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kt 강백호,
kt 위즈 강백호가 29일 수원 KIA전에서 타격하고있다.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슈퍼루키’ 강백호(19·KT)의 성장통은 언제쯤 끝날까. 메이저리그에서 이도류 열풍을 불러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24·LA 에인절스)와 레그킥으로 돌파구를 찾기 시작한 추신수(36·텍사스)를 보면 어느정도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강백호는 지난 7일 현재 35경기에 출전해 5홈런 20타점 타율 0.266를 기록 중이다. 지난 3일 잠실 두산전부터 5일 수원 넥센전까지 3연속경기 안타를 때려냈지만 지난달 25일 수원 롯데전 이후 8연속경기 타점이 없다. 데뷔전 첫 타석 홈런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지만 지난달 11일 NC전 이후 한 달 가까이 손 맛도 못본 상태다. 5월에 치른 네 경기에서는 2루타도 하나 없어 장타 가뭄에 시달리는 중이다. 매일 경기를 치르는데다 상대의 현미경 분석에 노출돼 이중고를 겪고 있다는 진단이 일반적이다.

그런데 스스로는 외부진단에 크게 신경쓰지 않는 모습이다. 오히려 타석에서 약점을 지우는데 더 집중하고 있다. 체력이 떨어지거나 힘에 부치면 휴식을 취하려는 게 일반적인데 강백호는 오히려 훈련에 집중하는 것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남다른 천재성을 인정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는 이유다. 가장 크게 신경쓰는 부분은 임팩트 순간 몸 전체가 들리는 현상을 없애는 것이다. 고교시절부터 유지해온 타격폼이라 단기간에 변화를 줄 수는 없지만, 거포가 아닌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중장거리형 타자로 진화를 꾀하려는 움직임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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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사진ㅣLA 에인절스 구단 트위터

시즌 중에 타격폼에 수정을 가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지만 “강백호이기 때문에 가능할 것”이라는 게 코칭스태프의 평가다. 레그킥 이후 스트라이드를 완료해 배트가 히팅 포인트까지 내려오는 이른바 어택 앵글은 체력을 회복하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다. 문제는 임팩트 이후 양 무릎에모두 펴지면서 몸 전체가 공중으로 뜨는 듯한 동작 탓에 자신이 가진 힘을 온전히 사용할 수 없는 것에 있다. 제 타이밍에 제대로 걸리면 장타가 되지만 미묘한 차이로 평범한 팝플라이가 되거나 내야 땅볼로 변할 수 있다. 이 간극을 줄이기 위해 스스로 연구하고 때로는 조언을 받아가며 자기 것을 찾고 있다. 약관도 채 되지 않은, 겨우 데뷔 한 달 가량 소화한 어린 선수가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필요한 타격폼 수정”이라며 자구책을 찾는다는 게 신기할 정도다.

이도류 열풍을 몰고온 오타니는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서 ‘타격은 고교선수 수준’이라는 혹평을 받았다. 불과 한 달 남짓만에 레그킥을 버리고 이른바 토-탭으로 타격폼을 바꾼 뒤 이도류를 해내고 있다. 선수들조차 “단기간에 타격폼을 바꿔 타이밍을 맞힌다는 게, 심지어 메이저리그 투수를 상대로 가능할 것으로 생각한 이가 몇이나 되겠는가”라며 놀라움을 표할 정도로 빠르게 적응했다. 반면 수 년 동안 고수하던 토-탭을 버리고 레그킥으로 변화를 시도한 추신수는 여전히 “헷갈린다”고 말한다. 하체 움직임이 달라져 타이밍을 맞히기 어렵다는 게 가장 큰 이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격할 때 척추 각이 큰 폭으로 변하던 단점을 보완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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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신수. (스포츠서울 DB)

일본프로야구를 평정한 뒤 빅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메이저리그 루키나 터줏대감으로 수 년간 확고한 입지를 다진 베테랑도 더 나은 모습을 위해 기꺼이 변화를 선택했다. 강백호는 “변화라는 얘기는 너무 거창하니 부분 수정 정도로 하겠다”며 싱긋 웃었다. 성장통을 한 단계 도약을 위한 필수과목 정도로 여기는 ‘슈퍼루키’의 강한 멘탈을 고려하면 예상보다 빨리 답을 찾을 수도 있겠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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