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영화 ‘캐리비언의 해적’에서 선장 잭 스패로우(조니 뎁)는 항상 지저분한 두건에 귀걸이를 치렁치렁하게 걸고 나온다. 영화의 한 장면에는 스패로우의 귀걸이에 독일의 유명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다다스의 태그가 붙여져 있다. 수백년의 시간을 초월한 장면이다. 또한 최신 티셔츠를 입은 카우보이 복장의 스태프가 카메라에 담겨 있는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영화 속 옥의 티를 잡아내 팩트 체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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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쇼생크 탈출’에 쓰인 육체파 배우 라쿠엘 웰치 주연의 영화 ‘공룡 100만년’의 포스터. 영화의 배경과는 30년 가까운 차이가 난다. 사진출처 | 라쿠엘 웰치 인스타그램

1930년대 미국 대 공황기를 배경으로 만들어진 팀 로빈스, 모건 프리먼 주연의 휴먼 영화 ‘쇼생크 탈출’의 명장면은 감옥의 벽에 붙여진 포스터 뒤로 뚫린 구멍을 통해 탈출하는 장면이다. 포스터는 1966년에 만들어진 영화 ‘공룡 100만년’ 주연을 맡은 육체파 배우 라쿠엘 웰치를 촬영한 것으로 영화와는 30년 가까이 차이가 난다.

2000년에 만들어진 리들리 스콧 감독, 러셀 크로우 주연의 대서사극 ‘글래디에이터’에서 주인공 막시무스(러셀 크로우)는 종종 ‘스패냐드’(스페인 출신의 사내)로 불린다. 하지만 스패냐드라는 용어는 14세기 문헌에 처음 나온 말로 영화의 배경과는 1200년의 차이가 난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에게 아카데미 감독상을 안겨준 영화 ‘신들러 리스트’에는 나찌 요원들이 유대인 수용자들에게 플래스틱 스탬프로 직인을 찍어주는 장면이 나오는데 플래스틱 스탬프는 2차 대전 시기에는 볼 수 없었던 용품이다.

느와르의 걸작 ‘저수지의 개들’에서는 촬영상의 실수가 엿보인다. 한 범죄자가 뒤로 묶인 채 수갑이 채워지는 장면이 나오지만 곧 이어지는 장면에서는 앞으로 수갑이 채워져 있어 관객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윌 스미스 주연의 블록버스터 ‘인디펜던스 데이’의 인상적인 장면중의 하나가 미국의 상징인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 폭파되는 장면이다. 하지만 주변 건물들의 위치로 보아 그 장면은 34번가가 아닌 53번가를 촬영한 것으로 보인다. 편집의 실수라기보다는 폭발장면의 극대화를 위해 CG를 사용했다.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서부영화 ‘장고 : 분노의 추적자’는 19세기 중반 남북전쟁을 배경으로 했다. 영화에서 주인공인 제이미 폭스는 파란색 선글라스를 착용하고 나오는데, 당시의 선글라스는 의학용으로 주로 쓰였다. 선글라스가 일반화된 것은 20세기 이후다.

19세기의 런던을 배경으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주드 로가 주연을 맡은 ‘셜록 홈즈’에서 두 사람은 국회의사당과 타워 브릿지를 단 2분 만에 주파한다. 뛰어난 스프린터도 10분안에 주파할 수 없는 거리를 2분 만에 주파하는 초능력을 발휘했다.

매튜 매커너히에게 아카데미 남우 주연상을 안겨준 영화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은 1985년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지만 영화 속 매커너히가 거주하는 집에는 명품 스포츠카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의 포스터가 붙여져 있다. 최근 배우 이시언이 중고로 구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던 ‘람보르기니 아벤타도르’는 2011년에 세상에 나왔다.

덴젤 워싱턴이 미국의 흑인 혁명가 말콤 X로 분해 열연을 펼친 영화 ‘말콤 X’에서 주인공은 위험할 때 직통전화번호 ‘911’를 사용하라고 대중에게 연설한다. 하지만 911은 말콤 X가 암살된 후 통용하게 된 번호다.

11개의 아카데미상을 휩쓴 고전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는 전선과 연결된 램프가 보인다. 전기는 영화의 배경이 된 남북전쟁이 일어난 지 훨씬 후인 20세기 초에 발명됐다.

영화사상 최고의 뮤지컬로 칭찬받는 1965년도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은 오스트리아 해군 대령 게오르규 폰 트랩의 일화를 바탕으로 했다. 영화의 해피 엔딩은 폰 트랩 대령 일가족이 알프스 산맥을 힘겹게 넘으며 나찌의 마수로부터 벗어나는 장면이다. 하지만 실제 폰 트랩 일행은 기차를 타고 스위스로 망명했다.

이주상기자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출처 | 라쿠엘 웰치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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