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표
kt 선발 고영표가 25일 수원 두산전에서 3-2로 앞선 6회 주심에게 새 공을 받고있다. 고영표는 이날 93개의 공으로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수원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대구=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제 체인지업이요? 리그 유일무이한 공입니다.”

최근 호성적을 대변하듯 고영표(27·KT)의 목소리에서는 자신감이 넘쳤다. 어느덧 KT 토종 선발진의 중심으로 자리매김한 고영표는 시즌이 진행될수록 업그레이드 된 모습을 보여주며 한국을 대표하는 우완 사이드암 투수로 성장하고 있다. 최근 한 달 사이 완투를 2번이나 했다. 4월 26일 롯데전에서 9이닝 2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5월 24일 KIA를 상대로 9이닝 1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3승째를 따냈다. 고영표는 “시즌 초반 나온 ‘실패’를 인정하고 시행착오의 과정이라 생각하니 더 좋아지는 것 같다”며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고영표가 언급한 ‘실패’는 무엇일까. 그는 “개막전까지 신체 컨디션은 준비를 잘 했다. 하지만 직구에 욕심을 내다보니 팔 각도가 높아지면서 구위나 무브먼트가 나빠졌다. 주무기 체인지업의 변화도 일찍 시작됐다. 그러다보니 변별력이 사라졌다. 직구는 타자가 치기 쉬웠고 체인지업은 골라내기 쉬웠다. 이후 직구 욕심을 버리고 체인지업의 무브먼트에 신경썼다. 그 뒤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다. 공에 대한 자신감도 올라갔고 피안타율도 내려갔다. 점점 나만의 것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실패를 인정하고 바로잡는 데는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의 역할이 컸다. 고영표는 “(이지풍) 코치께서 조언을 자주 해주신다. 얼마전엔 직구 피안타율이 높다며 투심 패스트볼이나 다른 구종으로 변화를 주는 게 어떻겠냐고 하셨다. 벌크업을 한 것도 긴 이닝 동안 많은 공을 던지는 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포토] 고영표
2018 프로야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kt 위즈의 경기가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고영표의 목표 중 하나는 규정이닝 달성이다. 하지만 욕심을 부리진 않는다. 그저 한 경기에만 집중한다. 고영표는 “일단 아프지 않고 시즌을 마치는 것이 우선이다. 내가 나가는 경기들에만 집중해서 던지다보면 언젠간 규정이닝을 채울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의식의 변화가 현재 고영표의 상승세를 만들고 있다. 그는 “마운드에서도 몇 이닝을 던져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예전엔 이닝을 계산하다보니 걱정부터 됐다. 그러다보니 멘탈 관리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래서 지금은 그저 다음 이닝까지만 보고 던지는 순간에 집중하려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진행하다보니 문득 한 가지 궁금증이 생겼다. KBO리그 타자들에게 ‘마구’로 지칭되는 고영표의 체인지업에 관해서다. 과연 고영표는 자신의 주무기에 얼마만큼의 자신감을 갖고 있을지 궁금했다. 질문에 대한 고영표의 답변엔 자신감이 넘쳤다. “이 공은 못친다. 리그에서 유일무이한 공이다. 연속 10개를 던져도 정타를 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고영표는 “나는 던지는 입장이기 때문에 솔직히 내 체인지업이 얼마만큼의 위력을 가지고 있는지 잘 체감하지 못한다. 그래서 타자들의 반응을 보고 기록을 확인하며 자신감을 쌓는다. 체인지업을 던졌을 때 기록이 상당히 좋다. 올해 체인지업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올시즌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오는 8월 열리는 아시안게임에 나가는 야구대표팀 승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고영표는 “아시안게임에 나가서도 잘 던질 자신있다. 국내에서는 타자들이 내 체인지업을 봤지만 외국 선수들은 내 공을 본 적이 없다”며 아시안게임 대표팀 승선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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