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기호기자] "세상 모든 음식을 먹고 싶어요."


아프리카TV BJ 슈기(최슬기·24)는 '먹방(먹는 방송)'을 비롯해 다양한 콘텐츠로 네티즌과 소통하며 38만명의 애청자(이하 10일 기준)와 96만명의 유튜브 구독자를 보유 중입니다.


그는 대학 진학을 준비하던 중 예상치 못한 성대 결절로 잠시 숨을 고르게 됐는데요. 식사 중 무료함을 달래려고 시청한 푸드 크리에이터 벤쯔의 영상 덕분에 새로운 길에 들어서게 됐습니다.


대식가가 되는 게 소원이라며 '프로 먹방러'다운 모습을 보인 그를 지난 2일 서울 화곡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Q : 아프리카TV BJ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슈기 : 재수할 때 혼자 밥 먹는 시간이 많았는데, 먹방 영상을 틀어놓으면 같이 먹는 듯한 기분이 들더라고요.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과 먹는 걸 좋아해 자연스럽게 BJ 활동을 시작했고, 네티즌과 실시간 소통에 최적화된 것 같아 콘텐츠 플랫폼으로 아프리카TV를 선택했습니다. 큰 그림을 그린 건 아니지만, 꽂히면 끝을 보는 성격이라 방송을 앞두고 약 한 달간 치밀하게 준비했어요. 기왕 하는 거 제대로 하고 싶었던 거죠.


Q : 방송 초기 시행착오도 있었을 텐데요.


슈기 : 어떠한 문제가 발생했을 때 다른 BJ나 회사 관계자들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지만, 직접 부딪쳐야 이해가 잘 돼서 카메라 설정과 음식 세팅 등 많은 것들을 혼자 힘으로 해결했어요. 난관에 봉착할 때마다 도움을 받으면, 발전할 수 없는 것 같더라고요.


Q : 영상 아이템은 어떻게 정하나요?


슈기 : 보통 하루 한 끼 먹는 데다 정해놓은 음식을 먹지 않으면 약속을 깨는 것 같아 방송 당일 가장 먹고 싶은 걸 선택하는데, 시청자가 원하는 걸 먼저 생각하다 보니 자극적인 음식을 자주 먹게 되더라고요. 건강이요? 스트레스로 인해 몇 차례 입원했을 뿐 식습관 때문에 문제가 생긴 건 없습니다. 입원할 때마다 검진도 받고요.


Q : 자신만의 방송 철학이 있다면.


슈기 : 어떠한 상황에서도 텐션을 높여요. 편하게 밥 한 끼 같이 먹으려고 방송을 볼 텐데, 힘들고 피곤한 게 드러나면 보는 사람도 불편하잖아요. 방송하기 전 '미친 듯이 하자'라고 다짐하고, 밝은 모습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신나는 댄스 음악도 자주 틀고요.


Q : 유튜브 구독자 100만명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슈기 : 사생활과 방송의 경계선을 두지 않아요. 인생의 밑바닥까지 보여줄 수 있는 친구처럼 대하다 보니 시청자들도 친근하게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음식에 대한 설명보다 일상을 공유하는 등 소통도 많이 하고. 먹방을 하면서 '많이 먹는데 왜 살이 안쪄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먹은 만큼 살이 찌고 빈둥거리는 모습을 보여주면 '나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쉽게 볼 수 있어서 자기관리를 철저하게 합니다. 신비주의 같은 거죠. 외모의 영향도 조금 있는 듯하고요(웃음).


Q : 맛에 대한 솔직한 평가가 눈길을 끄는데요.


슈기 : 거짓말을 하는 건 너무 상업적이잖아요. 방송을 보고 먹는 사람도 있을 텐데 '이 음식은 맛이 없다'라고 솔직하게 얘기하는 게 좋은 것 같더라고요. 시청자와 신뢰를 깨고 싶지 않았습니다. 요즘 업체에선 무조건 맛있다고 하는 걸 원하지도 않고요.


Q : 가장 기억에 남는 콘텐츠는 어떤 건가요?


슈기 : 최근 촬영한 댄스 커버 영상이 140만뷰를 기록했어요. 다른 콘텐츠와 비교하면 조회수가 높은 건 아니지만, 3분짜리 영상 하나를 만들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연습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했죠. 고생한 만큼 결과물이 만족스러워서 기억에 남습니다.


Q : 푸트 크리에이터로서 고충이 있을 듯한데요.


슈기 : 적게 먹는 편은 아닌데, 다른 크리에이터들이 잘 먹어서 활동 초기 '왜 이 정도 밖에 못먹느냐'라는 반응이 많았어요. 먹는 양이 신기한 게 아니라 밥을 같이 먹고 싶어서 시작한 건데. '꼭 많이 먹어야 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이 일을 하려면 많이 먹어야 할 것 같아 위를 늘리려고 억지로 먹기도 했죠. 꿈이 이루어진다면 세상 모든 음식을 먹을 수 있는 대식가가 되고 싶어요(웃음).


Q : 최근 아사히TV의 한 프로그램에 소개됐습니다.


슈기 : 설문조사를 통해 한국의 청소년이 꿈꾸는 직업에 크리에이터가 선정됐고, 여러 카테고리 중에서 '먹방'을 꼽았더라고요. 한국을 대표하는 푸드 크리에이터 중 한 명으로 선정된 것 같아 뿌듯했습니다. 1인 방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본뿐 아니라 싱가포르, 호주 등 세계 각국의 방송사에서 취재 요청이 있었어요. TV 프로그램 못지않게 영향력이 있고, 전 세계 네티즌이 구독해서 발전 가능성이 크죠. 전문 인력을 키우기 위해 관련 학과도 개설된다고 하더라고요. 시장이 커지면 커질수록 콘텐츠 형식에 대한 고정관념이 생길 듯한데,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영상은 많아요. 참신한 아이템을 갖고 틀을 깨는 게 중요합니다. 많이 먹지 않는 '먹방'을 하는 것처럼요.


Q : 그렇군요. 마지막으로 향후 계획 및 목표에 대해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슈기 : 추상적인 목표지만, 여성 푸드 크리에이터라고 하면 저를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의 위치에 오르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선 누구나 인정하는 콘텐츠를 만들어야겠죠. 꾸준히 '먹방' 콘텐츠를 제작하되 틈틈이 댄스 커버 영상 같은 이벤트 영상을 제작하려고 해요. 크리에이터라는 직업이 안정적인 게 아니라서 월세와 전세가 아닌 내 집을 갖는 게 현실적인 목표고요(웃음). 남자 친구요? 일하는 게 즐거워서 당분간 어렵겠지만, 좋은 사람을 만난다면 당당하게 공개 연애할 생각입니다. 앞으로도 재밌고 다양한 콘셉트의 '먹방' 콘텐츠로 찾아뵐 테니 '혼밥'하지 말고 같이 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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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ㅣ정기호기자 jkh113@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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