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소사 \'잘하고 있어\'
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선발투수 소사가 3회초 1ㅅ 상대 손시헌을 내야땅볼로 처리하자 박수를 치고 있다. 2018. 5. 24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우완 파이어볼러 헨리 소사(33)가 유독 관심이 집중된 경기에서 괴력을 발휘했다. 리그 방어율 1, 2위를 달리는 에이스가 맞붙은 ‘왕좌의 게임’에서 주인공으로 우뚝 섰다. KBO리그 최초로 대만에 생중계됐고 메이저리그(ML)와 일본프로야구 스카우트가 집결한 경기에서 올시즌 최고의 투구를 펼쳤다. 흠잡을 데 없는 파워피칭으로 팀의 4연승까지 이끌었다.

소사는 24일 잠실 NC전에서 9이닝동안 4안타와 볼넷 1개마늘 내주며 완봉승을 거뒀다. 삼진을 14개나 솎아냈을 정도로 무시무시한 구위를 자랑했다. 소사는 2015년 9월 3일 잠실 KT전에서 기록했던 탈삼진 11개를 넘어 개인 최다 탈삼진을 갈아치운 동시에 KBO리그 역대 외국인투수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도 세웠다. 소사에 앞서 삼성 릭 밴덴헐크와 한화 대니 바티스타가 14탈삼진을 기록했다. 방어율도 1.80에서 1.59로 낮추며 경이로운 2018시즌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켜보는 시선부터 남달랐던 경기에서 말 그대로 원맨쇼를 펼쳤다.

이날 NC-LG전은 KBO리그 역사상 최초로 타국에 생중계된 경기였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스포츠 중계권 계약 전문업체인 MP&Silva와 2018시즌 KBO리그 계약을 맺었고 MP&Silva는 대만 스포츠전문 채널인 ‘Sportcast’ 채널을 통해 KBO리그를 송출했다. ‘Sportcast’는 500만 가구 이상이 시청하고 100만 유무선 플랫폼 구독자를 보유한 대만 최대 규모의 스포츠 전문 방송사다. 이날 경기 전까지 방어율 2.16으로 소사에 이어 리그 방어율 부문 2위를 달리던 대만 출신 왕웨이중을 향한 뜨거운 관심이 KBO리그의 대만 생중계로 이어진 것이다. 더불어 이날 잠실구장에는 ML 시카고 화이트삭스, 피츠버그, 텍사스, 샌디에이고와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등 해외 구단들의 스카우트가 집결해 선수들을 면밀히 관찰했다. 특히 왕웨이중과 나성범이 나올 때마다 영상 장비 전원을 켜고 부지런히 메모하며 스카우팅 리포트를 작성했다.

[포토] 소사, 호수비에 \'엄지 척\'
2018 프로야구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LG 소사가 7회초 상대 박석민의 타구를 호수비로 잡아낸 야수에게 감사의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5. 24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그런데 이날 경기 지배자는 왕웨이중이나 나성범이 아닌 소사였다. 소사는 왜 자신이 올시즌 KBO리그 최고 투수인지 고스란히 증명했다. 직구, 슬라이더, 스플리터 세 구종을 완벽하게 구사했다. 특히 슬라이더와 스플리터가 스트라이크존 양쪽을 완벽하게 파고 들었다. 지난해까지 변화구에 유독 실투가 많아 장타를 허용했던 소사는 스프링캠프에서 팔각도를 수정해 변화구의 각을 크게 하고 제구력도 다잡았다. 모든 구종의 낙폭이 커지면서 최고의 공을 완벽한 코스에 넣고 있다.

이날도 그랬다. 때로는 힘으로 압도해 삼진을 잡고 때로는 슬라이더로 범타를 유도하며 마음껏 NC 타자를 요리했다. 특히 NC에서 가장 뛰어난 힘을 자랑하는 나성범과 재비어 스크럭스에게 극강이었다. 둘과 마주한 8번의 타석에서 탈삼진 6개를 기록했다. 삼자범퇴만 5번에 달할 정도로 거침 없이 이닝을 먹어치웠다. KT 더스틴 니퍼트에 이어 KBO리그 외국인선수 터줏대감이 된 소사가 평생 기억에 남을 경기를 대만 야구팬에게 선사한 밤이었다.

경기 후 소사는 “내 야구인생 최고의 경기를 한 것 같다. 직구 제구가 정말 잘 됐고 직구에 대한 자신감도 있었다. 2스트라이크를 잡은 뒤 직구를 많이 구사한 것도 힘으로 잡을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또한 그는 마지막에 던진 116번째 공이 159㎞를 찍은 것을 두고 “볼넷과 안타를 내주기 싫어서 세게 던졌다”고 웃었다. 이어 그에게 방어율을 1.59까지 낮춘 것에 대해 묻자 “한국에서 7년을 뛰면서 타자들을 상대하고 연구한 게 도움이 된 것 같다. 사실 방어율을 이렇게 낮게 유지할 수 있을지는 몰랐다. 한 시즌을 치르다보면 좋은 경기도 하고 나쁜 경기도 하지만 방어율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해 보겠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소사는 특별히 원하는 타이틀이 있나는 질문에 “개인 타이틀은 신경 쓰지 않는다. 포스트시즌에 나가서 내 첫 번째 우승 반지를 껴보고 싶다. 우승만 생각한다”고 힘줘 말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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