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31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 다저스타디움에서 LA 다저스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경기가 열렸다. 13승을 거둔 류현진이 밝게 웃고 있다. (스포츠서울 DB)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애리조나에 화끈한 복수전을 준비하고 있는 ‘코리언 몬스터’ 류현진(31·LA 다저스)에게 악재가 생겼다. 주전 유격수이자 공격에서도 알토란 같은 활약을 하던 코리 시거가 전열에서 이탈했다.

LA다저스는 1일(한국시간) “시거를 10일짜리 부상자명단(DL)에 등재했다. 곧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을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스프링캠프 시작 전부터 팔꿈치 통증을 호소했던 시거는 올시즌 26경기에서 홈런 2개를 포함해 13타점 타율 0.267를 기록했다. 송구와 타격 모두 팔꿈치 영향으로 정상적인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다저스는 “시거가 수술하면 남은 시즌은 모두 결장한다”고 밝혔다.

시거
LA 다저스 코리 시거. 사진출처=구단 공식 SNS

지난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8순위로 다저스에 입단한 시거는 2015년 빅리그에 데뷔해 2016년 실버슬러거,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풀타임 2년차였던 지난해 145경기에서 22홈런 77타점 타율 0.295로 간판 유격수로 자리매김했다. 유려한 풋워크와 부드러운 글러브 핸들링으로 다저스 내야의 야전사령관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땅볼 유도형 투수로 올라서고 있는 류현진에게 반드시 필요한 동료였다.

실제로 류현진은 올해 땅볼/플라이볼 비율이 1.94에 달한다. 빅리그 통산 비율이 1.41로 수준급 땅볼 유도능력을 발휘했는데 올해 포심 패스트볼 위력이 커져 땅볼 유도비율이 훨씬 높아졌다. 쉽게 말하면 아웃카운트 세 개 중 두 개를 땅볼로 잡아낸다는 의미다. 이닝당 1.2개꼴로 삼진을 잡아내고 있어 땅볼과 삼진만으로 한 이닝을 소화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내야 수비의 핵으로 볼 수 있는 유격수인데다 좌투수인 류현진이 우타자에게 바깥쪽 체인지업, 몸쪽 컷패스트볼을 던지면 타구 방형이 투수를 기준으로 왼쪽(3루, 유격수쪽)으로 많이 향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시거의 이탈이 뼈아프다.

개막을 앞두고 저스틴 터너가 사구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유틸리티 로건 포사이드도 어깨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등재된 터라 내야진 재편이 불가피하다. 믿었던 선발진이 집단 난조에 빠졌고 일발장타에 의존하는 타선이 차갑게 식은 다저스 입장에서는 진퇴양난의 기로에 섰다. 자연스럽게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는 류현진에게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다.

현진
타격하는 류현진. 사진출처=구단 공식 SNS

오는 3일 체이스필드에서 열릴 애리조나전에 선발등판 예정인 류현진 입장에서도 이날 경기는 반드시 잡아야 한다. 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달 3일 애리조나 원정에서 3.2이닝 동안 4사구 5개를 내주며 5안타 3실점했다. 타선 도움으로 패전투수가 되지는 않았지만 올시즌 성적에 치명적인 오점으로 남아있다. 애리조나전을 제외한 네 경기 방어율이 0.73으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3승 무패 방어율 2.22로 팀내 최고 성적을 기록 중인 터라 스스로의 힘으로 난적을 물리치고 한 달 전 굴욕을 되갚아주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있다.

폴 골드슈미트(0.455)와 A.J 플록(0.346), 케텔 마르테(0.500) 등 천적을 넘어야 산뜻한 5월을 보낼 수 있다. 수비 안정감에 의구심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면 장기인 제구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위기일수록 강한 정신력을 발휘하는 ‘코리언 몬스터’의 성향이 이날 경기에서 드러나야 한다.

zzang@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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