이 많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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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 안의 나무가 바로 2500년 수령을 자랑하는 향나무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선착장 뒤편 산 능선에는 바위 틈에 뿌리를 박은 두 그루의 향나무가 도동항을 오가는 사람들을 내려다보고 있다. 바닷가 쪽으로 뻗어있는 향나무가 2000살, 안쪽 능선에 자리한 향나무가 우리나라 최고령 2500살로 울릉도의 터줏대감이다. 여타 다른 섬들과 달리 평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울릉도는 산이다. 온통 경사길이다.

울릉도는 구석구석 구경할 게 많지만 그중 백미는 단연 ‘해안산책로’다. 특히 도동항 선착장을 들머리로 촛대바위가 있는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행남해안산책로는 압권이다. 현재는 산책로 중간 교각이 파손돼 소라 계단까지만 걸을 수 있지만 대신 행남등대전망대에 오르면 저동항과 해안산책로가 그림처럼 펼쳐진 절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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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남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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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무쌍한 절경을 펼쳐내는 ‘행남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산책로는 화산폭발로 생겨난 절벽과 바위가 변화무쌍한 절경을 펼쳐낸다. 보석보다 영롱한 물빛까지 더해 그야말로 환상이다. 길은 해안을 따라 평탄하게 이어지다 천연동굴과 계단길, 구름다리를 마주한다. 거대한 숯을 세워놓은 듯한 바위는 갈매기의 아파트. 움푹 파인 구멍은 갈매기 부부의 신혼방이다. 해안 절벽은 다양한 화산활동을 관찰할 수 있는 지질박물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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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할 틈이 없이 변화무쌍한 절경을 펼쳐내는 행남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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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그넘브라이트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물결무늬가 이어지는 ‘이그넘브라이트’를 비롯해 납작한 모양의 ‘암맥’, 초코칩 쿠키를 닮은 ‘클링커’ 등 다양한 화산활동의 흔적을 볼 수 있다. 깊고 좁은 해식동굴에 비친 햇살은 투명한 에메랄드 물빛을 연출하고 시시각각 펼쳐내는 다채로운 풍광은 발걸음을 가볍게 한다. 산책로 막바지에 다다를 때쯤 행남등대 표지판과 공용화장실이 나타난다. 여기서 잠깐, 등대를 오르는 길은 두 가지. 직진하면 느리지만 편하게 걸을 수 있는 완만한 경사길이고 오른쪽 대나무 숲길은 빠르지만 가파른 길이다. 개인적으로 완만한 경사길로 올라 빠르게 내려오는 길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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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남등대 전망대에서 바라본 ‘행남해안산책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행남등대 뒤편에는 나무데크 전망대가 있다. 전망대에 서면 왼쪽 해안을 따라 저동항까지 이어지는 산책로와 방파제 한가운데 우뚝솟은 촛대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평화로운 저동항은 수시로 오가는 고깃배가 하얀 포말을 그려내며 정적을 깨운다. 바다에는 북저바위가 외로이 서 있고 저 멀리 죽도와 관음도가 얼굴을 내민다. 형용할 수 없는 비경에 다들 탄성을 쏟아내고 다들 인증샷을 찍어대느라 정신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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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전경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일출명소 ‘저동항’
울릉도 하면 오징어. 오징어 하면 저동항이다. 특히 오징어를 잡기 위해 집어등을 밝힌 배들이 장관을 연출하는 일명 ‘저동어화(苧洞漁火)’를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이곳 ‘저동항’이다. 규모 또한 울릉도에서 제일 큰 항구로 어판장과 함께 주변에는 각종 횟집과 식당들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다. 예전에 모시가 흔해 ‘모시개’로 불리다가 지명을 한자로 표시하게 되면서 모시 저(苧)자를 써 ‘저동’이라 불리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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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동항 전경. 방파제 가운데 자리한 바위가 바로‘촛대바위’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이곳의 명물 중 하나는 방파제 중앙 촛대바위다. 이름난 바위에는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가 한두 개는 있기 마련. 이곳도 마찬가지다. 바다로 나간 아버지를 애타게 기다리던 딸이 마침 항구로 들어오는 배를 보고 반가워 바다로 나갔고 결국 파도에 휩쓸려 바위가 되었다는 다소 황당한 이야기다. 어쨌든 효녀 바위라고도 불린다.

방파제 오른쪽으로는 해안산책로가 이어진다. 원래는 도동항까지 이어지는 길이지만 교량파손과 낙석위험으로 350m까지만 이동 후 되돌아와야 한다. 저동항은 일출명소로 유명하다. 이른 아침이 되면 촛대바위를 배경으로 일출 사진을 담으려는 사진가들로 북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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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구미마을 ‘거북바위’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일주도로 타고 울릉도 한 바퀴
울릉도 여행의 백미는 해안 드라이브다. 보통 저동항에서 시작해 시계방향으로 한 바퀴 휙 돌면 된다. 사실은 섬목까지 갔다 다시 되돌아와야 한다. 내수전~석포 구간(4.7㎞)은 아직 공사 중이기 때문이다. 11월 완공 예정으로 현재 터널공사가 한창이다. 터널이 완공되면 진정한 일주도로가 탄생하게 된다. 일주도로는 울릉도에서 가장 평탄한 도로로 육지의 고속도로격이다.

울릉도는 산악지형이라 해안도로를 제외한 대부분 도로가 경사길이다. 이 때문에 울릉도 택시는 대부분 힘이 좋은 SUV다. 해안절경을 마주하고 달리는 기분이 상쾌도 하고, 차 안 음악소리에 장단 맞춰 노래 부르니 어느새 통구미마을이다.

통구미 마을 앞 바다에는 거대한 ‘거북바위’가 있다. 거북이가 바위를 타고 올라가는 형상으로 마을의 상징이다. 마을 이름 또한 거북이가 마을을 향해 가는 듯하고 마을의 깊고 좁은 골짜기가 마치 통처럼 생겼다 하여 통구미(通九味)마을이다. 거북바위는 빼어난 모양새와 더불어 화산폭발로 생겨난 다양한 결과물을 관찰할 수 있어 관광객들의 필수코스다. 특히 이 주변은 천혜의 낚시터이자 해양레포츠 명소로 알려져있다.

일주도로를 지날 때는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 심심찮게 일방통행 터널이 나타나기 때문에 터널을 지나기 전에 꼭 신호등을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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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포 해안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학포는 본격적인 울릉도의 개척역사가 시작된 곳이다. 조선 태종 때부터 울릉도는 왜구로부터 백성을 보호하기 위해 울릉도 주민을 육지로 이주시키는 쇄환정책(刷還政策)을 시행했었다. 이후 19세기 말 고종이 울릉도를 개척하기 위해 파견한 검찰사 이규원과 102명의 수행원이 처음 도착한 곳이 바로 이곳 학포다. 학포해안은 동글동글한 몽돌이 깔린 몽돌해안으로 투명한 물빛이 아름답기 그지없다. 해안가에는 다이빙과 스노클링, 바나나보트, 투명카누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를 즐길 수 있는 시설이 마련되어 있다. 또한 해안절벽에 아슬하게 걸쳐있는 집과 이 일대가 최근 방영한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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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감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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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목전망대에서 바라본 해안풍경. 저 멀리 구름 위로 솟은 송곳봉과 아름다운 해안선이 절경을 펼쳐낸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학포항을 지나면 바로 태하항이다. 이곳에는 대한민국에서도 손꼽히는 비경 ‘대풍감’을 감상할 수 있다. 대풍감은 바다로 뻗어 나온 바위산이다. 과거 울릉도 개척령이 반포되기 이전 배를 만들기 위해 많은 사람이 목재가 풍부한 이곳 울릉도를 찾았다고 한다. 완성한 새 배를 본토로 가져가기 위해 돛을 높이 달고 육지로 바람이 불 때까지 바위 구멍에 닻줄을 메어 놓고 기다렸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 ‘대풍감(待風坎)’이다. 대풍감을 감상하기 위해서는 우선 태하향목관광모노레일를 타고 오른 뒤 다시 15분 정도를 걸어야 한다. 대숲과 동백숲이 이어지는 완만한 숲길이다.

꿈틀대듯 드러난 나무뿌리는 강한 생명력과 함께 태곳적 신비감을 자아내고 해풍에 실려 오는 새소리는 근심을 잊게 한다. 태하등대를 지나면 나무 데크길로 이어지는 향목전망대다. 태풍으로 파손된 전망대는 마침 보수공사 중. 공사관계자의 협조를 얻어 대풍감과 해안절벽을 구경했다. 왼쪽에는 부채를 펼친 듯한 대풍감이 자리하고 오른쪽으로는 굴곡진 해안선을 따라 아찔한 수직 절벽이 장관을 펼치고 구름 위로 솟은 송곳봉이 신비감을 더한다. 대풍감 절벽에는 뿌리를 박은 향나무가 강한 생명력을 이어간다. 모진 풍파를 견딘 탓에 크기가 작아 바위에 낀 이끼를 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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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관광객이 휴대폰으로 삼선암을 찍고있다.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일주도로가 끝나갈 무렵 바다 한가운데 기둥처럼 솟은 바위 3개가 나타난다. 삼선암이다. 코끼리바위와 관음도 쌍굴과 함께 울릉도 3대 비경 중 하나로 이곳이 으뜸인 제1경이다. 전설에 따르면 세 바위는 원래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하던 선녀였다. 목욕하러 내려간 선녀가 걱정된 옥황상제가 용감한 장수와 날쌘 용을 내려보냈는데 막내 선녀가 그만 장수와 눈이 맞아 정을 통하고 말았다. 이 사실을 안 옥황상제가 크게 노해 세 선녀를 모두 돌로 만들어 버렸다고 한다. 세 기암 중 홀로 떨어져 있는 작은 바위가 바로 막내로 옥황상제의 노여움이 제일 커 풀 한 포기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일주도로 끝에는 구름다리가 놓인 관음도가 한 폭의 그림처럼 다가온다.
color@sportsseoul.com

여행정보
●먹거리=도동항 입구에 자리한 ‘우성회식당’ ‘오징어 내장탕’은 시원하고 깔끔한 국물이 일품이다. 왠지 비릴 것 같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한 숟갈 뜨는 순간 긴 뱃길 여정의 피로가 한순간에 일소되는 맛이다. 곁들여 나오는 밑반찬도 하나같이 맛있다. 특히 울릉도 특산품인 부지깽이나물 무침은 엄치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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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 내장탕, 꽁치물회, 독도새우, 홍합밥(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황철훈기자 color@sportsseoul.com

북면 천부항 인근에 자리한 만광식당은 꽁치물회로 유명한 집이다. 노부부가 운영하는 20년 전통 물회 전문식당이다. 일반 물회와 달리 숟가락으로 양념이 잘 배도록 고루 비빈 후 냉수 2컵을 부어 먹는다. 기름진 꽁치의 고소함과 매콤달콤한 양념 맛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 마약 꽁치물회로 불러도 손색이 없다.

도동 골목 안쪽에 자리한 보배식당은 울릉도의 별미 ‘홍합밥’을 정갈하고 맛있게 지어낸다. 자연산 홍합을 넣어 지은 밥에 김과 양념장을 넣어 비벼 먹으면 담백하고 고소한 맛이 그야말로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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