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차우찬, 만루위기 탈출...주먹 불끈
LG 차우찬이 20일 잠실 한화전 4-1로 앞선 6회 만루 위기에 몰렸다. 1볼 2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타자 최진행을 상대로 113km짜리 느린 커브를 선택했다. 결과는 루킹 삼진으로 위기 탈출. 2018. 5. 20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LG 투·타 전력의 핵심인 차우찬(31)과 김현수(30)가 한화전 악몽탈출에 앞장섰다. 둘 다 시즌 전부터 강조한 약속을 지켰고 LG도 다시 상승곡선을 그릴 준비를 마쳤다.

LG는 20일 잠실 한화전에서 6-2로 승리하며 이틀 연속 1점차 패배, 올시즌 한화전 전패의 아쉬움에서 벗어났다. 선발투수 차우찬이 6이닝 5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4승을 거뒀다. 타선에선 김현수가 홈런 포함 안타 3개로 맹타를 휘둘렀다. 1회말 첫 타석부터 땅볼타구에 전력질주해 내야안타를 만들었고 이후 중전안타와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LG 입장에선 단순히 1승 이상의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경기다. 팀내 투타 최고 연봉을 받고 있는 둘이 나란히 다짐을 실행하고 있다. 스프링캠프 내내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던 차우찬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5월말에는 올라올 것”이라며 100% 컨디션을 찾는 시점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 15일 포항 삼성전에서 부쩍 향상된 구위로 7이닝 2실점 호투를 펼쳤고 4일 휴식 후 다시 마운드에 오른 이날 경기에서도 호투를 이어갔다. 이로써 차우찬은 올시즌 처음으로 2연속경기 2실점 이하 투구를 했다.

과정부터 돋보였다. 포항 삼성전처럼 이날도 140㎞ 중후반대의 묵직한 직구가 포수 유강남의 미트에 꽂혔다. 최고구속 147㎞까지 찍힌 직구가 살아나면서 변화구의 효과도 부쩍 향상됐다. 느린 커브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거나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힘과 노련함을 겸비한 국가대표 좌완 투수 차우찬이 마침내 진정한 시즌의 시작을 알린 것이다. 경기 후 차우찬은 “지난 화요일 포항 경기부터가 올시즌 시작이라고 생각했다. 당시 코치님께도 마운드에 오르기 전 ‘오늘부터 시작합니다’고 말씀드렸다”며 “직구 구위가 좋아졌기 때문에 경기 내내 자신있게 승부했다. 만루 위기에서도 직구가 괜찮으니까 타자를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그는 “많은 분들이 우려하신 것을 알고 있다. 그러나 내 몸은 내가 가장 잘 안다. 그래서 이전부터 5월말에는 좋아질 것이라 자신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며 “아직 100%는 아니다. 투구 밸런스와 체력 모두 만족하지만 지속성을 증명하고 난 후 100%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웃었다.

[포토] 김현수, 시즌 8호 홈런으로 웃음꽃 만발
LG 김현수가 20일 잠실 한화전 4-1로 앞선 7회 타석에서 시즌 8호, 개인통산 150호 홈런을 때려낸 뒤 홈을 밟고 있다. 2018. 5. 20 잠실 |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차우찬이 다소 늦게 시즌을 시작했다면 김현수는 시즌 내내 특급 FA(프리에이전트)의 면모를 고스란히 발휘하고 있다. 이미 팀내 최고선수로 올라선 그는 LG의 새로운 아이콘이 됐다. 가장 먼저 야구장에 출근해 후배들과 웨이트트레이닝을 하고 경기 전후로 꾸준히 농담을 건네며 팀 분위기를 밝게 만든다. 주포지션이 아닌 1루수로 출전하고 있지만 경기 전 수비연습부터 동료 내야수들과 굵은 땀방울을 흘리면서 팀에 화이팅을 불어넣는다.

김현수는 “야구는 매일 해야하는 스포츠다. 이왕 하는 거 즐겁고 재미있게 하자고 꾸준히 강조한다”며 “내가 잘 이끄는 게 아니라 선후배 동료들이 잘 해주는 게 크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그는 이날 개인 통산 150홈런을 기록한 것을 두고 “많은 기회를 받아 홈런과 타점 기록이 나왔는데 기록보다는 팀의 승리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차)우찬이, (오)지환이, (채)은성이 등이 잘 해줘서 승리할 수 있었다”고 자신보다는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박용택 외에 확실한 기둥이 없어 고전하고 고민했던 LG에 두 개의 새로운 기둥이 생겼다. 튼튼한 기둥 덕에 팀을 지탱하고 있다. 시즌 초반 잔인한 롤러코스터도 경험했으나 차우찬과 김현수가 끝까지 순항하면 앞으로 LG는 기복없이 꾸준히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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