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나의 아저씨'가 먹먹한 메시지를 전하며 막을 내렸다. '나의 아저씨'는 우리에게 '좋은 어른', '진짜 어른'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물음을 던졌다.


17일 오후 방송된 tvN 수목 드라마 '나의 아저씨'에서는 불행한 과거를 잊고 새 출발 하는 이지안(이지은 분)과 박동훈(이선균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나의 아저씨'의 배경인 후계동의 어른들 중 '완벽한' 어른은 단 한 명도 없었다. 고된 직장생활, 파견직, 실직, 이루지 못한 꿈, 가족 문제 등 현실적인 고민을 안고 각자의 이유로 힘겨운 삶을 버텨내는 사람들이었다.


남들 보기에 썩 괜찮은 인생을 사는 박동훈(이선균 분)은 사실 가족의 울타리라는 책임을 지고 이 세상을 무기징역수처럼 살아가고 있었다. 노모에게 얹혀있는 중년 캥거루 박상훈(박호산 분), 박기훈(송새벽 분)과 그 자식들 때문에 걱정을 놓을 날이 없는 노모(고두심 분), 오래전 출가한 연인을 놓지 못하는 여자 정희(오나라 분) 그리고 빛났던 과거를 떠나보내고 이제는 망가져 버린 후계동 사람들까지.


그럼에도 이지안은 "다시 태어나면 후계동에서 살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이들은 이지안에게 '좋은 어른'이 돼주었다.


종영한 '나의 아저씨'는 '좋은 어른'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남겼다. 사회에 냉소적이고 자신에게 자조적이기만 했던 이지안은 박동훈을 만나고 '다시 태어날 결심'이 설만큼 극적인 변화를 맞았다. 삼안 E&C라는 대기업에서 박동훈은 이지안을 파견직이 아니라 인간 이지안으로 대했다.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던 세상사는 법을 전해줬으며, 이지안의 인생에 유일한 '네 번 이상 잘해준 사람'으로 그의 인생에 가장 따뜻했던 3개월을 선물했다.


'나의 아저씨' 마지막 회에서도 후계동 어른들은 멋있었다. 양로원에서 할머니 봉애(손숙 분)가 돌아가셨단 연락을 받은 이지안은 봉애의 주검을 확인하고 오열했지만 박동훈은 놀란 그에게 "괜찮아"라고 다독였다. 가족이 없는 이지안을 위해 박상훈은 자신이 그동안 모은 돈을 모두 이지안의 장례비용으로 내놨다. 후계동 사람들 역시 봉애의 장례식장을 찾아 일을 도왔고, 어른들의 도움으로 이지안은 무사히 할머니의 장례식을 치를 수 있었다.


힘겹게 버티고 있는 지옥 같은 생활도 "괜찮아. 아무것도 아니야"라고 말해주고, 그 사람의 상처를 알고도 "나 같아도 그래", "내가 널 알아"라며 공감해주는 것. '나의 아저씨'는 그런 사람, 그런 어른들이 있기에 세상은 아직 살만한 곳이라는 따뜻한 메시지를 남겼다.


이성과 논리가 아닌 묵묵한 이해와 진심으로 곁을 지켜주는 것, 이 시대를 겪어내는 힘겨운 청춘들에게 꼭 필요한 진짜 어른의 모습이 아닐까. 많은 시청자에게 '나의 아저씨'가 '좋은 어른,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드라마'로 짙은 여운을 남기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jayee212@sportsseoul.com


사진ㅣtvN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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