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에게 인사하는 이적선수들, 구단도 환영하는 자세 필요
    • 입력2018-05-17 05:33
    • 수정2018-05-17 0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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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포수 강민호
삼성포수 강민호. 2018. 5. 8 수원 |배우근기자 kenny@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프로스포츠는 경기 외적으로도 수많은 감정과 추억을 선물하고 공유하게 만든다. 야구팬은 수십년이 넘게 한 팀을 응원하며 웃고 운다. 매일 야구를 보면서 머릿속에 두꺼운 일기장이 생기고 그 일기장에는 희로애락이 담겨있다. 선수도 팬과 다르지 않다. 자신이 입었던 유니폼에는 활약했을 때와 부진했을 때, 즐거웠을 때와 괴로웠을 때 팬과 함께한 기억이 생생히 담겨있다. 야구에 단순히 경쟁과 승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올시즌 김현수(30·LG), 강민호(33·삼성), 이병규(35·롯데), 정성훈(38·KIA) 등은 원정경기에서 친정팀 팬에게 기립박수를 받았다. 첫 경기 첫 타석에 들어가기에 앞서 오랫동안 응원을 보내준 친정팀 팬을 향해 정중히 고개숙여 인사했다. 두산, 롯데, LG 팬 대다수는 자리에서 일어나 이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이전까지 즐겁고 소중한 추억을 만들어준 것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이렇게 선수와 팬이 같은 감정을 공유하며 서로의 등을 두드리는 반면 구단은 뒷짐만 진다. 마치 영영 이별할 남이 된 것처럼 구단은 아무 것도 하지 않는다. 물론 FA(프리에이전트) 이적, 트레이드, 2차 드래프트, 혹은 방출과 같은 일련의 과정을 거치며 서로 감정이 상하는 경우도 있다. 그래도 분명한 점은 그 선수들 대부분이 팀의 중심역할을 했었고 친정팀에 아쉬움보다는 즐거움을 많이 선사했다는 것이다.

메이저리그(ML)를 비롯한 미국 프로스포츠의 경우 구단이 적극적으로 움직인다. 헌정 영상 제작에 심혈을 기울이고 경기에 앞서 따로 선수를 위한 시간을 할애한다. 16일(한국시간) 뉴욕 메츠 홈구장 시티필드에서도 그런 장면이 펼쳐졌다. 메츠 구단은 토론토와 홈경기에 앞서 토론토 외야수 커티스 그랜더슨을 위한 헌정 영상을 전광판에 상영했다. 지난해 트레이드로 메츠에서 LA 다저스로 이적한 그랜더슨이 메츠에서 뛴 기간은 4년도 되지 않았다. 그러나 그랜더슨은 FA 계약 당시 메츠 구단이 품었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그라운드 위에서 활약도 뛰어났고 클럽하우스 리더로서 팀을 하나로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메츠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2015년과 2016년 그랜더슨은 타석에서 각각 26개와 30개의 홈런을 날렸고 더그아웃과 라커룸에선 젊은 선수들의 멘토가 됐다.

KBO리그 구단 관계자들도 이런 생각을 안 하는 것은 아니다. 지방 A구단 홍보팀 관계자는 “솔직히 우리도 ML의 이런 모습을 보면 멋있고 부럽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그러나 그룹 고위 관계자나 운영팀 관계자가 이를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비록 지금은 팀을 떠났지만 오랫동안 우리 팀에서 활약했고 지금도 만나면 서로 반갑게 인사하는 사이인데 너무 승패에만 신경쓰는 게 아닌가 싶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LG 류중일 감독은 오는 6월 8일 처음으로 삼성이 아닌 다른 팀의 유니폼을 입고 삼성 홈구장인 대구 삼성라이온스파크를 찾는다. 삼성 구단 내부적으로도 류 감독을 반기는 것에 대한 논의는 있지만 삼성이 헌정 영상까지 제작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야구에는 승부 외에도 중요한 가치가 참 많다는 것을 비즈니스하는 구단들이 인지할 필요가 있다.
bng7@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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