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컸던 응원소리, 최철순 '힐링의 90분'
    • 입력2018-05-16 06:15
    • 수정2018-05-16 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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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공 | 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전반 39분. 최철순(31)이 절뚝거리자 경기장에 모인 팬들은 그의 이름을 연호했다.

최철순은 2018 러시아월드컵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8월 월드컵 최종예선부터 올해 3월 유럽 원정까지 개근했던 그가 마지막에 선택을 받지 못했다. 소속팀과 대표팀을 오가며 강행군을 소화했던 그의 헌신은 결국 보상 받지 못했다. 게다가 신태용 축구대표팀 감독이 직접적으로 최철순의 단점을 언급하며 제외한 이유를 설명했다. 월드컵 출전을 기다려온 최철순 입장에선 상처 받는 게 당연했다. 팀 동료인 홍정호, 손준호, 이승기 등도 명단에서 빠졌지만 최철순은 이 선수들보다 훨씬 많이 희생했다는 점에서 충격이 더 클 수밖에 없다. 최강희 전북 감독도 “러시아에 여행이라도 보내줘야겠다”라며 농담 섞인 위로를 건냈을 정도다. 포지션 라이벌이자 파트너인 이용도 “미안하고 마음이 아프다. 특별히 말도 못했다. 같이 가길 바랐는데 저 혼자 선발돼 기쁘지가 않다”라고 말했다.

최철순의 마음을 누구보다 이해하는 전북 팬들은 15일 홈에서 열린 부리람유나이티드와의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16강 2차전에서 한마음으로 그를 응원했다. 평소보다 큰 목소리로 최철순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최철순도 힘을 냈다. 특유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로 부리람 공격을 꽁꽁 묶었다. 자신의 원래 포지션인 오른쪽이 아니라 반대편에서 뛰면서도 제 몫을 했다. 경기가 끝난 후 만난 최철순은 “다른 때보다 팬들이 더 열심히 응원해주셨다. 더 힘이 났다. 항상 감사드린다”라며 자신을 격려해준 전북 팬들에게 고마움을 드러냈다.

큰 꿈이 좌절됐지만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답게 최철순은 의연했다. “제 실력이 부족해서 못 가는 것이다. 누구를 탓할 수 없다. 저보다 좋은 선수들이 갔다. 마음 아프지 않다. 항상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팀에 더 도움이 되는 선수들이 가는 게 맞다. 열심히 응원하고 재미있게 보겠다”라고 말했다. 믹스트존 인터뷰 내내 최철순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한편으로는 씁쓸한 표정을 숨기지 못했다.

러시아에 가지 못하지만 최철순은 전북의 ACL 8강 진출에 기여했다. 이제 최철순은 전북의 아시아 정복에 힘을 쏟을 작정이다. 전북의 최대 목표인 ACL 우승을 위해 전력투구하는 게 최철순의 새로운 목표다. 그는 “오늘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했다. 우승할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월드컵이 축구 인생의 전부는 아니다”라는 최 감독의 말대로 최철순의 축구는 끝나지 않았다. 최철순이 사랑하고 최철순을 애정하는 전북 팬들과 함께 해야 할 일이 아직 많이 남아 있다. 어느 때보다 큰 목소리로 응원 받은 이날 경기의 90분이 최철순에게는 치유의 시간이 됐을지도 모른다.
weo@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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