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호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 사복을 입고 등장한 박주호. 사진은 지난달 2일 울산클럽하우스에서 스포츠서울과 인터뷰한 뒤 파이팅 포즈를 하는 박주호의 모습. 제공 | 울산현대

[인천=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도르트문트가 (황)희찬이 같은 스타일을 원하는 것 같아요.”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산전수전을 겪은 박주호(31·울산 현대)가 대표팀 후배인 공격수 황희찬(잘츠부르크)이 자신이 몸담았던 도르트문트 영입 표적으로 떠오른 것에 이같이 말했다. 박주호는 2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1 14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 원정 경기에 앞서 스포츠서울과 만나 “도르트문트에 새 감독이 오는 시점인데 원하는 스타일이 희찬이와 맞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도르트문트는 ‘소방수’로 활약한 피터 슈퇴거 감독과 이별했다. 새 감독으로 프랑스 리그1 니스를 이끈 루시앙 파브레가 유력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오스트리아 잘츠부르거 나흐리히텐, 스카이스포츠 등 현지 언론은 ‘도르트문트가 황희찬을 원하고 있다’며 ‘1500만 유로(190억 원) 이적료를 책정했다’고 보도했다. 잘츠부르크가 올 시즌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4강에 오르면서 주력 공격수 황희찬의 가치도 뛰어올랐다. 올 시즌 13골을 넣은 그는 유로파리그 조별리그에서 도르트문트를 상대로 맹활약한 적이 있다. 도르트문트가 황희찬을 점찍은 것도 유로파리그에서만 5골 2도움을 올리며 경쟁력을 보였기 때문이다. 특히 도르트문트는 2선엔 마르코 로이스, 마리오 괴체, 가가와 신지 등 경쟁력 있는 자원이 즐비하나, 최전방은 피에르 오바메양이 떠난 뒤 이렇다 할 인물이 없다. 자연스럽게 슈퇴거 감독도 2선 자원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4-2-3-1 포메이션 위주로 나섰다. 황희찬은 원톱은 물론 측면에서도 유능한 자원이다. 새 감독으로 유력한 파브레 감독은 원톱, 투톱을 골고루 사용하는 스타일이다. 황희찬이 무난하게 녹아들 수 있을만하다. 박주호는 도르트문트가 이제까지 직선적인 축구를 펼친 것을 떠올리면서 활동량이 많은 황희찬의 합류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확실히 이전과 다른 스타일의 선수를 찾는 것 같다”며 “도르트문트는 워낙 큰 팀이다. 유망주도 잘 길러내고, 1군 시스템이 워낙 탄탄하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력이 있는 팀은 한 포지션에 여러 선수 영입을 하므로 희찬이가 (이적할 경우) 뜻하지 않은 고비도 있을 수 있다. 그걸 이겨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주호 역시 마인츠에서 주전으로 뛰다가 도르트문트 유니폼을 입었지만 주전 경쟁에서 고전한 적이 있다.

박주호
박주호가 지난달 4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2018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경기에서 공을 몰고있다. 김도훈기자.

박주호는 인천전 출전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나흘 전 수원 삼성과 아시아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이 끝난 뒤 박주호는 김도훈 감독으로부터 휴식 명령을 받았다. 김 감독의 배려였다. 최근 월드컵 본선에 나설 주력 요원이 연달아 부상으로 쓰러졌다. 김 감독은 월드컵 휴식기 전 마지막 경기로 중상위권 경쟁에서 중요한 시점이나, 박주호의 부상을 방지하는 것을 우선으로 여겼다. 가뜩이나 이날 유럽파 공격수 권창훈도 아킬레스건으로 월드컵 출전이 어려워졌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김 감독의 선택은 주목을 받았다. 집에서 휴식을 취한 박주호는 이날 사복을 입고 경기장에 나타나 동료를 응원했다. 그는 “모처럼 긴장감 없이 잘 쉬긴 했는데 팀 생각에 마음이 편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권창훈의 부상 소식에 너무나 안타깝더라”며 “프랑스에서 한 시즌 10골 이상 넣기 쉽지 않은데 지금 너무나 잘하고 있고, 제일 좋은 (컨디션의) 선수인데…”라고 말을 흐렸다.

21일 서울시청에서 소집되는 대표팀에 합류하는 그는 ‘내려놓는 마음’은 강조했다. 박주호는 “지금은 개인의 무언가를 찾으면 안 될 것 같다”며 “월드컵은 워낙 속도가 빠르고 다른 분위기인 만큼 동료 실수를 내가 커버한다는 마음으로 한 발 더 뛰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kyi0486@sportsseoul.com

기사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