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유튜버로 활동 중인 양예원이 성범죄 피해 사실을 고백했다.


양예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과 유튜브 계정을 통해 이같은 사실을 전했다. 영상에서 양예원은 "너무 힘들고 죽고만 싶다. 눈물만 쏟아지는데 날 사랑하는 사람들은 하나 같이 입을 모아 얘기했다. 넌 피해자라고. 숨고 아파하고 도망가지 않아도 된다고. 그래서 용기내서 말 해보려 한다"며 말문을 열었다. 이어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피해자가 있고 얼마나 나쁜 사람들이 아직도 나쁜 짓을 하고 있는지 말해보려 한다"고 덧붙였다.


양예원이 밝힌 내용에 따르면 3년 전인 지난 2015년 배우를 꿈꾸던 그는 한 아르바이트 사이트를 통해 피팅모델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했다. 합정역의 한 스튜디오에서 면접까지 본 그는 콘셉트 촬영 5회를 계약했다. 당시 스튜디오 실장은 평범한 콘셉트 촬영이지만 여러 콘셉트 가운데 섹시도 들어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양예원이 실제로 접한 아르바이트는 누드 촬영회였다. 스튜디오는 이중삼중 자물쇠가 채워진 밀폐된 공간이었다. 그곳에서 양예원은 여성 스태프 한 명 없이 20명의 남자들 속에서 몸을 촬영했다. 그는 거부했지만 "저 사람들 다 회비 내고 왔다. 네게 손해배상 청구하고 고소할 거다. 나도 너 배우 데뷔 못하게 만들 거다"라는 협박에 못이겨 촬영에 임했다.


결국, 누드 촬영회에서 문제는 심각해졌다. 남성들은 포즈를 잡아주겠다며 양예원의 신체부위를 만졌다. 그는 "시키는 대로 하지 않으면 강간을 당해도 아무도 모르겠다. 죽을 수도 있겠다. 살아서 나가자 생각했다"며 "웃으라면 웃었고 손하트 하라면 하트를 했다"며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문제될 수 있는 상황이 수차례 이어졌지만 양예원은 계약서에 명시된 대로 5번의 촬영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찍힌 사진들과 손해배상 청구할 것이라는 실장의 협박에 못 이겨 촬영했던 것이다.


하지만 양예원이 어렵게 자신의 일을 꺼낸 건 지난 5월 8일 한 야동 사이트에서 그의 사진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해당 사이트에서는 양예원의 모습을 보고 성희롱 메시지가 이어졌고 남자친구를 비롯한 지인들도 이를 확인했다.


모든 상황이 벼랑 끝에 몰린 양예원은 "정말 죽고 싶었다. 너무 무서웠다. 남자친구가 보면 날 어떻게 생각할까, 엄마가 알게 된다면 아빠가 알게 된다면 얼마나 가슴이 찢어질까, 내 동생들, 아직 사춘기인 내 남동생이 보게 된다면 얼마나 큰 충격을 받고 날 다시는 보려 하지 않겠지 등등 별 생각이 다 들었다"며 "남자친구에게 헤어지자 하고 가족들에게 편지를 쓴 후 3차례 자살기도를 했지만 실패했다. 더 억울했다. 죽기도 이렇게 어렵구나"라며 울먹였다.


끝으로 그는 "이 글을 쓰면서도 과호흡 증세가 찾아오고 눈물이 흐르며 손이 떨리고 그때의 악몽이 떠올라 괴롭다. 나를 도와주시고 이러한 일들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고 있으며 앞으로의 피해자들이 안 생기게 이 글을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퍼트려달라. 부탁드리겠다. 제발 나 좀 살려달라"며 눈물로 호소했다.


purin@sportsseoul.com


사진ㅣ유튜브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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